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카투만두라는 작은 왕국에는 '할단새'에 대한 전설이 있다. 그곳의 낮은 따뜻한 봄날 같은데, 밤이 되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 새는 낮에는 먹이감을 구해 배불리 먹고 이곳 저곳을 활강하며 즐겼다. 그러다 해가 지면 히말라야의 찬바람이 불고 눈발이 날리는 혹독하게 추운 밤이 찾아온다. 할단새는 다른 새들과 달리 미처 집을 짓지 못하고 있었다.
깃털로 무장했어도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 앞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 새는 추위 속을 헤매면서 이렇게 결심한다.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겠다. 반드시!'
고통의 밤이 지났다. 그 혹독한 추위에도 잠깐 눈을 붙였던 할단새는 아침 햇살이 산등성이 너머로 내리쬐기 시작하자 문득 눈을 떳다. 춥고 어두운 밤을 지샜던 이 새의 눈앞에는 아침 햇살에 빛나는 은세계가 펼쳐졌다. 할단새는 순식간에 자리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은빛 세계를 활강하는 즐거움을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었다. 집을 짓겠다는 지난밤의 굳은 결심은 그만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밤은 곧 찾아왔다. 살갗을 파고드는 추위 속에서 이 새는 다시 결심한다. '내일은 하늘이 무너져도 반드시 집을 지어야겠다.'
하지만 아침이면 결심은 금방 잊혀지곤 했다. 그러서 사람들은 그 새를 '날이 새면 집 지으리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렇게 후회와 다짐을 수없이 되풀이하다가 둥지를 짓지 못해 멸종되었다는 전설의 작심삼일의 원조 할단새 이야기다.
김샘의 edu사랑 이야기는 화계초 김동성 교장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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