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오피니언/칼럼
코로나가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이동우 인제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
용형선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2/04/19 [19:20]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2년 넘게 우리 생활을 제약해 온 코로나 팬데믹 기간 속에서 K-방역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국민들이 팬데믹 초기 국면부터 충실히 수행해 온 방역 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 두기 등 ‘행동백신’의 실천 덕분이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행동백신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온 분들의 마음 속에는 ‘마음의 힘’ 또한 길러졌으니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인한 박탈을 이겨올 수 있게 해준 ‘만족력·수용력·낙관력·생산력·감속력·독존력’이라는 6가지 마음의 힘이 바로 그것입니다.

 

만족력

 

현대인은 모두 어느 정도는 쾌락 중독자입니다. 소비 사회의 도래로 인해 새로운 상품, 새로운 볼거리, 새로운 서비스가 밀물처럼 쏟아져 나오기에 각종 쾌락의 바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현대인의 삶인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각종 소비 행위에 제약이 가해졌을 때 우리 모두 느꼈던 불쾌감, 짜증은 일종의 쾌락 금단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곧 마음의 평형을 회복하셨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초기에 느껴졌던 박탈감이 절제의 미덕으로 이어지고 보다 적은 것들로도 만족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짐으로써 쾌락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만족할 수 있는 힘, 즉 만족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길러서 우리 마음 속에 영속하는 힘으로 남길 필요가 있습니다.

 

수용력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다이나믹 코리아로 변모하는 동안 한국인의 전통적인 수용의 미덕은 뒤로 밀려나고 큰 목소리로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이 잘난 사람인 세상으로 바뀐 듯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은 수용력을 일부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코로나19의 유행 속에 있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바이러스가 확산돼 있으며, 감염 가능성에서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바꿀 수 있었던 것은 마스크 착용하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우리의 행동이었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인 국민들의 수용력으로 K- 방역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낙관력

 

코로나 팬데믹 초기부터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코로나를 극복해 나가자는 격려의 말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러나 마치 사태가 단기간에 극복될 듯한 전망들은 여지없이 사람들을 더욱 낙담하게 만들었습니다. 막연히 잘 될 거라는 기대를 품은 채 기다리는 ‘눈 감은 낙관주의’와 달리,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응시한 채 희망을 잃지 않는 태도인 ‘눈뜬 낙관주의’가 필요했던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낙관성과 현실감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생산력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회의와 모임이 취소되었고,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취소된 모임과 온라인 회의로의 전환으로 인해 우리에게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고 이러한 시간은 시간에 쫓겨 급박하게, 전형적이고 기계적으로 처리해 오던 일들을 다른 각도에서,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 보다 생산성 있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의 생산력을 기를 기회를 준 것입니다.

 

감속력

 

근현대의 역사를 관통하는 흐름 중 하나는 ‘삶의 가속화’일 것입니다. 근대 산업혁명의 시기에 기차와 전보가 가속화시킨 삶의 속도를 현대의 비행기와 전화기가 다시 가속화시켰고, 인터넷과 SNS가 몰고온 정보화의 물결은 근현대의 가속화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가속도로 인간의 삶을 다시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이전의 현대인들은 수많은 활동들 속에 매우 분주하게 지내왔습니다. 분주하게 지내왔을 뿐 아니라 광속을 방불케 하는 시간적 압박 속에서 숙고하고 능동적으로 행동을 선택하는 능력을 잃고 자동화되고 작동당하는, 피동적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처럼 자동화되어 작동 당하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감속력’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된 많은 활동과 그로 인해 주어진 시간들은 현대인에게 감속의 기회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삶의 속도, 보다 근본적으로 마음의 속도를 늦추면서 자극과 반응 사이에 멈춰 서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독존력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가장 큰 변화이자 가장 큰 고통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이런 상황을 독존력, 즉 ‘혼자 있을 수 있는 힘’을 키움으로써 극복해 왔습니다. 본 칼럼을 통해 독존력을 키우기 위해 게임, 인터넷, SNS 등 집중력과 지속력을 방해하는 산만한 자극에서 잠시 벗어나 독서, 글쓰기 등에 전념하는 훈련을 짧은 시간이라도 시작해서 점차 그 시간을 늘려가기를 권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상의 6가지 마음의 힘은 앞으로 남은 코로나와의 공존 기간을 견디게 해 줄 것이며 코로나가 끝난 후에도 우리의 인생 여정을 동반해 줄 것입니다. 코로나의 극복이 일년 전이나 이년 전보다는 가까워진 현 시점에서, 코로나가 길러준 마음의 힘을 되새겨 보고 우리 마음 속에 지속하는 힘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앞으로 여섯 번의 칼럼을 통해 여섯가지 힘듦의 의미를 잘 보여주는 한국화들과 함께 이러한 힘듦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 이동우 인제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임상의사로서의 진료업무와 함께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정신보건업무, 정신건강정책 개발에도 참여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 읽기, 즉 마음 다독(多讀)에 매진해 왔다.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