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피니언
적극행정은 ‘절박’한 시대적 소명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
홍천뉴스투데이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9/10/24 [15:08]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행정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이다. 시대환경이 급변하면서 법과 현실간 괴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연 달라질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역대정부마다 표방했던, 그리고 또 그렇게 지나갔던, 한 차례의 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며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적극행정의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적극행정 캠페인을 통해 공무원사회를 독려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공무원들은 ‘정부방침이 그러니까’라고 받아들이거나 ‘소속기관의 적극행정 성과를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대응 중’일 수 도 있다.

 

그러나 이런 차원에 그쳐서는 소기의 효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고, 지속가능성도 낮다. 때문에 보다 근본적 목표를 설정·관리하고 행정풍토, 즉 공무원들의 마음이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즉, 처음 시작은 중앙부처에 의해 상명하달식으로 추진하더라도 그 끝은 일선기관과 정부전체의 실적이 아니라 공무원사회의 자발적인 적극행정 분위기로 불붙고 꽃피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적극행정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적극행정 추진 중 문제가 생겨도 감사원 감사를 받지 않게 해주는 면책제도나 우수공무원 포상제도 정도로는 부족하다. 이보다는 근본적인 것을 바꿔야 한다.

 

공무원의 복무강령에 따르면 ‘법령 준수’가 절대 명제이다. 민원인이 현실적 애로를 호소해도 공무원은 법령상 안된다는 답변만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무원에게 법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하는가? 아니다. 국민행복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법에 맞지 않는 사안에도 “문제가 있구나, 해결해줘야겠다”는 의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울러 공무원이 소극행정을 펴게하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 법령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공무원도 잘못 알고, 잘못 집행하는 사안들이 허다하다. “담당공무원이 누구냐에 따라서 되는 일도 안되고, 안되는 일도 된다. 공무원이 바뀌기 전에 허가받아야 하거나, 공무원이 바뀔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괜히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중앙부처 공무원이 부처 누리집에 민원인의 질의에 대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법령해석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 조차 ‘암호수준’이어서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즉 법령을 가장 잘 아는 중앙부처 공무원이 법제처와 협업해 불분명한 쟁점사항들에 대해 강조하고 쉽게 풀어쓰는 등의 업무편람을 주기적으로 작성·공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일선공무원과 중앙정부 차원의 협업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법과 현실이 안 맞다고 일선공무원이 직접 법령을 고치기에는 힘든 일이다. 이보다는 민원애로와 현장사정을 중앙에 전달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해줘야 한다. 사실 현장의 사정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일만 해도 대단히 힘든 일이다.

 

또 중앙부처에서는 전담 팀을 두어 일선 현장과 수시로 소통해야 할 것이다. 상명하달이나 보고를 요청하는 방식 대신 일선 기관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소통해야 한다. 

 

끝으로 모든 공무원이 적극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쳐 주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렵다. 지표도 나쁘지만 체감경기는 더 나쁘다. 한국산업의 ‘새로운 빅 마켓’ 역할을 해주었던 중국이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한국산업을 밀어내는 빅 플레이어’가 되어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행히 4차산업혁명과 융복합시대를 맞아 한국에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려는 기운이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신사업에 대해 “법에 맞지 않습니다. 안됩니다”라는 대답 대신 “법령상 안 맞는 부분이 있지만, 중앙부처와 협의해 신속 해결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답변을 기대한다.

 

국민 민원에도 “법이 그래서 어쩔 수 없습니다”라는 답변 대신 “법상으로는 힘들지만 이런 해법이 있을 수 있으니 검토해 보고 결과를 알려 드리겠습니다”라는 ‘이해와 공감과 적극의 태도’를 보여 주었으면 한다.

 

공무원사회에 적극행정 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이로 인해 기업의 신사업이 활발하게 일어나 투자와 고용이 활발해진다면 국민들도 이런 긍정적 변화로부터 기운을 얻고 미래에 대해 자신감과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적극행정은 너무나 절박한 ‘시대적 소명’이다.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