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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밭뜰 詩人 안원찬] 뒷간이 좋다

용석준기자 | 기사입력 2022/01/23 [16:39]

[긴밭뜰 詩人 안원찬] 뒷간이 좋다

용석준기자 | 입력 : 2022/01/23 [16:39]



뒷간이 좋다

 

 

서울 나들이 한번 할라치면 물부터 최소한 하루 굶어야 한다

 

도심지에서 갑자기 용변 신호 오면 골 아프다 못해 하늘 누레지고 얼굴에 닭살 돋고 온몸 뒤트는 경련, 한곳으로 모아 꽉 훔켜잡고 두리번거리다 튀어나온 눈알 집어넣는 것 외에 아무 생각 없다

 

거적때기 걷고 들어가 쪼그려 앉아있으면 햇살 스미고 구름 겹겹 지나가고 별들 수런거리고 국수 가닥 같은 비 들이치고 똥물 튀어도

 

마음의 근심 시나브로 사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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