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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의 이해와 올바른 대처방법

정상연 한의사 | 기사입력 2019/04/21 [12:43]

허리통증의 이해와 올바른 대처방법

정상연 한의사 | 입력 : 2019/04/21 [12:43]

한국은 다빈도 상병명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질환

 

허리 국한통증과 하퇴방상증상 동반 통증으로 구분

 

허리와 관련없는 이상근 증후군은 감별 검사도 필요

 

생활자세 교정과 몸의 자생력 극대화가 치료의 핵심

  

 

 

▲ 정상연 한의사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허리통증(Low back pain)이다. 꼭 한의원 뿐만 아니라 한·양방 모든 의료기관을 통틀어 허리통증은 다빈도 상병명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어 허리가 약해져서 오는 통증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젊은 사람에게도 허리 통증은 흔하다. 우리 몸의 중심이 되는 허리가 어떻게 아프게 되는 것인지, 그리고 그 해결책과 예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허리통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허리만 아픈 통증과 허리부터 시작하여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통증이다. 환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허리만 아픈 통증이 오히려 치료하기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허리만 아픈 경우에는 단순한 근육통인지, 디스크 내부손상(IDD)인지를 먼저 판별한다. 근육에만 문제가 생긴 경우는 매우 드문데, 한의원에서 근육 능동검사와 이완상태 확인을 통해 진단한다.

 

단순 근육통의 경우 근섬유가 서로 맞물려 풀어지지 않은 것을 해결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침의 자극으로 근섬유가 풍부한 곳에 있는 근방추를 활성화하고 힘줄의 골지건도 풀어주면 쉽게 근육이 이완한다.

 

필요하다면 부항을 이용한 사혈요법과 근건이완 추나요법을 적용할 수 있겠다. 또한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탁월한 갈근, 작약 등으로 구성된 한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한편 허리에 국한된 통증이 디스크 내부손상인 경우에는 치료가 힘들다. 일단은 진단 자체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 영상검사를 통해서도 제대로 확인이 되지 않는다.

 

우선 디스크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일종의 충격완화장치이다. 겹겹의 섬유륜이 젤리와 같은 수핵을 둘러싸고 있고, 가장 바깥쪽에는 종판이라는 구조가 있어 척추뼈와 만난다.

 

 

 

우리가 뛰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등 몸을 움직일 때 발생하는 부하가 지속적으로 디스크와 척추뼈에 가해지면, 디스크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무릎 연골이 닳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누적된 충격이 디스크 내부 수핵을 손상시키면 원래 존재하지 않던 혈관과 신경섬유가 수핵내에서 자라난다. 그로 인해 감각이 없던 디스크 내부가 우리에게 통증 신호를 보내게 되고 결국 환자는 허리에 국한된 통증을 호소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디스크지만, 그 내부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 치료하기가 상당히 곤란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도한 충격이 디스크에 전달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여러 동작 중 허리가 아픈 동작이 바로 허리에 안 좋은 자세이다. 대표적인 자세가 허리를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큰 힘을 써가며 일하는 것이다. 우리 허리는 앞로 굽어진 전만(前彎)상태가 정상인데, 몸을 앞으로 숙이므로써 허리의 전만이 무너지며 부하가 전달되면 디스크는 커다란 손상을 받는다.

 

따라서 허리를 숙이는 동작을 취하기보다는 다리를 구부려 몸을 낮추고, 동시에 어깨를 활짝 펼치면 허리의 정상 굴곡을 늘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애초에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경우를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또한 허리주변 근육을 키워주어야 한다. 허리 근육이 없을 경우에는 대부분의 체중 부하가 척추뼈와 디스크에 쏠리지만, 근육이 튼튼한 경우에는 상당량의 체중을 근육이 지탱한다. , 싸이클이나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허리룰 구부리는 근력 운동은 피하자.

 

또한 침습적 치료가 소용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한약을 복용해주어야 한다. 속단, 보골지, 상기생 등 뼈와 연골을 강화해주는 약재와 당귀, 천궁 등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약재가 많이 활용된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적절히 받는다면 허리 중심의 통증은 6개월 후에 자연스레 낫게 된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고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점점 늘어날 때에는 디스크가 뒤로 탈출하여 허리신경에 문제를 일으킨다.

 

엉치 부근의 좌골을 따라 내려가는 신경분절에 통증이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좌골신경통이라 부르는데, 허리통증으로 내원하는 경우의 상당수가 이러한 좌골신경통에 해당한다. 통증의 양상은 쑤시는 통증, 날카로운 통증, 자갈밭을 걷는 듯한 통증 등 다양하다.

