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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수확기 앞두고 TRQ 계획 발표에 생산자단체 강력 반발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3/05/10 [16:30]

양파, 수확기 앞두고 TRQ 계획 발표에 생산자단체 강력 반발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3/05/10 [16:30]



양파가 또다시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의 타깃이 되면서 생산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수확기를 앞두고 정부가 유례없는 수입 계획을 발표하자 중만생종 양파값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생산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향후 중만생종 양파 작황에 따라 정부가 추가로 수입물량을 늘릴 수 있다며 우려하는 상황이다.

 

정부, 양파 TRQ 수입 추진

 

정부의 양파 수입 계획은 4월28일 개최된 제22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처음 언급됐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생산 부족으로 가격이 높았던 양파의 경우 산지농협 납품단가 지원, 부족물량 수입 확대 등을 통해 소비자가격을 3월 대비 15%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4월까지 잔여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635t을 긴급 도입하고, 5월부터 TRQ를 2만t 증량하는 등 수입조치와 할당관세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도 2일 주요 농축산물 수급동향 및 전망 보도자료에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양파 대량 소비처(식자재업체 등)에 수입 양파를 직접 공급할 것”이라며 “향후 기상 여건 등에 따라 중만생종 생산량이 감소하면 TRQ 등 수입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발표의 후속 조치로 정부는 법개정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며 TRQ 수입 재개를 위한 사전작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8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12월31일까지 양파에 대한 시장접근물량을 2만645t에서 4만645t으로 2만t 늘리는 ‘시장접근물량 증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올 1∼2월 TRQ로 양파 2만t을 수입하며 기존에 할당된 물량을 소진했기 때문에 추가로 수입물량을 늘리는 내용으로 법개정에 나선 것이다.

 

다만 농식품부는 수확을 앞둔 중만생종 양파의 생육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수입을 확정 짓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TRQ 물량을 예년 수준으로 확보하기 위한 예비적 성격으로 법을 개정한 것일 뿐 아직 수입을 확정하지는 않았다”며 “현재 국산 양파값의 등락이 심하고 중만생종 작황 변수가 남아 있어 수입 계획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확기 앞두고 TRQ 계획 발표에 생산자단체 강력반발

 

생산자들은 중만생종 양파 수확을 앞두고 TRQ 수입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2일 성명서를 내고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하지 않았던 양파 성출하기인 5월에 세계무역기구(WTO) 수입 신선양파 긴급 구매를 저율관세로 공고하면서, 동시에 양파 도매값을 1㎏당 800원 이하로 떨어뜨리라는 구체적인 수급정책을 내놓았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생산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현재 적정 가격을 지난해 4∼5월 수준인 1㎏당 650원으로 보고 그와 비슷하게 떨어뜨리려 한다는 소문이 널리 퍼진 상황”이라며 “하지만 지난해는 유례없이 양파값이 폭락했던 해로 적절한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만생종 출하가 곧 시작되는데 이처럼 미리 시장에 가격 하락 신호를 주면 가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생산자들은 정부가 TRQ 수입물량을 고무줄처럼 늘리는 데 대해 강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올해 양파 생산량이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거나 적을 경우 향후 TRQ 수입물량 또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양파 TRQ 수입 규모는 9만2000t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운용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산 중만생종 양파 재배면적은 1만5024㏊로 지난해(1만5519㏊) 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작황이 특별히 좋지 않는 한 생산량 또한 지난해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강선욱 한국양파생산자협의회장(경남 함양농협 조합장)은 “일부 산지에 병해충이 확산하는 등 작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게다가 정부의 수입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농가·농협들의 불안이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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