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엇국
술에 젖어 망나니 되어 돌아온 남편 만정이 떨어져 내치고 싶다가도 다음날 아침 나 아니면 누가 저 속 풀어줄까 살 맞대고 살아온 알량한 정 하나로 술국 끓여주는 날
통북어 봉당 댓돌에 올려놓고 한바탕 요란하게 욕지거리 퍼부어대며 방망이로 신나게 두들겨 팬다
퍼지고 일그러진 몸통 쫙쫙 찢어 냄비에 넣어 우리고 또 우려낸다
혹취 내뿜는 납빛 얼굴로 설설 끓는 북엇국 덜덜 떨며 떠먹는 손 바라보노라면 괜스레 콧등 시려 오면서 평생 남의 편만 들어온 남편 슬그머니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