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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경 의원, 홍천군 문화재 관리 총체적 부실 지적

수억들인 복원과정에서 문화재 변형, 훼손..책임소재 없어

용석춘 기자 | 기사입력 2020/11/27 [15:02]

최이경 의원, 홍천군 문화재 관리 총체적 부실 지적

수억들인 복원과정에서 문화재 변형, 훼손..책임소재 없어

용석춘 기자 | 입력 : 2020/11/27 [15:02]

홍천군 문화재 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지적됐다.

 

▲    최이경 의원

 


26일 홍천군의회 행정사무감사(문화체육과)에서 최이경 의원은 “홍천군에 있는 문화재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보물급 문화재가 복원과정서 원상태로 제대로 복원되지 못하고 오히려 훼손되는 사례와 부실한 관리가 드러났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문화재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보전해야 하는 주무부서에서 비용을 들여 문화재를 훼손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최이경 의원은 “문화재 보수예산이 펑펑 쓰여지고 있음에도 복원은커녕 오히려 변형, 훼손하고 있어 수천년 역사를 가진 사찰 문화재가 조립식도 아니고 뜯었다 고쳤다 반복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며 “한 번 잃은 문화재의 원형은 다시는 되찾을 수 없기에 복원에 수십 년, 수백 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원형을 살리고 지금보다 보다 신중한 문화재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재청, 지자체, 전문가, 담당과, 학예사 그리고 보수업체 모두가 문화재 관리에 엉망이고 총체적 부실”이라며 “전문가라는 보수사업단들은 원형과 다른 변형된 문화재로 망가트려 놓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어, 이제라도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홍천군의회 옆에 있는 사사자 삼층석탑


 

홍천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

 

최 의원은 “홍천미술관 마당에 있는 보물 2점 중 제540호인 홍천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에 대해 보수작업 시 중요 기단부 중 하층기단 지석과 면석 일부가 땅에 파묻혀 석탑의 원형 그대로 복원이 안됐고 삼층석탑의 안내판 설명도 일부 잘못 표기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삼층석탑 하층기단의 면석에 조식된 안상과 안상 내 화형의 일부가 땅속에 파묻혀 하층기단부의 양식을 살펴볼 수 없고, 이렇게 매몰시켜 버리면 화강암으로 되어 있는 석탑이 금이 가고 부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함에도 전혀 고려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   지적 후,  기울기 계측기를  다시 땅 속에 매립하고 있다. 하층기단을 드러내기 위해선  자갈을 거둬내야 한다.

 


또 기울기 계측기를 안상 안에 버젓이 붙여 놔 연꽃 모양을 가렸고 안내판에는 조성시기가 고려 후기로 되어있지만, 한국문화 대백과사전에는 고려 전기로 나와 있어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괘석리 사사자 석탑의 역사적, 학술적 가치로는 순한 표정의 네 마리 돌사자 모습 자체가 보기 드물고 남한에서 가지고 있는 사사자 삼층석탑은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이 유일하기에 삼층석탑의 그 가치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기 때문에 석탑 연구자들이 논문에서 자주 인용하고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사사자 삼층석탑 복원은 지난 2018년 5월23일-9월1일까지 괘석리 사사자석탑 보존처리 명목으로 2157만 원이 집행됐고, 2019년 12월 6일–9월 7일까지 희망리 3층 석탑 주변 정비공사로 5900여만원이 희망리 삼층석탑 보존처리 명목으로 2천 700여만원이 집행됐다. 2년여 동안 1억 700만원 가량이 쓰여 졌음에도 불구하고 원형대로 복원하지 못한 것이다.

 

 

▲  수타사 봉황문

 

 

수타사 사천왕상 중 ‘동방지국천왕’ 재보수 시급

 

최 의원은 수타사 사천왕소조도 복원했지만 잘못 복원해 오히려 훼손됐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천년고찰인 홍천수타사 입구 봉황문에 봉안된 사천왕상(四天王像)이 문화재청 등 전문가들에 의해 지도, 수리 복원되었지만 복원전후가 상이해 잘못 복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봉안된 사천왕상 중 ‘동방지국천왕(東方持國天王)’의 오른손에 쥐어진 칼의 위치가 복원 전, 손등이 아닌 손 밑으로 잘못 복원된 것이다. 그리고 잘못 복원된 칼이 아래로 쳐지자 못과 철사로 칼을 고정시켜 놓았다.

 

▲   칼끝이 왼손아래에 놓여 있다.

 


1998년 9월 5일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21호로 지정된 수타사 사천왕소조는 보존대책문의 조사 보고서를 근거로 보수공사를 1999년 11월-2000년 4월 26일까지 진행했다. 수타사 소조 사천왕상, 영상회상도, 지장십왕도 등에 대한 보수를 위해 국비 7000만원, 지방비 7000만원 총 1억 4천원의 예산을 들여 수리 보수를 했고 그해 4월25일 비파, 칼, 용두 조립후 작업을 완료했다. 그때 칼날의 위치가 2000년 보수후 손등에서 손바닥 아래로 내려와 설치되는 원형과 다른 엉터리 보수를 한 것이다.

 

 

 

 


그리고 3년 뒤인 2013년 홍천군은 3억 1837만원을 들여 홍천 수타사 소조 사천왕상 보존처리 공사를 다시 했지만, 원형을 훼손하고, 단청 칠도 잘못해 보수공사비가 투입 될 당시 분명히 고증을 통해 원형과 다름을 인지하고 바르게 원상복구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형 복원은커녕 3억이 넘는 예산만 낭비하게 된 것으로 군에서 관심이 없는 건지, 무성의 한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질타했다.

 

수타사 흥회루 보수공사만 해도 5년 단위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소조사천왕상은 내년에 2억8000만원을 들여 또 보수를 할 계획이다. 

 

▲    잘못 올려진 비로좌나불상


 

잘못 올려진 비로좌나불상의 모습

 

도종환 국회의원이 국정감사까지 했던 물걸리사지에 관한 물걸리사지 석탑은 한 사찰에 석고좌상 4개인 곳은 홍천이 유일하다. 그러나 비로자나불자상을 받치고 있는 좌대도 본래의 모습과 다르게 짜맞춤되어 있어, 보기에도 균형이 맞지 않다. 이는 국가보물을 시골 농기구처럼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    낡은 안내판

 


물걸사지는 지금이라도 원형을 제대로 복원해 불교계에서도 관심을 갖도록 지자체가 앞서 나서고, 웅장한 국가보물이 모여 있는 이곳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불자들의 성지가 되고 기도의 터가 될 수 있도록 관광자원화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이경 의원이 신봉리 절터에서 방치된 석탑 부재들을  살펴보고 있다.

 

 

신봉리 사지 유적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동면 신봉리사지의 유적에 대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지만, 이후 진행된 사항이 없었다며, 비지정사지는 문화재적 가치 확인, 보호 관리를 위한 정비에 들어가는 시간과 예산투입에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신봉리사지의 가치를 찾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문화재 지정 신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현지를 방문한 결과 신봉리사지의 탑으로 보이는 탑신부 부재들이 주변에 넘어져 방치돼 있었으며 보호조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빠른 시일 내 문화재 신청을 하고, 수타사와 연계시켜 인문학과 역사가 만나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천군에는 현재 전문학예사가 3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준다면 홍천군이 소유한 각종 보물문화재가 다시 화려하게 복원되고 수준높은 문화도시로서 홍천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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