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석춘 칼럼
비겁한 정치," 탈당, 무소속 출마자의 궤변"
보수에서 영혼 없는 진보로
용석춘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0/03/19 [15:11]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보티첼리의 지옥 구조도

 


코로나사태로 세상이 하수상하다. 코앞에 닥친 21대 총선은 후보자는 보이지 않고 공천불복과 꼼수위장정당의 잡음만 시끄럽게 전개되고 있다. 낙천자들이 무소속 러시를 이루면서 특히 그렇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최근 조일현 예비후보자의 공천불복과 민주당 탈당, 그리고 무소속 출마에 따른 시비가 저자거리에 분분하다. 보통의 경우 오랫동안 당에서 권한을 누려왔다면 당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소양이다. 그러나 ‘오랫동안’이라는 시간이 어느 사람에게는 감사가 아니라 기득권에 준한 권리금으로 이해, 도저히 권리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아집을 만들어 낸다.

 

필자는 본 글이 선거에 입후보한 조일현 후보자를 비방하기 위한 글이 아님을 먼저 밝혀 둔다. 다만, 후보자가 다수 유권자에게 보낸 SNS나 탈당기자회견에서 배포한 보도 자료가 사실과 다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혹여 많은 유권자들이 거짓된 사실로 그릇된 판단을 할 수 있기에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서 이를 경계하기 위함을 전제한다.

 

 

“일단, . . . 잠시 탈당하면서”라는 여운, 탈당합리화

 

조후보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공천배제가 일부 세력의 농간으로 배제됐다며 억울함과 배신감으로 민주당을 깨부수고 응징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여운을 남겼다. “일단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다” 그리고 말미에 “더불어민주당을 잠시 탈당하면서 예비후보 조일현”라고 보도문건에 적시했다. 선거 후 당선돼 다시 복당하겠다는 전제를 깔고 무소속출마를 합리화시킨 것이다. 당원들의 동정을 사기 위함일까? 며칠 전, 이해찬 당대표가 “공천 못 받아 탈당 후 무소속에 출마하면 영구 제명하겠다.”고 밝혔다. 참 아쉬운 대목이다. 탈당의 변치고 옹색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화 운동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가?

 

조후보는, 자신은 더없이 당에 충성했고, 민주당을 키우고 지킨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신은 전두환 군사독재시절에 부정과 맞서고 눈비를 맞아가며 갖은 모욕과 편견 속에 빨갱이 소리까지 들어가며 당을 키우고 다져왔다고 보도 자료를 냈다. 과연 그러한가? . . .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조후보는 민주화를 위한 투쟁보다 민주화로 인한 혜택을 본 최대 수혜자 중 한사람이다.

 

조일현 예비후보자의 과거 정치이력을 살펴보자. “근로농민당에서 시작해 신민주공화당→통일국민당→자유민주연합→열린우리당→중도개혁통합신당→중도통합민주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까지 왔다. 당적으로만 본다면 국내 최다 당적이동자인 이인재 전 의원의 당적(12개)보다 한수 위다.

 

조후보가 몸 담았던 당의 정체성은 또 어떤가? 1988년, 조후보가 몸 담았던 신민주공화당은 유신정권세력이 만든 당으로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주요 뿌리 중 하나다. 그리고 1992년 때 통일국민당은 현대그룹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대통령에 입후보하려고 만든 재벌당이다. 당시 정주영의 막강한 금전살포로 14대 총선에서 지역구 24명을 당선시키는데 조후보가 이때 당선됐다. 그리고 자유민주연합은 또 어떤 당인가? 보수의 거두인 김종필이 민자당을 탈당하고 만든 당이다. 자민련도 결국 2006년에 한나라당과 다시 통합하게 된다. 현재, 미래통합당의 전신이다.

 

전형적인 보수우익에 서있던 조후보가 ‘눈비를 맞아가며 갖은 모욕과 편견 속에 빨갱이 소리까지 들어가며 키우고 다져 온 당’이라고 말한 것은 난센스 중에 난센스다. 나가도 너무 나갔다.

