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산골에도 소복소복 첫눈이 내렸다. 전교생 16명의 모곡초 아이들의 학교 오는 길은 멀고 험했지만, 그들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운동장이 도화지인 듯 뛰어놀면서 추억을 그리기 시작했다. 눈싸움이 벌어지자, 서로의 얼굴에 눈이 튕겨 날아가며 웃음소리가 교정을 가득 메웠다. "티볼 배운 솜씨를 발휘해 보겠어!"라는 외침과 함께, 서로의 우정이 더욱 깊어졌다. 눈을 던지는 실감 나는 사진을 찍으려다가 눈폭탄을 맞는 선생님, 작은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려 나무 위에 올리려는 선생님, 그 장면을 찍으려 좋은 자리를 찾는 선생님, 아이들의 언 손에 쥐어 줄 찐빵을 찌는 선생님 이렇게 모곡 아이들의 첫눈 맞이는 시작이 되었다.
눈싸움이 끝난 후, 아이들은 함께 힘을 모아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었다. 눈덩이를 굴리고 쌓으며,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해 눈사람을 만들었다. 양푼이 모자와 나무 코를 만들어주고 자신의 장갑을 벗어서 달아주니 그 모습은 마치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처럼 사랑스러웠다.
찐빵솥째 들어나온 선생님이 뚜껑을 열자 뜨러운 찐방이 가득했다. 아이들은 찐빵에서 피어오르는 김의 따뜻함에 손을 대어보고 호호 불며 먹는다. "선생님, 정말 맛있어요!“
첫눈이 내린 그날, 모곡초등학교의 아이들은 단순히 눈싸움과 찐빵을 즐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꼈다. 작은 산골학교에서 만들어진 따뜻한 순간들은 하얀 눈처럼 아름답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하더라도, 이곳에서 나눈 사랑과 우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 아이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꿈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며, 그들의 마음속에 오늘의 기억이 영원히 간직되기를 바란다. 첫눈처럼 순수하고 빛나는 그들의 미래가 기대된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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