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홍진복 작가 에세이 28] 이상한 나라 코리아

잘사는 나라 못사는 국민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3/04/24 [11:43]

[홍진복 작가 에세이 28] 이상한 나라 코리아

잘사는 나라 못사는 국민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3/04/24 [11:43]



잘사는 나라 못사는 국민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이 쓴 동화 '이상한 나라 엘리스' 는 어릴 적 한 번씩은 읽은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다. 7세 소녀 엘리스가 언니와 공원을 거닐다가 토끼 땅굴에 빠져 이상한 물약을 마시고 몸이 작아졌다 커졌다하면서 땅속 나라를 여행하면서 겪은 이야기다. 만일 엘리스가 세계여행을 하면서 코리아를 구경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이상한 나라가 여기 또 있다고 할 것이다.

 

매일 접하는 여야 정치인들의 싸우는 작태나 비리를 보지만 국회의원들의 돈 봉투 사건을 보고 정치인은 아니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 조국의 미래와 후손을 생각할 때 배알이 상하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글을 쓰려다보니 통계수치도 많이 인용돼 칼럼 냄새가 나도 이해하길 바란다.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와 같이 잘사는 나라 사람들은 잘 살고 콩고나 우간다, 르완다, 모잠비크와 같이 못 사는 나라 사람은 못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코리아는 잘 사는 나라이면서도 국민들은 못사는 나라, 어찌 보면 아버지는 재벌인데 자식은 거지같은 정말 이상한 나라라고 할게다. 엘리스도 이해가 안 된다고 고개를 갸우뚱할 게다. 코리아는 OECD국가 중 10대 경제강국으로 잘사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국민은 도탄에 빠져 배고파 못살겠다고 자살하는 사람이 많으니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이상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정치란 갈등을 줄여주고 해소해 주는 기능이고 정치인들이 이런 일을 하겠다고 정치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많은 영역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경제적으로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 지역적으로 영남과 호남 갈등, 이념적으로 진보와 보수 갈등, 세대 간 젊은 층과 노년층의 갈등, 심지어는 남녀간의 性 갈등 등으로 이러한 갈등은 국가발전과 사회통합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부익부 빈익빈의 갈등은 국민들이 도탄에 빠져 못살겠다고 자살을 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 5년간 최하위 소득증가는16,000원인데 비해 최상위는 410,000원으로 정치인들은 1년에 재산이 몇 억씩 불어나니 과연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요즘 어느 정당에서는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1억에 가까운 돈 봉투를 뿌렸다는 뉴스를 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300만원이면 서민들은 한 달 생활비인데 300만원 정도는 기름 값이니, 50만원은 점심 값도 못되는 정도라 해서 분노를 사고 있다.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로 변해가고 있음은 틀림없다. 한해 두해 차이로는 주위환경 변화를 잘 모르겠지만 10년 또는 20년 단위로 보면 70년대와 90년대, 2000년대와 2020년대는 큰 변화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건강과 수명에서 큰 향상을 볼 수 있다. 이는 의료서비스가 향상되고 섭생환경도 좋아졌을 뿐 아니라 삶의 무게에서도 덜 지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수명 측면에서 볼 때 평균수명도 1970년대는 62세였는데 지금은 81세로 20년 늘어났다. 1인당 GDP를 보더라도 1만2000달러에서 지금은 3만2000달러로 증가했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이외도 일자리 만족도라든가 공공체육시설 증가, 교원당 학생수 감소, 미세먼지 감소,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소 등 통계수치만으로 보면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빠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경제성장률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경향이지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는 급속도로 줄고 빨리 늙어가고 있다. 70년대 우리나라 중위연령이 19세로 세계 중위연령 30세 보다도 젊었었다. 그동안 이런 인구 구조가 우리가 경제적으로 고속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위연령이 45세로 세계 30세보다도 14세나 높다. 이러한 추세라면 2060년에는 중위연령이 61세로 은퇴 나이보다 늙게 된다. 우리나라 출산률은 세계최저로 0.78명이다. 특히 서울은 0.59명이다. 독서인구도 절반으로 줄고 기부 참여율도 떨어진다. 선진국과 비교한 행복지수도 10점 만점에 5.95로 세계 57위다. OECD 38개 국가 중 35위다. 그만큼 우리국민들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티베트와 인도 사이 히말라야 산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불교국가로 작은 나라 부탄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행복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있겠지만 아마도 빈부격차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는 자살률뿐 아니라도 노인빈곤율도 1위다. 이외도 사기죄, 무고죄, 위증죄도 만연해 있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집이 있고 짝이 있는데 이 나라 젊은이들을 보라. 마흔이 넘어도 시집장가 못간 처녀총각들이 얼마나 많은가? 젊은이들이 직장이 없어 집에서 놀고 있는 실업자가 얼마나 많은가? 사지가 멀쩡한 젊은이들이 70-80 부모 밑에서 용돈 받아쓰고 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취업자 수가 증가한다는 자료의 대부분이 노년층이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준비하느라 골방에서 하루 종일 라면만 먹으면서 공부하고 결혼을 했어도 집을 구하지 못해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월세에 이자 내느라 전전긍긍이다. 또 사회경험이 없는 많은 젊은이들이 전세사기를 당하고 버티기 힘들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는 나라가 또 있나? 우리나라 80% 국민은 월급타면 타는 날 이자, 세금, 월세, 전기, 수도료, 통신료, 교통비 등으로 몽땅 나간다. 저축은 할 수도 없거니와 희망도 없다. 맨날 다람쥐 챗 바퀴 돌듯이 살고 있다. 이런 나라가 잘사는 나라 국민인가! 그러니 엘리스가 이상한 나라라고 하는게 아닌가!

