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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고무신에서 반도체까지(2)

80대 어르신들의 인생 4계(季)

윤지호 기자 | 기사입력 2023/11/22 [15:24]

검정 고무신에서 반도체까지(2)

80대 어르신들의 인생 4계(季)

윤지호 기자 | 입력 : 2023/11/22 [15:24]



당시 신발의 대명사 격인 ‘검정 고무신’으로 표현했으나, 실제 어르신들의 어린 시절 발에는 짚신이 주요 신발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고무신 공장이 처음 세워진 것이 1937년도이니까, 한양 사람들, 지방 소도시 사람들, 읍내 사람들 모두 구입하고 나서부터 한 10여 년은 걸렸을 테니... 필자는 어르신들의 삶을 연대별로, 자연의 4계(季)와 비유해 엮어봤다.

 

▶ 1940년~1960년대

 

이 당시 어르신들께는 ‘봄’이었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꿈과 희망의 계절이다. 봄에는 씨앗을 파종한다. 그러나 어르신들의 ‘봄’은 혹독하리만큼 춥고, 배고프고, 어두운 시절이었다. 일제 강점기와,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해방을 맞이했으나, 곧이어 해방의 기쁨도 잠시, 한반도와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고통과 시련을 또다시 가져다준 6.25 한국전쟁이 있었다. 이 전쟁으로 수많은 부모형제가 목숨을 잃었고,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교육!!! 교육!!! 춥고, 배고프고, 고달팠지만~ 풍요한 나라, 남의 나라에 지배받는 서러움을 대물림 해주지 않기 위해서…억척스레 ‘교육’이라는 씨앗을 열심히 뿌리고 가꾸었다.

 

▶ 1961년~1980년대

 

이때 어르신들은 ‘여름’이었다. 여름에는 파종한 씨앗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며, 웃거름과 비료를 준다. 어르신들은 봄에 뿌린 씨앗으로 하여금, 풍성한 수확이 있도록 피땀 흘려 일했고, 결국, 조국 근대화의 초석을 쌓은 시기다. 광부, 간호사 파독, 월남전 파병, ‘68년 1. 21일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으로 만들어진 예비군창설, 학생교련, 등 자주국방의 기틀이 마련된 시기였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새마을 운동, 등등 봄에 뿌린 씨앗들로 하여금 풍성한 수확이 있도록 피, 땀 흘려 일했다. 이 당시 시발(始發) 자동차, 새나라 자동차, 포니, 삼륜차, 라면, 미군이 남기고 간 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버스, 금성 라디오가 세상에 나왔으며,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 선수의 금메달 획득은 온 국민들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에 충분했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내신 시기이다.

 

▶ 1981년~2000년대

 

어르신들이 결국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이한다. 누구나 이 가을에는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가을걷이를 실시한다. 드디어 피땀의 댓가로 고속 성장의 시대를 맞이하신다. 건설, 자동차, 조선, 반도체 강국으로의 등극, 등등 경제 대국으로서 발돋음 하는 시기였다. 프로 야구의 출범과 88 올림픽을 통하여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역사의 새로운 장을 썼던 시기였다.

 

▶ 2001년 ~ 현재까지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댓가로 어르신들도 드디어 ’겨울‘을 맞이하신다. 겨울에는 사랑방에서 새끼를 꼬고, 난로 위에는 가을걷이로 한 고구마며, 감자, 밤 등을 구어서 어린 손주들과 함께 먹는 쉼과 낭만이 있는 계절이다. 열심히 일하신 어르신들의 피와 땀의 댓가로 우리 후손들과 함께 풍요의 시기를 맞이하셨다. 경제, 군사, 문화, 예술, 체육… 모든 분야에서 세계 강국이 됐다. 불과 50여 년 만에 이룬 기적이다. 월드컵 4강 진출, IMF시절 온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한, 메이저리그 박찬호 선수,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 전투기와 전차 및 자주포를 수출하는 군사 강국으로 세계 첨단 국가로 등극한다.

 

어르신들의 회상(回想)

 

온갖 고통과 배고픔 가운데서도, 오직 잘사는 나라, 잘사는 후손들을 위하여 교육에 매달렸고 죽을힘을 다해 일했다. 결국, 우리의 삶은 피와 땀과 고난과 역경의 삶이었다.

 

전·후 세대들의 공감(共感)과 다짐(決意)

 

어르신들이야 말로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 강국의 주역들 이십니다. 자부심과 긍지를 갖으시기에 충분하십니다. 저희들! 잘 배우고, 잘 모시겠습니다.

 

 

 김철호 전, 홍천읍노인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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