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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빛과진리교회에 6개월 임시당회장 파송…피해 교인들 "솜방망이 처벌"

홍천뉴스투데이 | 기사입력 2020/09/29 [01:03]

예장합동, 빛과진리교회에 6개월 임시당회장 파송…피해 교인들 "솜방망이 처벌"

홍천뉴스투데이 | 입력 : 2020/09/29 [01:03]

진상조사위 "김명진 목사 신학 지도 필요", 노회서 논의 안 돼…교회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신앙 훈련을 빙자해 '인분 먹기', '매 맞기' 등 가혹 행위가 이뤄졌다고 교인들이 폭로하면서 물의를 빚은 빛과진리교회(김명진 목사)에 대해, 소속 노회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황석산 노회장)가 '6개월 임시당회장 파송'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평양노회는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에 이어, 다시 한번 소속 목사를 감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평양노회는 9월 24일 서울 예수사랑교회(김진하 목사)에서 임시회를 열고, 빛과진리교회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강재식 위원장) 보고를 받았다. 진상조사위는 김명진 목사의 설교와 목회 방식, 교회 리더십 제도 등에 문제가 있으며, 신학적 지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가 지도를 받는 동안 강도권을 중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평양노회는 진상조사위 보고만 받고, 김명진 목사에 대한 지도나 징계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 대신 김진하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해 6개월간 교회를 수습하도록 결의했다. 임시당회장 파송 기간에 김 목사의 강도권이 중지되는 것인지도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진상조사위원장 강재식 목사는 9월 28일 "조사 결과 김명진 목사가 화체설을 이야기하는 등 신학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었지만 이단으로 몰기는 어려웠다. 잘 모르고 설교한 것들은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리더십 코스 등) 교회 내부 구조다. 이것 역시 고치겠다고 하는데 잘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노회가 좀 더 강력하게 조치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 목사를 지지하는 빛과진리교회 교인들은 교회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자, 제기된 의혹을 전부 부인했다. 인분 먹기나 공동묘지에서 매 맞기 같은 훈련을 '극한의 비유적 표현'이라고 하는 한편, 교회 외벽에 '빛과진리교회를 지켜 달라'는 문구를 붙이는 등 캠페인을 벌였다. 강재식 목사 역시 진상 조사 과정에서 빛과진리교회 교인 40여 명이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에 난입해 어려움을 겪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평양노회 결의에 빛과진리교회는 환영하는 모양새다. 교회는 노회 결과가 나온 당일 교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본 조사 결과에 대하여 빛과진리교회는 예장합동 평양노회원들과 조사위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조사 결과 및 결정 사안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끝까지 기도로 마음을 함께해 주신 성도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전하며 주님의 마음에 더 합한 빛과진리교회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반면, 빛과진리교회 피해자들은 2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리더십 훈련 중 뇌출혈 사고를 당해 1급 장애 판정을 받은 피해 교인을 비롯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거나 상담 치료를 받는 등 상흔이 깊은 피해 교인들이 있다. 그럼에도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는 피해 제보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오히려 교회 음해 세력으로, 신천지로, 정치 세력으로 몰아갈 뿐 아니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제보자들을 겁박하고 있다. 평양노회는 임시당회장 파송 6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과, 조사 기간에는 이단성이 농후하다는 말과 달리 '이단성이 없다'고 발표하는 등 피해 제보자들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은 "이제라도 평양노회와 조사위원회는 피해 제보를 축소·은폐하지 않았는지, 또한 성경과 교단 신학과 교단 헌법, 상식에 비추어 정당하게 치리했는지 즉시 조사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된 김진하 목사는 28일  "나도 내가 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황석산 노회장이 우리 교회에서 임시노회를 열게 해 달라고 해서 응했는데, 임시당회장을 시킬 줄은 몰랐다. 조사위원회 보고서도 본 적 없다. 이번 연휴에 천천히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진하 목사는 "김명진 목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그 교회 훈련 프로그램에 과도한 측면이 있었고, 인분 사건 등 생각지 못했던 일로 악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다. 그 책임은 져야 한다. 향후 설교자 선정이나 조직 정비 등을 해 나갈 생각이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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