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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87. 잣고개 이야기

용형선 기자 | 기사입력 2023/02/22 [10:57]

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87. 잣고개 이야기

용형선 기자 | 입력 : 2023/02/22 [10:57]

 

 

 

지금은 도로개설로 길이 넓어지고 고개도 낮아졌지만 홍천군 희망리에서 북방면 하화계리로 넘나들던 고개는 옛날부터 숲이 우거지고 바위 벼랑이 있어 험준한 고개였다고 하는데, 이 고개는 잣과 관련한 이야기 하나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현감이 한양으로 길을 나섰다가 이 고개에서 쉬게 되었다고 한다. 먼 길을 온 터라 목도 마르고 허기가 졌던 현감은 동행하던 하인에게 먹을 것을 구해오도록 지시했지만 주변을 살핀 하인은 인가가 드물어 먹을 것을 구할 수 없었다. 그때 마침 주변에 잣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 하인은 나무에 탐스럽게 달려 있는 잣을 따다가 잣죽을 끓여 대령했다. 잣죽을 맛본 현감은 처음 먹어 보는 맛이었지만, 고소하고 은은한 향기가 입안에 돌며 절로 녹는 것 같은 잣죽의 맛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선비의 체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현감에게 허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잣죽은 더없이 고마운 진수성찬이기도 했지만, 예로부터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니고 곧게 뻗은 꿋꿋한 모습의 잣나무는 소나무와 더블어 ‘불변성’의 상징이었으며, 유가적 선비정신의 세계, 즉 선비로서의 높고 곧은 지조와 비타협적 불굴의 의지의 표상이었다는 점에서 잣죽은 현감은 육체적 정신적 포만감을 더해주었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현감은 그 자리에서 고개이름을 ‘잣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소문이 점차 퍼지자 주변 마을과 주변 사람들도 이 고개를 ‘잣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홍천문화재 탐방은 필자가 강원도홍천교육지원청에서 “2021 홍천 스포츠클럽 축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걷기 - ‘홍천 9경 어때?’ 온라인 축제하면서 남겼던 기록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혹시 왜곡되었거나 잘 못 알고 기록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샘의 홍천문화 탐방은화계초 김동성 교장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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