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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으로 바뀐 골목, 주민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용석운 기자 | 기사입력 2020/02/01 [15:30]

도시재생으로 바뀐 골목, 주민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용석운 기자 | 입력 : 2020/02/01 [15:30]

서울 회현동에 거주하는 송정식(42, 직장인) 씨는 동네에 생긴 작은 변화에 출근길 기분이 달라졌다. 송 씨는 “최근 도시재생 사업으로 여러 시설들이 생겨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다양한 행사들도 하는 것 같은데 주말에 새로 생긴 시설을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이란 기존에 있던 시설을 새로운 용도로 재활용하거나, 낙후한 도시 내 공간을 재탄생시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설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정부의 생활 SOC, 도시재생 정책으로 도시 곳곳에 여러 시설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올해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을 비롯한 ‘생활 SOC’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했는데, 이러한 예산 상승에 힘을 얻어 진행될 도시재생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이 보다 윤택해지리라 기대된다. 이에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시재생시설들을 직접 방문해보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중림창고의 모습, 세련된 건물이 인상깊다.

 


서울 중구 중림동 오래된 골목에 ‘중림창고’가 들어섰다. 약 40년 전 불법으로 지어진 창고가 있던 곳을 도시재생을 통해 새로운 시설로 재탄생시켰다. 구부러진 골목길을 따라 세련된 느낌의 건물이 들어서니, 길을 걷는 주민들의 시선이 항상 그쪽으로 쏠린다.  

 

서길자(65, 주부) 씨는 “이 동네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는데 예전에는 참 깨끗하고 좋은 동네였다. 세월이 야속해서 어느새 오래된 동네가 됐는데 여기 중림창고가 들어서고 나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이 안에서 책도 보고 음료도 마시는 모습을 보니 활기가 느껴지고 좋다”고 말했다.

 

 

▲    책을 테마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중림창고는 여러 분야 크리에이터들과의 협력이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현재는 잡지 ‘아레나’의 박지호 전 편집장이 창립한 ‘어반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입주해 도시와 사람이 교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열리고 있는데 중림창고 우측에는 서점이 운영돼 여러 매거진과 도서, 굿즈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중림창고에서는 매달 이슈가 되는 책의 저자를 초청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심야책방’, 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심야살롱’ 등이 진행되고 있다.

 

 

▲    요리를 테마로 하는 도시재생 앵커시설 검벽돌집

 

 


이어 회현동에 있는 도시재생 앵커시설에도 방문해봤다. 회현역 인근 남산옛길 끝자락에서 ‘검벽돌집’을 만났다. 이름 그대로 검은색 벽돌로 지어진 깔끔한 건물이 골목의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앞서 소개한 중림창고가 책을 테마로 했듯 검벽돌집은 음식을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다.

 

‘요리인류’를 연출한 이욱정 PD의 쿠킹클래스와 요리를 통한 도시재생 세미나 등이 진행돼 음식으로 도시와 사람이 교류하는 의미 있는 장소가 될 예정이다. 깔끔한 분위기의 주방과 식탁이 마련돼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좋은 인상의 공간이었다.

 

 

▲   요리를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요리인류 서울의 맛’으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오디세이 나이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식문화 관련 이야기를 듣고, 요리를 통한 도시재생 세미나, 서울 도심 속에서 즐기는 영화와 음식, 문학까지 알차게 꾸며져 있다.

 

 

▲    주민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선사할 계단집

 

 


검벽돌집에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한 ‘계단집’은 이름 그대로 짧은 계단을 오르면 나오는 아름다운 목조건물의 정취가 담긴 시설이다. 입구에 소박하게 걸려있는 간판이 계단집의 정체성을 잘 보여줬다.

 

이동훈(30, 직장인) 씨는 “높은 언덕길에 대부분 주거지라 사람들이 편하게 커피를 마시려면 명동쪽까지 가야했는데 바로 근처에 이렇게 예쁘고 소박한 느낌의 카페가 생겨 좋다. 가끔씩 책 한 권을 들고 가서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주민 바리스타들이 활약하는 마을카페

 

 


계단집은 동네 주민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마을카페’다. 1년여 간 바리스타 교육, 훈련, 실습을 받아온 주민 바리스타 4명과 대형 프랜차이즈 점장 경험이 있는 주민 매니저가 관리하는 마을카페로 운영된다.

 

 

▲   공동육아시설, 회의실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됐다.

 


회현동 주민들이 함께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도시형 마을회관 ‘회현사랑채’도 있다. 검벽돌집에서 살짝 내려와 비좁은 골목길을 빠져 나오면 세련되고 깔끔한 회현사랑채를 만날 수 있다. 박은수(39, 주부) 씨는 “좁은 골목길이지만 멋진 마을회관이 생겨서 든든한 기분이다. 더욱이 향후에는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공동육아시설이 생긴다고 하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더욱 반가운 시설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회현사랑채

 

 

 

인터뷰 내용처럼 회현사랑채에는 주민들을 위한 공동육아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육아와 관련된 강의 및 프로그램이 열리는 강의실과 함께 마을에 관한 사안들을 논의할 수 있는 회의실 등도 마련됐다.

 

 

▲   서계동의 도시재생시설 감나무집

 


회현동을 빠져나와 서계동 일대의 도시재생시설들도 방문했다. 앞서 살펴본 회현사랑채와 유사한 성격의 ‘감나무집’은 오래된 이층집을 리모델링해 주민공동이용시설로 재탄생시킨 시설이다.

 

안정민(40, 주부) 씨는 “얼마 전부터 집 근처에 깨끗한 건물이 생겨 궁금했는데 마을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라 반가웠다. 멋진 시설이 생기고 나니 안에 있는 시설도 활용하고 이웃들과 소통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감나무집은 주민들이 함께 이용 가능한 공유부엌과 공유서가,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될 회의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감나무집 앞에 놓인 게시판을 보니 이웃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들과 근처의 도시재생시설들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들에 대한 안내가 되어 있었다.

 

 

 

 

 

 

 

마지막 도시재생시설로 서계동 ‘코워킹팩토리'에 방문했다. 코워킹팩토리는 1968년 생긴 만리시장에 위치해있다. 패션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봉제장인들의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하는 시설이다.

 

직접 가본 코워킹팩토리는 봉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 같은 분위기의 시설이었다. 봉제패션산업을 육성하는 민관협력형 거점시설로도 운영된다. 봉제 관련 일을 하는데 필요한 각종 편의시설과 재봉틀 관련 전시물도 마련돼 인상 깊은 공간이었다.

 

 

 

▲  여러 재봉틀이 전시되어 있었다

 

 


조장혁(26, 취준생) 씨는 “패션 디자인과 봉제 등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 분야에서 일을 하고자 준비 중이었는데 스스로 연습을 하고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이렇듯 도시재생시설들은 작은 돌이 잔잔한 수면에 파장을 일으키듯 주민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2020년 생활 SOC 관련 예산도 확대된 만큼 주민들의 삶의 질에 직결되는 유용한 도시재생시설들이 늘어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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