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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축제, 이대로는 안된다”

용석춘편집장 | 기사입력 2015/10/17 [23:55]

“홍천군축제, 이대로는 안된다”

용석춘편집장 | 입력 : 2015/10/17 [23:55]
축제에 대한 소고(小考)
 
홍천군의 가을축제 대명사인 ‘홍천나라꽃무궁화축제’와 ‘강원홍천인삼, 한우축제’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이 내렸다. 홍천군축제위는 이번 축제로 20여 만 명의 관광객이 홍천을 찾았으며 지역경제유발효과로 50여억 원의 부가가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주최한 축제위나 지역언론서 성공적인 축제로 자평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니 다행이다.
 
그러나 어느 한 지자체에선 축제행사장에 설치된 CCTV로 축제행사 방문객의 정확한 수치를 가늠할 수 있었는데 종전과 30% 이상의 차이가 났음을 공개했다. 이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성공적인 홍보를 위해 각종 행사를 부풀려 보도해왔음을 시인한 것이다.
 
홍천군축제위원회의 발표가 근거 없는 통계수치로 홍천군민을 희롱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제 축제위도 관광객의 수자놀음에 부담갖지 말고 축제본연의 개념 있는 축제로 알찬 프로그램으로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어 주길 바라는 바이며 이번 축제를 통한 개인적인 펑가를 깊은 충정으로 이해하시길 바란다.
 
1.“세 마리 토끼를 다 잡기보다 한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으라”
 
‘강원인삼한우축제’와 ‘홍천나라꽃무궁화축제’는 그 성격이 서로 다름으로 행사일자를 한 날이 아닌 다른 시기에 각각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인삼과 한우, 그리고 무궁화를 한 패키지로 생각한 것 자체가 넌센스가 아닌가? 농산물축제와 문화축제를 분리해서 개최해야 한다. 또한 ‘홍천나라꽃무궁화축제’를 홍천문화원이 주관해 축제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검토하길 바란다.
 
먼저, 무궁화축제는 40년 가까운 홍천지역의 전통적인 문화축제(한서문화제)로 문화적 정체성이 분명하다. 최근 경제논리로 유물전시 마냥 홀대당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어쨌든 홍천축제의 본류다. 한서 남궁억선생을 중심으로 한 무궁화축제는 일제독립운동과 근대사의 민족사적 인문학적 분석이 다양하다. 말 그대로 소재가 다양함으로 스토리텔링도 다양하다는 의미이다. 문화축제로서 전통성을 갖고 있는 것은 홍천군의 자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 지난해 연말 ‘한서 포럼’이 만들어져 주기적으로 포럼이 개최되고 있는데 한서를 중심으로 한 근대사의 새로운 조명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홍천군의 무궁화축제는 ‘장사치의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홍천군민의 머릿속에 공동체의 결집과 번영을 이룰 수 있는 문화적 지혜를 남기는 것’이다.

 
개념 없는 조선시대의 권위적 수령행차를 거창하게 치렀지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한마디로 무식한 장사치의 발로였음을 반성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홍천문화원이 행사를 주관한다면 무궁화축제의 본질과 다른 행태의 오류는 줄일 것으로 판단한다.
 
둘째, ‘강원홍천인삼한우축제’는 지역의 특산물을 소재로 한 축제이다. 홍천군의 자연과 생태자원서 자생한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풍성한 결실을 맞아 잔치를 여는 것이다. 그럼으로 이 축제는 문화축제인 무궁화축제와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즉 인삼한우축제는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주목적이기에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농산물축제는 외곽이 아닌 시장중심지를 비롯해서 축제의 동선을 그려야 하는데 사실 토리 숲은 시장수요요인을 스스로 차단하는 악조건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읍사무소를 중심으로 장(場)이 펼쳤다면 성공적인 축제를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농산물축제의 초점은 지역경제의 부양가치를 높이는 것이기에 눈에 띄는 이벤트로 기획하고 지역이미지와 결부된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러한 관점서 분석할 때 현 축제위의 노력과 수고는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렇게 성격이 서로 다른 축제가 한 날에 치러지면서 결국 어느 것 하나 크게 성공시킬 수 없는 최악의 선택이 되는데 이젠 ‘강원인삼한우축제’와 ‘홍천나라꽃무궁화축제’를 서로 다른 시기에 분리해 축제를 개최할 것을 고민하길 바란다.
 
