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 뉴스] 강종호 기자 =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중앙일보와 JTBC, 그리고 홍석현 전 회장 측과 “송사는 송사로 대응, (편파보도를) 법적으로 문제 삼고(고발하겠다)”고 정면대응을 선언하고는 “진영을 결집시켜 부도덕하고 잘못된 재벌언론의 행태에 대해 대 국민운동을 전개해서 이제 재벌언론의 갑질 시대가 끝났음을 자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가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 탄핵이나 대선 과정에서 보니 신문과 방송을 갖다 바치고 조카를 구속시키고, 청와대 특보 자리 겨우 얻는 그런 언론도 있더라”며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한 것 같은 발언을 한데 대해, 홍 회장과 중앙일보, JTBC등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데 대한 맞불을 놓겠다는 선언이다.

앞서 중앙일보는 지난 20일 자사 지면을 통해 “홍 전 지사가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표현과 문맥을 보면 그 대상이 중앙일보, JTBC, 홍 전 회장이라는 사실이 명백하다”며 “홍 전 지사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홍 전 지사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또 이날 사설에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막말을 퍼부은 뒤 뒷감당이 안 되자 치사하게 빠져나가려는 술책”이라며 “‘웰빙 보수를 혁신하고 재건하겠다’고 외치기에 앞서 퇴행적 막말 정치부터 바로잡는 게 예의가 아닐까 싶다”고 홍 전 시사의 발언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홍 전 지사는 “내 얘기는 중앙일보나 JTBC에 대한 내용은 한마디도 없었다. 그 사주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것”이라며 “사주가 부적절한 처신을 하면 그 언론 전체가 국민적 질타를 받는다”고 반박, 중앙일보의 대응에 날을 세웠다.

이에 결국 지난 22일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중앙일보, JTBC 측을 대리한 변호인 김성현 변호사가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따라서 이날 홍 전 지사의 대응은 홍 전 회장, 중앙미디어네트워크와의 전면전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그는 “재벌언론의 황제 같은 사주를 비판했더니 시대를 거슬러 가면서 송사로 재갈을 물릴려고 어이없는 대응을 하고 있다.”며 “진영을 결집시켜 부도덕하고 잘못된 재벌언론의 행태에 대해 대 국민운동을 전개해서 이제 재벌언론의 갑질 시대가 끝났음을 자각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문재인정부의 권언유착과 기울어진 언론시장을 국민운동으로 바로 잡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문재인정부와의 전쟁으로까지 확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전날인 22일 홍 전 지사가 “오늘 홍석현 회장 측에서 저를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 했다는 말을 들었다. 비판을 봉쇄할려는 무서운 언론권력이다”라고 쓰고는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은 절대 갑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언론권력은 앞으로 더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거다”라고 비판한데 대한 행동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그는 자신을 고소한 홍 회장 측에 대해 “고소대상도 아닌 정치적 판단을 고소하여 사법수사의 대상으로 삼아 개인의 언론의 자유를 봉쇄할려고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면서 “홍석현 회장 측의 지난 탄핵과 대선 때의 언행을 다시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란다. 유감이다”라고 공격, 추후 대응을 예견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인이 언론을 상대로 전면전을 하여 이긴 예는 없다. 특히 홍 전 지사의 행태는 지난 대선에서 좌파 우파의 양분법, 영남과 호남의 양분법을 최대치로 꿀러 올리는 수법을 썼던 것을 재연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의 홍 후보 득표율은 20%대에 그쳤다. 이로 볼 때, 그가 주장하는 진영결집이라는 것의 성공 가능성도 약해 보인다.

더구나 강력한 시민운동의 뒷받침이 있었음에도 안티조선운동이 성공하지 못한 점을 볼 때 홍 전 지사의 꿈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므로 그가 지금 중앙과 홍 전 회장을 공격하는 것은 전당대회 선거운동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홍 전 지사의 무모한(?) 대결 선언은 전당대회가 끝난 뒤 조용히 유야무야 될 소지가 매우 커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