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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86. 며느리 고개 이야기

용형선 기자 | 기사입력 2023/02/19 [09:59]

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86. 며느리 고개 이야기

용형선 기자 | 입력 : 2023/02/19 [09:59]

 

 

홍천읍에서 서울쪽으로 뻗은 국도를 따라 10여 Km쯤 가면 상오안리와 남면의 경계지점에 며느리고개가 있다. 이 고개에는 홀로된 며느리에 대한 시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주 오랜 옛날 어느 해 봄, 한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데리고 이 고개를 넘게 되었다. 사돈집에서 보내는 짐을 나귀에 싣고 고개마루 성황당에 이르렀을 때 나귀 등에 매단 짚신꾸러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그곳에 기다리게 하고는 오던 길을 되돌아 내려갔으나 짚신을 찾을 수 없었다. 포기하고 돌아온 시아버지는 다시 고개 위로 올라왔으나 며느리가 보이지 않았다. 시아버지는 해가 저물어 가는 산속을 찾아 헤메며 며느리를 목이 터지도록 불러보기도 했지만, 며느리를 찾지 못했다. 맥이 빠진 시아버지는 나귀를 끌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귀의 발굽이 떨어지지 않았다. 있는 힘을 다해 끌어 당겨 보았지만 꿈적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시아버지는 나귀마저 포기하고 고개를 내려왔다고 한다.

 

 

어쩌면 이 이야기 속에는 혼자된 며느리에게 시아버지는 재가를 권했지만, 평생을 수절하며 살겠다는 며느리가 안쓰러워 성황당에서 보쌈을 통해서라도 며느리의 앞길을 열어주려는 시아버지의 마음과, 몸만 보내기가 못내 아쉬워 짐을 실은 나귀를 놓고 돌아오는 길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나귀가 아니라 시아버지의 마음을 비유했음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애틋한 마음이 전해진 탓인지 이후 초행길의 며느리들은 이 고개를 넘지 않는다 하여 ‘며느리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홍천문화재 탐방은 필자가 강원도홍천교육지원청에서 “2021 홍천 스포츠클럽 축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걷기 - ‘홍천 9경 어때?’ 온라인 축제하면서 남겼던 기록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혹시 왜곡되었거나 잘 못 알고 기록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샘의 홍천문화 탐방은화계초 김동성 교장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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