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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사회 앞에 통회" 교계 원로들, 전광훈 목사 규탄

홍천뉴스투데이 | 기사입력 2019/06/22 [13:43]

"하나님과 사회 앞에 통회" 교계 원로들, 전광훈 목사 규탄

홍천뉴스투데이 | 입력 : 2019/06/22 [13:43]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전광훈 대표회장)를 향해 개신교계 원로들이 쓴소리를 내뱉었다. 원로들은 6월 1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와 한기총을 규탄했다.

 

기자회견에는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원로), 박경조 주교(성공회 전 의장), 신경하 목사(감리회 전 감독회장), 김명혁 목사(한복협 명예회장), 민영진 목사(대한성서공회 전 총무), 김재열 신부(성공회 전 교무원장), 손봉호 장로(서울대 명예교수), 윤경로 장로(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교계 언론뿐만 아니라 일반 언론들도 취재에 나섰다.

 

원로들은 호소문을 읽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고, 기독자유당을 이끌며 국회 입성을 노리는 전광훈 목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로들은 "교회와 교회 기구를 정치화 내지 정치 집단화 발판으로 삼는 전 목사의 행태는 교회의 신앙적 공공성을 왜곡하는 것이자 하나님 뜻을 거스르는 행위다. 정치인이 되거나, 정당인으로 활동하고 싶으면 목사직을 내려놓고 교회 연합 기구를 탈퇴하라"고 말했다.

 

한기총은 더는 한국교회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했다. 원로들은 "한국교회 대표성은 하나의 기구에 속해 있지 않다. 최근 한기총은 대표성이 현저히 약화됐다. 주요 교단은 한기총을 떠나 한국교회총연합을 설립했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와 한기총은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로 규정하고, 대통령 하야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원로들은 한기총을 향해 슬프다 못해 '참담'한 지경이라고 했다. 지난 시대의 낡은 이데올로기로 사회적 갈등과 이념 대결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위 한기총 대표회장의 정치 야욕적 망발은 한국교회를 수치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더구나 하나님 이름을 빌려 낡은 극단적 적대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고, 교회와 교회 연합 기구를 구태의연한 이데올로기 도구로 추락시키고 있다. 이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십계명을 위반한 반성경적, 반복음적 폭거이고, 신앙적 타락이다."

 

전광훈 목사는 독일 신학자 본회퍼를 인용하며, 자신의 정치적 활동을 정당화하고 있다. 원로들은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본회퍼는 나치의 정치적 인종주의 죄악을 넘어, 정치적 탄압 도구로 악용된 반공 이데올로기를 넘어 하나님의 보편적 사랑을 대안으로 들고나왔다. 온 인류를 위해 죽으신 십자가의 그리스도 은총을 힘입어 결연히 저항했다. (중략) 우리가 보기에 일면 나치의 행태와 유사한 주장을 펴는 장본인이 스스로 본회퍼의 순교를 따른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반하장의 도를 넘어도 한창 넘은 것이다. 사실 오도요, 정치적 망발이요, 신학적 궤변일 뿐이다."

 

원로들은 한기총을 대신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 '반성'하겠다고 했다. 교회가 세상을 염려해야 하는데, 세상이 교회를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로들은 "복음을 제대로 가르치고 실천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잘못으로 생각한다. 하나님과 사회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통회하며, 돌이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한기총 해산 운동을 할 생각이 없는지 △한기총이 기독교계 대표성을 상실한 게 맞는지 △전광훈 목사 활동을 제한할 방법이 없는지 △기독 정당을 만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전병금 목사는 최근 한기총에서 규모가 가장 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영훈 대표총회장)마저 행정 보류를 결정했다며 자연적으로 '해산'될 것으로 봤다. 전 목사는 "가만 놔둬도 그냥 사라진다. 과거에는 한국교회를 대표했지만, 실상은 이미 기능을 상실한 기관이다. 언론들도 (이전처럼) 한기총 이야기를 보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손봉호 교수도 "한기총이 기독교를 대표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권위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 활동을 제한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손 교수는 "기독교의 약점이기도 하다. 불교나 가톨릭처럼 중앙의 권위를 가진 기관이 있다면 제재를 할 수 있을 텐데, 개신교는 달리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기독 정당 출현도 부정적으로 봤다. 신경하 목사는 "기독교가 정당을 만드는 건 잘못됐다. 정당은 권력을 좇지만, 교회는 사랑과 정의, 평화의 가치를 추구한다. 교회가 권력을 쟁취해서 사회를 지배하거나, 힘을 가지고 세상을 끌어가서는 안 된다. 복음과 정치는 양립할 수 없다"고 했다.

 

김명혁 목사는 북한을 적대시하는 전광훈 목사를 향해 권면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와 목사가 독재자의 잘못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전 목사처럼 적대적으로 파괴적으로 물러나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 다 죽이고 망하게 하겠다는 건 복음이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남북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 서로 견해가 다르지만 (한국교회가 북한을) 끌어안아야 한다. 그래야 사회도, 북한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이게 바로 복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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