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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망천’ 망언 정태옥 또 말실수 “MBC는 정부 손아귀에?”

약산 김원봉 독립유공자 관련 생방송 발언 논란.. 앵커가 재차 묻자 당황해 "죄송"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4/06 [13:14]

‘이부망천’ 망언 정태옥 또 말실수 “MBC는 정부 손아귀에?”

약산 김원봉 독립유공자 관련 생방송 발언 논란.. 앵커가 재차 묻자 당황해 "죄송"

정현숙 | 입력 : 2019/04/06 [13:14]
자한당 정태옥 의원이 생방송 토론 중 약산 김원봉 선생 서훈 논란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정부 여당의 사실상 관리에 손아귀에 있는 MBC"라고 언급했다가 재차 묻자 사과했다. YTN  

 

특정 지역을 폄훼한 ‘이부망천’ 망언으로 입방아에 올랐던 정태옥(대구 북구갑)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일 또다시 실언으로 논란의 구설에 올랐다.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이라는 발언 후폭풍으로 자한당을 탈당했다가 최근 복귀한 정태옥 의원은 지난 3월 28일 황교안 대표로부터 당 대표 특별보좌역으로 임명장을 받아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 관심을 받았다.
  

정 의원은 이날 또 말실수가 나왔다. YTN ‘노종면의 더뉴스’ 시사프로에 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과 함께 출연한 정 의원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독립유공자 서훈 여부에 관해 “이미 이 정부 내부 깊숙한 곳에서 약산을 훈장 서훈할 거라 작심하고 여론을 그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방 후 월북해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김원봉 선생에게 국가유공자 서훈을 수여하는 문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정 의원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자한당 의원들은 북한 정권 수립에 공헌한 사람이 보훈 대상자가 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는 김일성을 비판하다가 숙청된 민족주의자 약산을 뼛속까지 공산주의자로 매도한 바 있다.

 

정 의원의 ‘실언’은 MBC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 의원은 “현재 정부·여당의 사실상 관리 손아귀에 있는 MBC가 약산 김원봉에 대한 드라마 20부작을 엄청난 돈을 들여 제작하고 있다. 아주 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국가보훈처가 사회주의 활동을 한 인물을 서훈하려 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나갔다. 

 

정 의원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보훈처 약산 서훈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뜬금없이 "MBC가 정부 여당의 사실상 관리와 손아귀에 있다"라는 본인의 자의적 판단이 불쑥 나왔다. 안 그래도 요즘 시청률 고전으로 애먹는 MBC가 애꿎게 한 대 맞은 것이다. 

 

정 의원이 발언이 끝난 뒤, 노종면 앵커는 "MBC가 정부 손아귀에 있다고 말씀하신 건가"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정 의원은 당황하며 "아, 그게 아니고, 그건 죄송하게 생각한다, (말 끊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과드리겠다"라고 수습했다. 

 

이어 노 앵커가 “저한테 죄송할 일은 아니다”라고 하자 정 의원은 “죄송하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제가 분명히 사과를 드리겠다”고 다시 말했다. 정 의원의 발언은 MBC가 마치 정부·여당 지시에 따라 드라마 제작에 나선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정 의원은 본인 발언을 뒷받침할 근거를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했다.

 

다가올 5월에 방송 예정인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 MBC 드라마 ‘이몽’은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이 펼치는 스케일 큰 액션 드라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6월에도 같은 방송 YTN에 출연한 정태옥 의원은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을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에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라는 망언으로 빗발치는 여론의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때 ‘이부망천’이라는 기상천외한 신조어가 탄생했다.


이번 발언에서 보듯이 정 의원의 내심은 본인의 소속당인 자한당과 가히 일심동체라고 할 수 있다. 연초에 KBS의 헌법 파괴 저지 및 수신료 분리 징수 특별위원회(위원장 박대출 의원)를 꾸린 자한당은 원내대책회의 등 공식 석상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처럼 자기들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공영방송 KBS를 줄기차게 비난하면서 MBC까지 트집 잡아 왔다.

 

1월 4일 "KBS 수신료 납부 거부에 나서겠다”며  대책위를 소집한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  뉴시스

 

지난 1월 4일 자한당 박대출 의원은 김정은 신년사와 신재민 전 기재부 공무원 관련 보도 건수를 비교하면서 MBC를 향해 "특정 여권의 정치 인사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마케팅 수준의 그런 보도를 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2월 12일 김성태(비례) 의원은 "공영방송 KBS, MBC와 보도전문채널의 불공정 편파방송 정도가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솔직히 어불성설인 것이 공정한 논지로 방송의 내용을 따져 보자면 지금도 야권 특히 자한당에 대한 마케팅 수준의 보도로는 TV조선과 채널A MBN 등 종편방송이 더하지 않을까. 그동안 정부의 어용 방송으로 지난 9년간 전 정권에 협조해 왔던 KBS, MBC가 정권이 바뀌면서 그나마 과거의 잘못된 모습을 바로 잡자는 게 이들은 심히 마뜩잖은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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