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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아파트 부사관 부부의 네 자녀 등원길

보육과 정착에 대한 지원사업은 국방부와 별개로 지자체에서도 정책적으로 강구되어야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3/02/19 [12:03]

군인아파트 부사관 부부의 네 자녀 등원길

보육과 정착에 대한 지원사업은 국방부와 별개로 지자체에서도 정책적으로 강구되어야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3/02/19 [12:03]

 

 

 

어린이들에겐 아직 이른 아침인 오전 8시 30분 아파트 앞, . 초등학생 4학년인 누나가 어김없이 세 살 남동생과 두 여동생을 데리고 연봉어린이집 차를 기다리고 있다. 

 

누나는 막내 동생과 가방을 선생님께 인계하고 다른 두 동생의 손을 잡고 아파트 밖의 다른 어린이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동생들을 데려가는 초등생 누나의 뒷모습은 너무나 의젓하고 명랑해 보였다. 누나는 겨울방학에 엄마, 아빠의 출근길을 돕기 위해 동생들을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데려다 주고 있었던 것이다. 차가운 바람이 일고 있었지만 네 남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너무나 따스해 보였다.​

 

홍천에서 한 달에 태어나는 아이는 20여명에 불과하다. 2001년 이후 초저출산으로 인구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는 홍천읍내서 네 자녀의 아침 등굣길은 보기 드문 장면이다. 이들 네 남매는 홍천군 모 부대의 30대 부사관 부부의 자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딸 셋과 아들 하나. 이들 남매의 아침등원을 바라보면서 홍천군의 인구정책에도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 본다. 

 

홍천군 관내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는 타 군사지역과 비교해 아주 큰 규모이며 오랫동안 홍천이 군사지역으로서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기여와 영향을 미쳐오고 있다. 군(軍)은 국방부 소관이긴 하지만 홍천군의 가장 큰 경제적 자산이기도 하다. 군(軍)에서 모든 살림을 꾸리면서 조직 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부사관 및 군무원들은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으로 각종 재난재해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은 홍천시장경제에서도 충성고객층이다. 그러나 일반주민과 군부대와의 관계가 다소 이질적인 관계로 소원한 것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홍천군의 적극적인 행정서비스가 필요한 대목이다. 

 

신영재 군수가 지방의원 당시 “군인의 날“을 조례로 제정해 해마다 군(軍)과 민관이 함께 화합의 축제행사를 갖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다른 지역에는 없는 행사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같은 엄동설한에 홍천군번영회가 혈세 2억원의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그것도 졸속으로 치러진 군인의 날 행사는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실효적 성과보다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산의 크고 적음을 떠나 조례제정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군인가족들에게 지역민으로서 정착될 수 있는 제도적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한다. 

 

제대군인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동기부여는 홍천군의 적극적인 행정서비스에서 기인하기 마련이다. 특히 영외에 거주하고 있는 부사관이나 군인가족들에 대한 디테일한 행정서비스와 보육과 정착에 대한 지원사업은 국방부와 별개로 지자체에서도 정책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지난 2월 15일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이 국방부차관과 인사복지실장, 육해공군의 인사참모부장, 장교, 부사관, 군무원 등과 군(軍)출산 육아지원정책 개선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인구절벽이라는 국가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현 상황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며 출산과 육아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 군(軍)도 적극적으로 위기에 나서야 할 때” 라며 "국회국방위원장으로서 군(軍)과 머리를 맞대 저출산 극복과 출산장려를 위한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한 군사력은 무기가 아닌 우리 자녀들이다. 

 

홍천군의 출생아 수 감소는 심각한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다. 저 출산에 따른 육아 문제는 여성이나 남성 어느 한쪽에 책임을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홍천군도 이들 다자녀 가구를 위해 어떤 추가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지 또 관내 소재한 軍을 홍천군민으로 어떻게 포용해야할지 그리고 이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어떠한 지원 사업을 전개해 나갈지 의회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른 아침, 홍천읍내 곳곳에서 노란 어린이집 차를 기다리고 있는 언니, 누나, 형, 동생들의 모습들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행복한 군(軍)과 미래가 있는 군(郡)의 변화된 홍천을 기대해 본다.

 

용석준 

홍천뉴스투데이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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