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나경원 말한 자유는? “마음껏 과로사할 자유, 최저임금도 없이 일할 자유!”
‘근로기준법→노동계약자유법’ 막장 제안에, 정의당 이정미 “산업화 초기로 돌아가자는 거냐?”
고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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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10 [18:2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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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근로기준법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며 ‘노동자유계약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소한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근로기준법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취지인 만큼 파장이 일었다.     ©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저는 바로 며칠 전 대한민국 국회에서 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을 제1야당 원내대표에게 들었습니다. ‘파업시 대체근로를 허용하자’ ‘근로기준법의 시대에서 계약 자유의 시대로 나아가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꾸짖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한 바 있다.

 

“그동안 근로기준법의 틀 안에서 근로 제도 및 노동관계를 규정해왔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개편, 주 52시간 적용 등은 기존의 근로기준법 틀에서의 논쟁입니다. 하지만 점차 근로기준법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단일 기준으로 모든 근로 형태를 관리·조정할 수 없는 경제 시스템입니다.”

 

“다만, 새로운 산업 환경과 근로 형태에 맞는 ‘노동자유계약법’도 근로기준법과 동시에 필요합니다. 국민들에게는 마음껏 일할 자유를, 우리 산업에는 유연한 노동 시장을 보장해야 합니다. 신규 일자리 창출, 바로 계약자유화에서 시작됩니다. (이하 중략) 이제 국가가 일방적으로 정해주는 ‘기준’의 시대에서 경제주체가 자율적으로 맺는 ‘계약’의 시대로 가야합니다. 그 자유 경제의 길을 자유한국당이 열겠습니다.”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법으로 보장한 근로기준법 대신, 개별 노동자와 기업이 ‘계약’을 맺는 시대로 가자는 얘기다. 이럴 경우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경우 기업이 아주 유리한 ‘슈퍼 갑’의 입장에서 협상을 할 수 있게 된다.

▲ 근로기준법은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 근로기준법은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법으로 보장한 법안이라 할 수 있다.     © YTN

그럴 경우 노동자의 임금이 현 최저임금보다 한참 이하로 깎일 가능성이 크고, 근로시간도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뜩이나 현 최저임금을 최고임금으로 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훨씬 더 고통스럽게 하자는 거다. 사실상 21세기판 ‘노예양산법’이랑 다를 게 없다.

 

나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도 필요하지만 이제 노조의 사회적 책임 USR도 필요하다"며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을 만들겠다. 노조의 각종 사업, 내부 지배구조, 활동 등의 투명성, 공익성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러한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은 노조활동을 억압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경총이나 전경련 등 경영계에서 아주 바랄만한 법안이다.

 

나 원내대표는 특히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불법행위, 이제 더 이상의 관용은 안 된다. 파업기간 동안 다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을 추진하겠다"고까지 했다. 이런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은 역시 경영계가 줄곧 요구한 사항이다. 노동자의 단체행동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겠다는 얘기다.

 

이정미 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말한 ‘계약 자유’에 대해 “그 자유는 과연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과로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 주휴수당도 없이 일할 자유, 최저임금 없이 일할 자유, 해고되기 쉬운 자유"라며 ”이것은 자유가 아니라 착취일 뿐“이라고 꾸짖었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근로기준법 시대에서 계약 자유 시대로 나아가자’고 한 데 대해 “과로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 주휴수당도 없이 일할 자유, 최저임금 없이 일할 자유, 해고되기 쉬운 자유"라며 ”자유가 아니라 착취일 뿐“이라고 꾸짖었다.     © 국회방송

그러면서 “이미 지난 세기에 우리 인류는 이 가짜 자유를 내쫓았다. 그러나 제1야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시대도 아닌 박정희 시대로 퇴행하자고 한다. 더 나아가 아무런 사회법도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화 초기로 돌아가자고 요구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자유라는 이름을 사칭하여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 헌장을 무시하는 위헌적이며 반문명적인 주장”이라고 거듭 질타했다.

 

그는 또 나 원내대표가 언급한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법’에 대해서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쟁의권을 박탈해야 할 권력집단이 된 노조는 도대체 어느 노조를 말하는 건가”라며 “권력 밖으로 밀려난 약자들에게 단식과 농성은 선택이 아닌 최후 수단이며, 그것은 곧 민주주의의 위기를 뜻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한국 보수 정치는 1%만 행복한 대한민국이 목표인가? 그것은 보수도 아니다. 가짜 보수가 기승을 부릴수록 한국 민주주의의 불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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