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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1] 한전의 '책임 방기'와 협의체의 '밀실 배분'...화전리 송전선로 보상금 논란 확산

화전리 보상금 사태는 '현대판 매관매직'인가?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6/04/03 [18:28]

[고발1] 한전의 '책임 방기'와 협의체의 '밀실 배분'...화전리 송전선로 보상금 논란 확산

화전리 보상금 사태는 '현대판 매관매직'인가?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6/04/03 [18:28]

“660만 원 vs 240만 원”…한전·마을협의체 ‘불공정 지급’ 의혹, 법적 분쟁 비화 조짐

 



강원 홍천군 남면 화전리에서 송전선로 공사와 관련해 지급된 보상금을 둘러싸고 형평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동일한 사업, 동일한 생활권에 속한 주민들 사이에서 수백만 원의 지급 격차가 발생하면서 공기업의 책임과 마을협의체 운영 방식에 대한 법적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주민들에 따르면 일부 세대는 660만 원을 지급받은 반면, 인접 세대는 240만 원만 지급받는 등 동일 지역 내에서도 현저한 차이가 발생했다. 지급은 한국전력공사 명의로 이뤄졌지만, 한전 측은 “마을협의체에서 결정한 기준에 따라 지급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급 기준과 산정 방식이 사전에 고지된 적이 없고, 전체 지급 내역 또한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건물주와 세입자를 구분해 차등 지급이 이뤄졌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으나, 해당 기준 역시 공식적으로 공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지급 방식이 다수의 법적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동일한 피해를 입은 주민들 간 보상액이 달라진 점은 헌법 제11조가 규정한 평등권 침해 소지가 있다. 또한 공기업이 집행하는 보상금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3조의 ‘정당보상 원칙’을 준수해야 하나, 지급 기준이 불명확할 경우 해당 원칙 위반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지급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금액이 결정됐다면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정 주민에게 유리하게 보상이 이루어졌을 경우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전의 책임 회피 논리 역시 법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지급 주체가 한전인 이상, 단순히 ‘마을협의체 결정’을 이유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협의체가 적법하게 구성됐는지, 주민총회 의결을 거쳤는지, 위임 절차가 정당했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집행했다면, 형법상 직무유기(제122조) 또는 업무상 배임(제355조) 책임까지 검토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마을협의체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법적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총회 의결 없이 보상 기준이 결정되거나, 특정 주민을 배제하고 선별적으로 지급이 이뤄졌다면 이는 대표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으며, 공동자금의 임의 집행은 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 행위로 평가될 여지도 있다.

 

이 같은 불공정 지급은 결국 마을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지급 과정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주민 간 고소·고발로까지 확산되는 등 공동체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같은 마을에서 같은 피해를 겪고 있는데 누구는 많이 받고 누구는 적게 받는 상황을 어떻게 납득하겠느냐”며 “기준도 없이 돈이 지급되니 주민들 사이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단순한 지역 갈등이 아닌 구조적·법적 문제로 보고 있다. 공기업이 비공식 협의체에 사실상 배분 권한을 위임하고, 그 과정에서 기준과 절차를 관리하지 못할 경우 동일한 분쟁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전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요구도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보상금 지급 기준과 산정 방식 공개 ▲전체 지급 내역 공개 ▲협의체 의사결정 과정의 적법성 검증 ▲형평성 기준에 따른 재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감사원 감사 청구와 행정소송,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물론 형사 고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보상금 분쟁을 넘어 공기업의 책임성과 법적 통제의 필요성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투명성과 형평성을 확보하지 못한 보상 구조가 결국 주민 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에서는 “공익사업이 오히려 마을을 갈라놓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한전과 마을협의체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와 유사한 갈등은 인근 영귀미면 좌운리에서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마을협의체가 주민 동의 절차 없이 서명을 임의로 작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형사 책임까지 거론될 수 있어 송전탑 보상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용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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