 

조후보는 70~ 80년대 암울한 동시대를 필자와 함께 살았지만 민주화 운동이나 진보정치와는 거리가 먼 정치인이다. 특히 지역구인 홍천지역에서는 그 어떤 사회적 이슈에 참여하거나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역사가 없다. 오히려 민주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정치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빨갱이 운운하며 민주당을 키우고 다져왔다는 것은 정작 민주화운동에 소리 없이 고통 받고 수십 년을 재야에서 민주화운동을 전개한 분들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보수에서 영혼 없는 진보로

 

조후보가 보수정당에서 진보정당으로 발 딛게 된 것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이다. 선거 몇 달을 남겨두고 자민련에서 조후보가 갑자기 열린우리당 후보로 공천됐다. 경선 없이 낙하됐다. 당시 노무현대통령 탄핵정국으로 탄핵안 가결이 전 국민적인 분노로 이어졌을 때였다. 덕분에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이 넘는 152석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때 조 후보도 당선된다.

 

보수당 출신의 후보자가 갑자기 진보당 공천에서 당선된 것이다. 그러나 조후보는 얼마 못가 자신의 정치생명을 이어준 노무현을 배신하고 다시 김한길을 따라 탈당하게 된다. 수차례의 당적이동에서 조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쫒아왔을 뿐이다. 이러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그에게 몇 번의 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직을 맡겼고 총선후보로도 경선 없이 몇 번씩 공천장을 쥐어 주었다.

 

그러나 조후보는 집권여당의 지역위원장임에도 지역구인 홍천에서 발생된 각종 지역 현안문제에 대하여 철저히 외면했다. 홍천군민이 ‘용문–홍천’ 간 철도 길을 놓기 위해 전군민이 연서하고 길거리에 나설 때, 정치인 조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조원 대 국책사업인 풍천리 양수댐의 건설로 군과 주민이 대립할 때도, . . 송전탑 건설로 지역주민이 이웃 군민들과 연대해 투쟁에 나설 때도, . . , 그 어떤 이슈에도 정치인 조일현 후보는  현장에 없었다. 그런 그가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어쨌든 그가 또 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기차타고 서울 가자’고 한다. 4년마다 듣는 단골메뉴에 이젠 지치지도 않는다. 기찻길, . . .

   

 

내가 서 있는 자리가 편치 않다면 거두어들이는 것도 지혜 

 

며칠 전, 홍천군의회 민주당소속의 A군의원이 탈당해 조후보를 돕겠다고 나섰다. A의원은 복당한 민주당에서 다시 탈당하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 돕는 의리를 뭐라고 단정할 수 없으나 A의원이 왜 정치에 입문했는지 돌이켜본다면 답은 뻔하다. 조후보가 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 오래있어 그동안 은(恩)을 입은 다른 의원들의 추가탈당이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내가 서 있는 자리가 편치 않다면 거두어들이는 것도 지혜이다. 나가든 말든, 결국 죽은 물고기는 떠내려 갈 뿐이다.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편 가장 밑바닥에 예수를 배반한 가롯유다와 시저를 배신한 브루투스와 브루투스를 도운 카시우스를 두었다. 배신을 가장 큰 죄악으로 단죄한 것이다. 정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신뢰가 멀어지면 거기서 끝이다. 그리고 권력과 자신의 아집에만 도취돼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불임환자를 이제는 유권자가 모르지 않다. 세치 혀로 유권자를 현혹하려는 쓰레기 sns는 이제 그만 두시라.

 

 

 

홍천뉴스투데이 용석춘 편집장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좋은기사 홍천 20/03/19 [21:31] 수정 삭제
  좋은기사 잘봤습니다
나만 된다는 생각 홍천사랑 20/03/20 [14:35] 수정 삭제
  원조 민주당인줄 알고 있었는데 철새도래지 저리가라내요. 내 입맛에 맞춰서 반발하고 탈당했나봐요...
잘봤어요 홍천사랑 20/03/23 [17:34] 수정 삭제
  명품기사네요. 널리 홍보했으면 합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