2.“축제이름을 제대로 바꾸라”
 
먼저, ‘강원홍천인삼한우축제’를 ‘홍천인삼축제’와 ‘홍천한우축제’로 축제의 명칭을 정확히 분류해 사용해야 한다.
 
현재 홍천서 치러지는 인삼축제 이름이 ‘홍천인삼축제’가 아니라 ‘강원홍천인삼축제’로 사용되어지다보니 관광객뿐만 아니라 지역민들도 혼란스럽다. 강원도에도 영동영서가 다르고 시군경계가 다른데 조합성격 때문에 명칭을 그리 쓸 수밖에 없다는 고민도 이해하지만 농산물축제가 지역의 특수성을 대표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홍천인삼축제’로 정리해야 한다. 홍천서 치러지는 축제가 홍천축제이지 강원축제는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홍천한우’도 축협의 ‘늘푸름 한우’ 와 제대로 분간할 수 없다. 총체적으로 홍천한우를 지칭하지만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축협이 오랫동안 브랜드광고에서 ‘늘푸름 홍천한우’를 강조해와 쉽게 브랜드를 포기할 공산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지역농수축산물광고에서 지역 명을 달리한 브랜드로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

 
뼈아프지만 ‘홍천한우’의 지역브랜드로 통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길 바란다. 북방지역 사랑말 영농법인이 사용하는 ‘사랑말한우’나 또 그와 비슷한 브랜드로 제각각 나서는 것은 장기적인 브랜드관리측면서 옳지 않다. 홍천군이 입장 정리할 필요가 있다. ‘횡성한우’처럼 지역브랜드로 ‘홍천한우’를 키우는 것이 결코 늦은 선택이 아니다.
 
3.“축제기간 중에는 더 값싸고 질 좋은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라”
 
농산물축제는 어느 지역이든지 풍성한 만큼이나 값싸게 공급하고 소비자도 견물생심에 적정량 이상의 충동구매로 초과수요를 이룬다. 생산자가 값싸게 파는 것이 손해보고 파는 것 같지만 종국엔 많이 팔아 손해 없는 장사로 이어진다. 홍천인삼한우축제와 같은 시기에 치러진 횡성한우축제는 소비자들의 편익을 위해 행사장에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일부 농가에서는 경매이벤트를 열어 농산물을 절반 값에 판매해 소비자에게 커다란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홍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도축 날짜가 40여일 지난 고기를 판매해 싸구려 재고판매로 불신을 초래했다.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보통 데미지가 아니다. 농산물축제서 주의할 것은 축제기간동안 얼마나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신뢰를 얼마만큼 쌓고 상품에 대한 부가가치를 얼마나 높이냐는 것이다.

 
고기수요는 한철장사가 아닌 사시사철 장사다. 축산물뿐만 아니라 어떤 농산물이든지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치가 높아지면 당연히 고정수요처가 증가되고 안정적인 수익거래가 보장된다. 홍천 명품쌀로 10년이 넘도록 수십억의 브랜드광고를 키워 온  '홍천 수라쌀'이 악덕기업에 의해 한 순간에 브랜드가치가 몰락하고 그 이름조차 쓰지 않는 아픈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축제기간 중에는 오히려 평상시 보다 더 값싸고 질 좋은 상품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4.“지역주민 스스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함께하는 축제가 되게 하라”
 
면단위의 농촌현실은 젊은이 없는 장년과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읍내도 형편이 다르지 않다. 지역축제가 펼쳐져도 시장은 종전과 다른 역동적인 모습을 찾기 힘들다. 시가행진이나 시끄러운 음향이 들릴 때만 잠시 눈 돌릴 뿐이다. 읍내주민들의 축제의 참여도가 면단위보다 더 적다. 축제에 대한 관심결여는 결국 행사의 주객이 전도되는 결과를 낳고 있는데 결국 홍천군에 주둔한 군(軍)의 인력을 공급받아야 행사다운 행사를 치르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국면을 타개할 방법은 없는가?
 
