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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복 작가 에세이 12] 물(水)과 불(火) [1]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3/01/03 [21:43]

[홍진복 작가 에세이 12] 물(水)과 불(火) [1]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3/01/03 [21:43]

물(水)과 불(火) [1]

 



아리스토텔레스는 물과 불은 공기와 흙과 함께 자연의 기본 4요소라고 했다. 물은 지구의 70%를 차지하고 우리 몸에서도 70%를 차지하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다.

 

불(전기, 가스, 열)도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사용되고 있지만 그 중요성을 얼마나 깨닫고 있을까?

 

1년 전 요소수(尿素水)대란 사건이 있었다. 많은 국민들은 요소수란 말도 처음 들어서 낯설기도 했지만 요소수 부족으로 물류중단이 되면서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는 등 대란을 겪은 일이 있었다. 尿素水는 요소라는 물질이 포함된 물을 말하는데 불이 연소되면서 나오는 산화질소같은 불순물을 흡수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시골에서는 농사를 지을 때 요소비료를 사용했다. 요소비료는 질소가 46% 들어있는 중성비료를 말한다.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충주에 대규모 비료공장이 있었다. 요소비료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당시 괴산수력발전소와 문경시멘트공장과 연계된 산업시찰 관광코스로 관광객이 많았다.

 

명리학에서 음양오행으로 보면 水極火 화극금, 금극목, 목극토, 토극수로 물이 불을 極하지만 지구가 地水와 火風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땅은 물이 지배하고 물은 火. 風이 지배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물과 불은 서로 상극이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자연의 요소들이다.

 

우리 몸에서도 밥을 먹으면 소화가 되고 이때 나온 불순물을 물이 흡수해 요도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물과 불의 歷史

 

성경 창세기에서 보면 하나님은 둘째 날에 궁창(Bule sky)을 만들면서 물을 지으셨다. 그러니까 물은 지구가 만들어지면서 태초에 있었던 물질이다. 옛날 시골에는 시냇물이 맑았기 때문에 그물을 마셔도 아무 탈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늘어나고 산업발전과 환경의 파괴로 물은 오염되기 시작했다.

 

대한제국 말, 서울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면서 쓰레기와 분뇨, 허드렛일 등으로 청계천이 오염되었는데 북청사람들이 서울에 와서 먹고 살기 위해 제일 쉬운 일이 물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었다. 물을 사서 먹었다는 얘기는 김동환 시에서 엿볼 수 있다. 부지런하고 억척같은 북청 물장수 시를 읽어보자.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 물을 솨아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진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그런데 요즘은 물을 물처럼 쓰는 시대는 지났다. 지하수개발로 물의 양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오염돼 물을 아껴 써야 한다. 수돗물이 처음 나왔을 때는 수돗물을 그냥 먹었지만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이후 그리고 가끔 들려오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다고 해서 수돗물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많은 가정에서는 물을 끓여 먹거나 정수기물을 받아먹는 실정이다. 거의 대부분 가정에서는 생수를 사서 먹는 것이 현실이다. 

 

 



불은 자연불과 인공불로 나눌 수 있다. 자연불은 말 그대로 벼락이 칠 때 나는 불을 天火라하였고 화산불로 나오는 불을 地火라고 했다. 인공불로는 충격불과 마찰불로 나눌 수 있는데 충격불로는 부싯돌을 부딪혀서 마른 쑥 같은 것을 대 불을 붙였고 마찰불로는 나무판에 구멍을 뚫어 나무막대기를 돌려 이때 나온 불을 말한다.

 

서양에서 성냥 Match가나오면서 우리나라에도 성냥이 들어왔는데 요즘에는 생일케이크를 살 때 주는 양초와 긴 막대기에 달린 성냥을 보는 정도로 성냥은 보기 드물다.

 

옛날에는 광주에는 공작 성냥, 논산에는 비사표 성냥, 영주에는 돈표 성냥, 천안에는 조일 성냥(유엔 성냥, 아리랑성냥 등) 등 많은 상표의 성냥이 생각난다. 성냥곽 모양이 직육면체 모양이었다. 이후 아파트가 들어설 때 아파트를 성냥곽을 세워 놓은 것 같다고 했다. 그후 큰 성냥통이 나왔는데 사각형, 육각형, 원통도 나왔다. 성냥을 마찰시킬 때 '딱' 소리난다해서 지어진 딱성냥도 있었고 특별히 UN(유엔)성냥과 조일해표 성냥이 또렷하게 기억난다.

 

성냥하니까 안데르셴의 동화 '성냥팔이소녀'가 생각난다. 동화의 영향으로 당시는 젊은이 중에는 바바리코트를 입고서 성냥개비를 물고 인기배우 주윤발 흉내를 내는 젊은이도 있었다. 또 성냥개비하면 산수책이나 게임에서 성냥개비 몇 개를 옮겨 도형을 만들어라 하는 식의 문제도 재미있었다. 요즘은 성냥을 판촉물로 만드는 정도이다.

 

불은 원시시대부터 인간이 불을 발견하면서 추위를 이기고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문화가 한층 발달되었다. 해방전만해도 불씨라 하여 부엌에서 불을 때고 나서 불숯덩이를 화로에 담아 저녁밥 지을 때까지 불이 꺼지지 않도록 했는데 이 또한 집안 여자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였다. 마실에 갔다가 밤늦게 돌아와 화롯불에 밥을 볶아 먹으면 그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고 지금도 생각하면 고향과 어머니 생각이 난다.

 

심지어 이사를 갈 때도 불씨를 가지고 갔던 때도 있었다. 문헌에 보면 나라에서는 매년 새불씨라 하여 한식 때 또는 청명 때 나누어주는 행사가 있었다.

 

에디슨이 발견한 제2의 불이라는 전기는 인간의 문명을 획기적으로 발달시켰다. 전기가 없으면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는다. 아파트단지 내 전기시설에 고장이 나면 여름철에는 냉장고 식품이 상하고 겨울철에는 난방이 안 되어 많은 불편을 겪는다.

 

지금시대는 제3의 불이라는 원자력이라는 새로운 전기가 우리 생활을 바꾸고 있다. 원자력이 우리 환경과 건강에 좋지 않다는 면도 있지만 이러한 염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홍 진 복 

(전)서울신사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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