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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칼럼] 연예인과 정치인의 빛과 그림자
용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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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6/20 [08:5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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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언젠가부터 말하네. 우릴 최고라고~ 

온통 알 수 없는 이름들. 이젠 무겁기만 해~

 

왕관과 꽃, 수많은 트로피 

긴긴 원을 돌아 결국 또 제자리 

내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어. 오지 않았어 

My moment is yet to come. Yet to come.

 

 

인기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Yet to Come” 에 담겨있는 가사 일부 내용이다. 

 

이들이 말하는 ‘아직 오지 않은 나의 순간’은 정령 무엇을 말하는가?

 

최근 멤버들의 진솔한 고백의 소리로 미루어 보건대, 정체성과 방향성을 잃었다는 암담한 심정이 녹아 있는 내용이 분명하다.

 

지난 9년간 세계무대를 휩쓸며 정상을 질주하던 K-Pop 인기그룹 BTS가 돌연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남들이 언감생심 생각할 수 없는 영광, 즉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전 세계 예능인 뿐만 아니라 뭇 정치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던 시간이 불과 몇 주 전 일이었는데도 말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와 보여지는 화려함과 조화되지 않는 인간의 실존 차체가 마침내 그 부조화의 한계점을 넘어 터지고 만 것이다. 정신적 ‘번 아웃 증후군’에서 살아나기 위한 본능작용이요, 생물학적 몸부림이었음이 분명하다.

 

BTS의 리더멤버가 울먹이며 토해낸 말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우리가 행복하게 얘기하고 행복하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그게 제가 원하는 전부예요~”

 

그렇게 화려하게 보였던 세계 최고수준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데뷔이후 한 번도 재미가 없었고 억지로 뛰었다” “뭔가 계속 찍어내야 하는 기계” 라고 그들이 직면했던 고강도 압박감을 고백하고 있다.

 

이것은 이전에 있었던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기자회견’의 내용과 일맥 상통한다. ‘음반과 안무창작은 살이 내리고 뼈를 깎는 고통의 연속’이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적을 보여주기 위해 강제적으로 쥐어짜야 하는 창조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인간 본연의 속도와 편안하고 정직한 궤도에서 벗어나는 모습은 지속가능 할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렇게 인기를 먹고, 대중의 기대를 능가해야 살아남는 직업이 연예인 말고도 또 하나 있으니 바로 정치인이다.

 

이제 인기경쟁을 하던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피 말리는 선거전이 끝났다. 승자의 순간적 환희와 패자의 패닉도 차차 꿈에서 깨어나듯 인간 실존의 현실 문제에 직면하면서 평소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삶의 질곡을 통과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 이야말로 영혼이 성숙해지는 성장통이다.

 

그동안 묻지 마 패거리문화와 다른 것을 수용하지 못하는 팬덤정치가 후보자들 뿐만 아니라, 온통 이 사회에 정신적 혼돈과 마비를 불러 왔던 것도 사실이다.

 

BTS의 고백에서 보듯, 보여지는 인기는 허망한 것이다. 마약에 중독된 상태가 계속 유지될 수 없듯, 그 환상에 사로잡힌 상태로 계속 살아갈 수는 없다. 제 정신, 제 양심, 인간 기본의 정직함으로 돌아와야 한다. 죽게 된 영혼이 아니라면, 건강한 기본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하늘이 부여한 천수를 누릴 수 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본능적 감성이 정상적으로 살아 숨쉬어야만 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병든 영혼이 아니라면, 상식과 정도를 이탈한 변칙적 인기는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때가 반드시 온다. 나를 과대 포장했던 페르조나와 내 참모습과의 괴리가 불안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 불안은 인간성과 양심을 회복시키는 작용기제로써 하늘이 부여한 복원 활력제이다.

 

이제 선거기간동안 과다하게 포장되었던 것들을 경중에 따라 새롭게 정리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도 변칙과 비상식적인 것 들로부터 자신을 구출해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기내내 외부의 압력과 왜곡된 인기병의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꼭 필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모두가 인생 승자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더 큰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더 큰 복이 하늘에서 쏟아 내린다고 해도, 그것들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인격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면, 승자 패자 공히 자신이 처해있는 운동장에서 모두 승자가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선거전은 인생전체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승자가 교만 할 일도 아니고 패자라고 해서 무한정 의기소침하며 남은 삶을 살아야 할 이유와 명분은 전혀 없는 것이다.

 

빛이 있기에 그림자가 있는 것이고, 오르막 길이 있기에 내리막 길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공’과 ‘늘공’이라는 말이 있듯, 선출 직 감투는 몇 년 임기의 한시직이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이 땅에서 숨쉬며 살 수 있는 삶 자체도, 지구행성에 임시로 전세 살다가 모두 남겨둔 채, 속절없이 떠나는 것이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를 살면서, 결국 안개처럼 흩어질 인기와 자리를 위해서 남에게 억울한눈물을 흘리게 해서는 반드시 후회한다. 자신도 모르는 순간, 무의식속에 저장된 왜곡 정보는 BTS가 고백하는 것처럼 번 아웃 증후군으로 몰고가는 요인이 되고, 인간성 상실에 따른 불행한 인생으로 이끄는 주범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담론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느낌도 찔림도 없다면 그는 아직도 환상속에 감금된 자신을 무겁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진단하고 스스로 복원되지 않으면, 결국 외부의 영향력에 의해서 강제로 치료되어야 할 때가 반드시 도래하기 때문이다. 세상 양심은 아직도 살아있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도 희망이 있다. 승자나 패자나 유권자나 피유권자나 모두가 이 희망의 대열에 함께하며 윈 윈 하는 삶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윤영호 칼럼니스트(시인, 수필가, 홍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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