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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28. 수타사-홍우당선천대사비문(洪川壽陀寺紅藕堂善天大師碑文)

김동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9/20 [09:58]

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28. 수타사-홍우당선천대사비문(洪川壽陀寺紅藕堂善天大師碑文)

김동성 기자 | 입력 : 2022/09/20 [09:58]

 

[홍우당대사 사리탑비] 

 

홍우당 대사(紅藕堂 大師) 부도비명(浮屠碑銘) 서문을 아울러 쓰다.

 

수컷을 알아 암컷을 지키며 흰색을 알아 검은 색을 지키며 말을 알아 말하지 않음을 지키며 지혜를 알아 우매함을 지킨다. 능히 계곡(溪谷)이 되어 해치지 아니하고 크게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대사뿐이로다.

 

법휘(法諱)는 선천(善天)이요 속성(俗姓)은 홍(洪)씨이니 삼중대광(三重大匡) 남양(南陽) 홍은설(洪殷說)의 후예이다. 속세의 긴 다박머리는 용문(龍門)의 설명장로(雪明長老)에 의탁하여 머리를 깍고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향봉 적조대사(香峰 寂照大師)를 찾아가 불교의 오묘한 이치를 배우고 성심을 다하여 홀로 수행하고 연구 비교하는데 견줄 이가 없었다.

 

처음 어려서는 이쪽 남해(南陔)을 쫓았으며 자라서는 저쪽 서역(西域)에서 들어온 가르침을 따르니 마치 준마(駿馬) 몇 필이 함께 메여 있는 것 같으며, 옥(玉)의 따듯함과도 같았다. 또 삼업(三業)을 정성스럽게 닦고 두루 염불(念佛)에 힘쓰니 마음을 오롯히 해서 홀로 배를 몰아 번뇌로 시끄러운 네거리를 조용하게 하며 파도가 지혜의 바다를 맑게 하는 격이었다.

 

기사(己巳)년 사월(巳月)(음력 4월) 상순 속세(俗世)에서 물러나 참된 세상으로 돌아가니 향년 79요 승랍(僧臘) 63이었다. 한달 남짓 다비(茶毘)를 거행하는 데 머리 뼈 한 조각이 7보쯤 되는 반석(盤石)위로 튀어 올라갔으며 절 북쪽 바위굴 속에 봉안하였다. 다음 해 중춘(仲春) 초파일에 비로소 기도를 올림으로써 결실을 맺어 마침내 끝마쳤다. 이에 은색 사리 2과(顆) 얻었는데 하나는 모난 형태이고 또 하나는 둥근 형태였다. 둥근 것을 절 북쪽에 두고 모난 것은 용문(龍門)에 봉함으로써 그 뜻은 남겨두었으되 그 말은 잊었다.

 

하물며 다시 구연(枸櫞)의 꽃이 물들어 열매가 익고 향기가 날리니 다비날의 태양과 포살(布薩)날의 별 등 영묘함과 상서로운 현상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많은 말은 대사가 취할 바는 못되므로 그 말의 번쇠함을 계통지어 대략의 내력을 기록한다.

 

오호라! 정원(淨源)은 부도(浮圖)의 조카이며 부도는 정원의 스승이기도 하다. 스승과 쌓인 돈독한 교분이 40여년! 효(孝)의 마음도 아직 그 힘이 다하지 않았건만 삶과 죽음이 그 사이를 갈라놓네. 슬픔의 감정을 어찌 다할 수 있으리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명문(銘文)을 짓노라.

 

통달한 사람은 극기(克己)를 소중히 여겨 능히 계곡(溪谷)을 얻을 수 있었도다. 수컷을 알아 그 암컷을 지키며 말을 알아 그 말하지 않음을 지켜내 도다.

 

어려서 불이문(不二門)에 들어가 ▨▨▨같은 덕(德)을 굳건히 하였나니 떳떳하게 텅빈성[唐城]을 벗어난 것은 그의 조상 홍(洪) 상국(相國)이로다.

 

학문에 뜻을 두어 벗과 친지와 이별하고 천명(天命)을 알아 염불에만 전념하여 마음으로는 백옥 같은 부처님의 백호상(白毫相)을 생각하고 황금골(黃金骨)에 예배하도다.

 

세상을 버리고 홀연히 참된 것으로 돌아가니 80에서 하나가 모자라나니 진공(眞空)은 불공(不空)의 공(空)이요 묘유(妙有)는 비유(非有)의 유(有)로다.

 

자취를 끊어버리고 이름과 언어(言語)를 여의니 이것이 곧 대사의 자취로세. 니원(泥洹)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땔감이 다 타버리는 슬픔이로다.

 

눈물 흘리며 거북이 털로 만든 붓을 잡아 굳이 토끼 뿔로 된 비석에 애도를 표하도다. 하늘이 돌을 마모시켜 다하는 것을 지켜주며 땅이 ▨▨하여 없어지는 것을 거두어 드리노라.

 

강희(康熙) 29년 경오(庚午)(1690년) 6월 일에 제자 정원(淨源)이 삼가 기록하다.

 

※ 홍천문화재 탐방은 필자가 2021년 홍천문화원에서 운영하는 마을관광해설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역사적 사실, 강의에서 논의되었던 내용, 현장답사를 하면서 남겼던 기록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혹시 왜곡되었거나 잘 못 알고 기록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 홍천문화재 탐방은 필자가 2021년 홍천문화원에서 운영하는 마을관광해설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역사적 사실, 강의에서 논의되었던 내용, 현장답사를 하면서 남겼던 기록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혹시 왜곡되었거나 잘 못 알고 기록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홍우당선천대사비문은 한국고대금석문-3.1992년 발행한 책자에서 내용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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