 

디스크가 뒤쪽으로 조금씩 밀려나올 때, 디스크 판이 아직 척수 신경과 접촉하지 않더라도 통증은 시작될 수 있다. 바로 최근들어 크게 각광받고 있는 신경세포의 염증반응 때문이다. 이는 MRI 검사 상 문제가 없어 보이는 환자에게도 좌골신경통이 발생하는 중요한 기전이다.

 

보통 척추뼈 뒤쪽으로 분지되어 나가는 감각신경절에 세포 사멸성 염증이 발생하게 되고, 이 곳에 무수한 감각신경이 밀집해있는 덕에 우리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 디스크가 직접 척수를 압박하기 전 몸이 비상 상황을 만들어 지속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따라서 좌골신경통이 발생하자마자 초기에 대처를 하면 쉽게 허리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평소 자세를 바르게 교정하고 허리에 적당한 근육을 키워야 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사용해 염증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경세포 염증반응이 불필요한 디스크 조각을 제거하는 중요한 방어기전이라는 이론이 대두되고 있어, 주사요법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무난한 소염작용이 있는 한약을 처방받아 자연스럽게 염증이 줄어들고 인체 방어기전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금은화, 황련 등이 포함된 한약이 양호한 효과를 낸다.

 

한편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디스크는 뒤로 밀려나와 척수신경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환자는 더욱 명확하게 좌골신경통을 호소하고 방산되는 통증이 무릎 밑을 지나 발끝까지도 나타난다.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는 무시무시한 영상사진을 보면 환자는 커다란 충격에 빠지고, 악마처럼 보이는 저 혹 덩어리를 당장이라도 때내야 한다는 충동이 생긴다. 게다가 최근 온·오프라인에 범람하는 척수 시술 및 수술 광고를 보고서는 마침내 수술대 위에 올라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디스크가 튀어나와 심지어 흘러내린다고 해도,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일반적인 디스크 수술 적응증은 다음과 같다.

 

3개월 이상의 보존요법에도 심한 통증이 반복되거나 계속되며 마비가 되는 경우

마미신경총 증후군이 나타난 경우: 대소변 장애, 양하지 마비, 빠르게 진행되는 운동신경 마비

심한 급성통증이 4주 이상 지속될 경우

신경압박증상이 현저하거나 지속적인 경우, 무릎이나 발목의 건반사 이상, 지속적인 신경 압박 증상

 

 

 

더군다나 요즘 임상에서는 2번째의 마미신경총 증후군만 수술적응증으로 중시한다. 수술 적응증이 이렇게 매우 적은 이유는 대부분의 디스크 탈출증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회복된다는 사실이다.

 

통계를 살펴보면 좌골신경통 환자의 1/3은 수술 없이도 2주 만에 증상이 낫고, 3/43달 만에 낫는다. 한편 수술 받은 환자 중 23%5년 이내에 수술 전의 통증이 다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과장해서 99%의 환자는 보존적 치료로 좌골신경통을 치료해야 한다. 우선 2-3일 간 침상 안정이 기본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자세교정이나 근력강화뿐만 아니라 척추 굴곡을 직접적으로 바로잡아주는 멕켄지 신전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이는 허리뼈의 전만을 회복시켜 디스크가 자연스럽게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해주는 운동이다. 여러 가지 버전이 있지만, 일어서서 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하다.

 

허리춤에 양손을 얹고 숨을 들이마쉬며 천천히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돌아온다. 매우 간단한 동작이라 하루에도 열 번 이상 해도 부담이 없다.

 

또한 몸의 자생력으로 디스크를 제자리에 되돌려놔야 하기 때문에 한약복용은 필수이다. 보통 급성기에는 삼칠, 현호색과 같이 염증을 제거하고 기혈 순환을 돕는 약재가 많이 활용되고 회복기에는 인삼, 황기와 같은 보약 계통이 처방된다.

 

한편 좌골신경통과 혼동될 수 있는 질환으로 이상근 증후군이 있는데, 이를 제대로 감별하여 치료의 방향을 올바로 잡아야 한다. 이상근이 좌골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하지로 방산되는 신경통은 동일하지만, 허리보다는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명확하고 앉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이상근의 장력을 강화시키는 FAIR test로 감별진단이 가능하며, 치료는 이상근의 근 긴장을 풀어주어야 한다. 침치료로 손쉽게 해결 가능하다.

 

MixerBarr에 의해 디스크 질환이 규명된 해가 1934년이다. 그 후로 수많은 진단과 치료방법이 개발되어 환자들에게 시행되었다. 결국 가장 좋은 치료법은 평소 생활자세를 교정하고 근력을 키우며 인체의 자생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는 한의학의 생명관, 치료관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허리통증에 있어서 한의학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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