그 해답은 홍천군민의 관심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는 환경을 바꾸고 축제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혼란스런 축제의 면모를 먼저 바꾸는 것도 우선일 것이다. 주민들이 명절날의 기분이 날 수 있도록, 명절날 출가한 자녀들이 고향에 줄을 이어 내려오듯이 축제가 명절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예를 든다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 더 많이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축제의 내용을 집중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 .  .  . 그것은 시장에 '중심광장'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필자는 전 군수가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수십억의 예산을 들여 교회 부지를 사들인 우매한 예산집행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민의 귀중한 세금이 리더의 잘못된 정략적 판단으로 어리석은 결과를 낳는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진다는 것인가?
노승락군수도 반면교사로 삼고 각종 예산집행에 앞서 경계를 멈추지 않길 바란다.
 
아무튼 축제의 집중도를 높이고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되기 위해선 시장주차장보다 시장을 중심한 광장마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산물축제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이유라면 그 가치창출의 전략적 환경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것은 바로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시장에 '시장광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읍사무소를 종전의 읍사무소로 옮기고 현재의 읍사무소와 그 주변을 매입해 광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5.“군(軍)장병들은 행사의 도구가 아니라 홍천군의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 소비자로 인식하라”
 
홍천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군(軍)장병들은 홍천군의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 수요층이다. 이들이 군에 복무하는 동안 홍천에 대한 인식이 좋아야 홍천군이 미래도 밝다. 그런데 군 장병들이 가장 소중한 연휴시간이 축제에 동원되었다면 이들은 얼마나 속이 끓을까? 평일 복무시간에 동원된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참에 군(郡)과 군(軍)의 자원이 어떤 관계에 있어야 좋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홍천나라꽃무궁화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자평한 조선시대 ‘홍천수령(守令)행차퍼레이드’에 홍천군에 주둔한 군(軍)장병들이 대거 참여했다. 홍천을 찾은 한 관광객은 지역축제가 아니라 ‘국군의 날 행사냐’고 물을 정도였다. 아무튼 국방을 수호해야하는 군 장병들이 축제행사를 위해 황금연휴기간을 내 놓은 것이다. 지난해 12월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에 군 장병들이 칼 같은 강바람 속에 눈을 치우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얼음축제를 위한 대민지원이지만 많은 지역주민들이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이들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지역 주둔 군(軍)이 지역민의 화합을 위한 행사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대단히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군(軍)의 대민봉사는 각종 재해나 의료봉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축제의 성격이 점점 공동체의 화합과 번영을 위한 마당이기보다 이벤트 중심의 경제적 가치와 놀이문화로 변질되어가는 현실에서 이제 군(軍)의 지원은 군(郡)의 부담스러운 일로 생각해야 하며 또 다른 공공성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을 축제위원회는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축제위원회는 군(軍) 장병들을 행사를 위한 하드웨어적 도구로만 인식해 사용되어지기보다 이들을 현재와 미래의 소비자로서 규정해 그들이 축제의 향연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쌍방향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즉 행사를 마치고 귀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그들 부모나 연인들과 함께 축제의 직접적인 소비자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층이 없는 농촌현실서 군(軍)의 자원은 그들의 다양한 재능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생성이 가능하며 그들을 보낸 부모들과의 연계고리에서도 축제의 장을 넓힐 수 있다. 

 
축제는 지역주민들의 잔치이다. 잔치는 내가 먼저 즐거워야 한다. 그리고 여러 사람을 불러 함께 즐기는 것이다. 잔치를 열어 장사해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잔치를 베풀어 즐거움을 나누고 축제에 참여한 군민 모두가 즐겁게 어깨를 들썩여야 잔치한 보람이 나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동네사람들도 잔치를 들여다보고 즐거워하며 객석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내 잔치가 성공적이면 경제적 가치도 자연적으로 따르기 마련이다.  
 
<용석춘 홍천뉴스투데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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