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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시멘트 발라 썼는데…"고인돌이라고요?"

용형선 기자 | 기사입력 2022/06/10 [10:20]

[밀착카메라] 시멘트 발라 썼는데…"고인돌이라고요?"

용형선 기자 | 입력 : 2022/06/10 [10:20]

 

[앵커]

오늘(20일) 밀착카메라는 선사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고인돌 이야기입니다. 어떤 표시나 안내도 없어서 정말 고인돌이 맞는 건지 주민들 사이에 논란이 생긴 돌부터 자재나 농기계에 깔려 있거나 시멘트로 훼손된 고인돌도 있었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자주 찾는 쉼터이자 만남의 장소입니다.

나무 아래에서 쉴 수 있게 자리도 마련돼 있는데요.

그런데 이 옆에 있는 커다란 돌이 청동기시대 고인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편에도 큰 돌이 있는데 동일한 시기의 고인돌이라고 합니다.

주민들은 설마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고인돌이 이렇게 방치돼 왔겠냐는 반응입니다.

[남궁경원/강원 홍천군 월운리 : 이거 누가 고인돌이라고 봐, 이거를.]

[조동열/강원 홍천군 개운리 : (이게 선생님 밭에서 나온 거예요?) 네, 밭에서 나온 거예요. 인삼밭을 만들려고 하니까 거기서 돌이 나와서 그때 장비로 다 캐놓은 거예요.]

자연스럽게 돌 위에 앉기도 합니다.

[김용빈/강원 홍천군 후동리 : 고인돌이라고 한다고 하면 보호를 해야지. 앉지 않게. 그냥 아무것도 보호가 없고 그러면 편하니까 앉지.]

2007년에 나온 문화유적 분포지도를 찾아보니 고인돌로 조사돼 있습니다.

[최종모/당시 책임조사원 : 고고학에서는 형식 분류라고 하죠. 고인돌의 형상을 형식적으로 따르고 있으니까. 이런 판석같이, 또는 이렇게 둥근 돌이 함부로 돌아다니지는 않거든요.]

강원도 홍천군 월운리 고인돌이 있다는 곳으로 와 봤습니다.

주변에 고인돌은 없는 것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니 이 돌이 고인돌입니다.

이렇게 시멘트를 발라서 평상처럼 만들어버렸습니다.

[이순길/강원 홍천군 방량리 : 신경을 안 썼겠지. 옛날 노인네가 뭘 알아.]

[조원섭/홍천군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 : 훼손이 된 거죠. 부장품도 나왔다고 신고 내용에 있어요. 그러면 분명히 고인돌로 사용되었던 돌이기 때문에.]

밭 옆에도 방치돼 있습니다.

또 다른 고인돌은 아예 잘 보이지 않습니다.

[조원섭/홍천군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 : 지금 누구든지 여기 와서 보면 '여기 뭔 고인돌이 있어.' 아무것도 없잖아요. (전혀 안 보이는데?) 이게 현실이라고요. 이렇게.]

잡풀을 헤치고 들어가니 그제야 돌들이 나타납니다.

버려진 농기계와 쓰레기 더미에 깔린 고인돌, 장독대 받침으로 쓰이는 고인돌도 있습니다.

홍천군청은 고인돌을 모두 관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장순희/홍천군청 문화체육과 : 워낙 산재돼 있는 것들이 많다 보니까 인력이나 예산 같은 게 한계가 있어요.]

[조원섭/홍천군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 : 관리가 안 되면 옮겨서 (공원을) 조성하는 방법도 한 방법이 아니겠느냐. 이게 앞으로 10년 후에 여기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자신 없어요.]

주민들도 잘 모르고, 아무렇게나 있는 고인돌들.

소중한 유산이라면 마땅히 보호해야 한다는 건 모두가 동의할 생각일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관리도 없이 이렇게 방치되고 있다면 이게 의미 있는 돌이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요.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출처

JT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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