 

한편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10위 안에 속하고 러시아도 제치고 일본과 거의 비등한 수준에 와 있는 경제강국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회적 지표나 통계로 볼 때 과연 행복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국가적으로는 경제강국이라지만 사회적 지표나 각종 통계로 보아 전망이 밝다고는 할 수 없다.

 

 



눈에 보이는 행복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적으로 빈부격차를 줄여나가는 일이다. 640조가 넘는 국가예산이 낭비되는 일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국방예산이 년 간 50조 인데 저출산 예산이 40조다. 성평등을 위한 예산도 30조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그렇다고 출산률이 늘어났느냐? 그것도 아니다. 또 성평등에 효과도 의문이다. 이런 예산은 각 부처가 나누어서 정책을 개발한다든지 교수들에게 연구비로 지급되어 효율성이 떨어지고 낭비가 되고 있다. 또 지방의회 의원들 세비로 1조가 들어간다. 처음 지방의회가 생길 때는 없던 예산이다. 국회의원도 살펴보자.

 

미국처럼 큰 나라도 상원의원이 100명밖에 안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에 국회의원이 300명이 뭐가 필요한가? 요즘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토론이 있는 것 같은데 의원 정족수를 줄이자는 의견도 있어 다행이다. 의원을 오히려 늘리지는 의견도 있어 아직도 민심을 모르는구나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이 뭐가 있다고 여야 싸움만 하는 판에 늘린다고? 뭐 민심을 충분히 반영하려고 한다고? 참으로 개탄스럽다. 또 의원들의 비서들은 뭐한다고 7-9명씩이나 두나. 국회의원이나 비서들의 윌급 또한 지나치게 많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려면 자기 돈으로 봉사를 할 수 있다. 명예직 봉사직으로 해도 국회의원 할 사람 많다. 대통령 뽑는데 정당보조금이 500억이라 한다. 여야 두 정당에게만 줘도1000억이다. 정당에서 대통령을 선거에 출마시키려면 당원들의 회비나 후원비로 충당해야지 왜 국고로 보조하나.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이렇게 저렇게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찾아서 알뜰히 쓴다면 200조 만으로도 국가를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남은 예산으로 중산층이하 국민들의 빚을 탕감해주고 생활을 지원을 해 줌으로서 빈부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되면 모두가 중산층인 나라가 가능하다.

 

여러 가지 사회적 지표나 국가통계 수치로 눈에 보이는 행복보다도 고전파경제학이나 신자유주의에서 중시하는 개인의 자유뿐 아니라 개인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득이 보장되고 나아가 사회적 배려나 신뢰, 이해와 용서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이 더 커져야 할 것이다. 국가를 책임진 대통령과 지도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져보기 바란다.

 

이러한 노력은 국가는 국가대로 힘써야 하겠지만 국민의 몫 또한 없지 않다. 국민들도 이제는 정신을 차릴 때가 되었다. 언제까지 정치인들에게 속고 살 것인가? 국민 누구나 일한만큼 행복을 누리면서 인간답게 잘사는 나라로 변화되어 ''이상한 나라 코리아" 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홍 진 복

(전)서울신사초등학교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문경 봉천사 개미취
1/4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