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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도익 인생칼럼] 특별한 것들

윤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1/02 [09:52]

[석도익 인생칼럼] 특별한 것들

윤지호 기자 | 입력 : 2024/01/02 [09:52]

  석도익 소설가


지난날 가정에서 특별한날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하러 가는 곳이 주로 중화식당이었고 제일 가격이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은 짜장면이었다.

필자가 유년시절 이상하게 생긴 짜장면을 처음 먹던 날, 옆자리에 아저씨 가 “여기 짜장면 곱빼기요.” 하니까 종업원이 주방에다 “짜장 특 하나!” 하고 외칠 때 특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는데 보통의 두 배라 엄청 많은 양의 ‘특 짜장’ 이었다.

살아오면서 “특”(特)이란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 “특”이란 말은 커 보이기도 하고, 귀하고 대단하면서도 은근한(?) 거래의 암호 같기도 하며 위험하기도 한, 그래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단어 같다. 어쩌다 자기가 그 “특”에 끼게 되면 한없이 우쭐해지고 그렇지 아니하면 그 특이란 것에 억눌리는 기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특별한데에 끼어 우쭐해지기보다는 늘 특별에서 제외되어 따돌림 당하는 기분이 너무 많아 의기소침하여 식민지적 소시민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평등한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국가 민주사회에서 똑같음이 아닌 특별함을 부여하는데 그 위대함이나 양과 힘이 특별하게 부여되어 평등위에 특별함을 만들어 이용하고 누리고 있는 부류도 있는가 싶다.


오래전부터 서울은 우리나라 수도이니 특별시가 당연하게 생각해 왔는데 제주는 특별자치도 세종도 특별자치시 강원도도 올해 특별자치도가 되었고, 뒤이어 전북도 특별자치도가 내년에 된다고 하는데,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만 왜 특별한지는 다수 도민들도 잘 모르겠단다.

수없이 제정하고 있는 많은 법위에 따로 특별법을 제정하는데, 검찰수사도 일반검사로는 안된다며 특별검사를 하게하고. 특별기 특판 특별활동비 등 특별한 것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특별한 것에 식상해진 국민에게 호감을 받기위해서인지 “나는 보통사람입니다.”라고 한 노태우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의류매장에서는 같은 옷은 크기와 관계없이 가격이 같아 큰사람이나 작은 사람이나 평등을 유지하고, 택시나 버스 심지어 비행기까지 몸집이나 무게에 관계없이 요금이 같아 다행인데 간혹 어린이와 노인은 할인이나 우대도 되니 평등에 균형도 유지된다.

하지만 평등을 우선하다보니 식당에서는 1인분으로 가격이 정해져 있는데 위대(胃大)한 사람은 1인분으로 양이 차지 않아 혼자서 2 ~ 3인분을 먹어야 되기도 하는데 여기서 1인분이란 단어는 평준일수 없다.

특별법에 의하여 특수한 사람이나 특수한 집단은 특별 대우받고 특별한 것들이 너무 많아 각종 비리와 무질서가 성행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특별법이 있어야 위와 같은 범죄 등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 또한 틀리지는 않다.

법은 만인에 평등하고 약육강식을 견제하여 약자를 보호하고 소득의 재분배로 빈익빈 부익부의 병폐를 제도적으로 막는 장치가 되는 보통법으로 완벽하게 제정하고 개정하여 모든 국민이 지키도록 시행하고 규제하면 되겠지만 그것으로 부족한지 그때마다 수없이 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하니 오히려 악용되고 있는 것만 같다.

모든 국민에게 고루 권리와 의무를 주고 위에 밟고 서든가 밑에 눌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법이란 것인데 과연 법 위에 특별법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 역시 특별한 사람들이 잽싸게 뒤집어쓰고 행세하니 그 기능을 다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보통사람들이 평범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소시민의 꿈을 그 특별(特別)이 우리들의 삶을 주눅 들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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