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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지원 의도한 FTA 대책, 도축, 도계장의 전기요금만 감면효과, ..파장
홍천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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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07 [18:1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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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를 지원하려 마련한 FTA 대책이 도축·도계장의 전기요금 감면효과만 내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축산농가 지원대책이 사실상 축산대기업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데 그쳐 재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도축·도계장들은 지난 2015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전기요금 20% 할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는 2014년 11월 국회 여·야·정 협의체에서 마련한 영연방 FTA 대책 중 하나로 도축수수료 인하를 전제로 하고 있다. 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도록 축산농가를 지원하고자 도축장을 통한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야·정 협의체가 도축 수수료 인하를 전제로 했을 뿐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지 않으며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한국축산물처리협회는 도축장의 제조비용 중 전기료의 비중이 5.25%라 계산하고 여기에 전기료 할인율을 적용해 도축수수료 인하율을 1.05%로 계산했다. 또, 한국육계협회는 사육원가 구성비에서 사육비 비중이 20.3%라며 마리당 1.5원을 계약농가에 지급하기로 했다. 육계협회는 2017년 7월부터 계열업체와 농가가 전기요금 할인금액의 절반씩 나누기로 하고 마리당 3.92원을 농가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방안은 임의의 계산식에 따라 결정돼 정당성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축산단체 관계자는 “도축장의 전기료를 낮추면 도축장의 경영부담이 줄어들면서 덩달아 축산농가에게도 혜택이 돌아올거라 봤는데 정작 전기요금의 비중이 높지 않더라. 당시에 면밀히 따지질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실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받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도축장 특례할인실적을 보면 지난 4년간 전기요금 20% 할인에 따라 전체 도축장들이 받은 지원금액은 총 665억원에 달한다. 연간 147억원에서 173억원의 전기요금 할인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현장의 축산농가들은 도축장 전기요금 할인에 따라 어느 정도의 혜택이 환원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원가 상승에 따른 도축수수료 인상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기에 막대한 세수를 투입한 대책이 제 효과를 내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또, 일부 가금계열업체는 계약농가에 제출하는 정산서에 전기요금 할인에 따른 환원 항목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A업체는 정산서 항목에 전기요금 할인에 따른 환원을 아예 밝히지 않았으며 B업체는 ‘전기료 등’이라고 애매하게 표기했다. 한 가금농가는 “정산서 상에 전기요금 할인에 따른 환원이란 걸 정확히 표기하지 않고 장려금 혹은 지원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가 세수를 줄여 만든 재원으로 계열업체가 농가에 지원을 한다고 생색을 내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래 FTA 대책 취지에 맞게끔 할인된 전기요금만큼 농가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농가에게 혜택을 더 주기로 결정해 2017년 7월부터 농가분 환원비율을 20.3%에서 50%로 인상했다”라며 “사육만 산업이 아니다. 도계장도 생산원가가 인상되며 힘든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업장 규모에 따라 지원금액이 크게 엇갈려 결국 대형사업장에만 수혜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황주홍 위원장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요금 20% 할인을 받은 도축장은 총 168곳이다. 이 중 연간 전력사용량이 많은 사업장 1~4위를 도계장이 독식했다. 전력사용량 상위 4개 도계장만 지난해 약 28억원의 전기요금을 할인받아 전체 할인금액의 16.2%를 점했다.

지난해 최고 연간 전력사용량(3382만8,420kWh)을 기록한 도계장은 한 해에만 약 8억700만원의 전기요금을 할인받았다. 반면, 지난해 최저 연간 전력사용량(6,012kWh)을 기록한 사업장(도축장)은 할인받은 금액이 14만원에 불과했다. 사실상 대형도계장을 소유한 축산대기업에 실질적인 수혜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도축장 전기요금 할인으로 개별농가에 어느 정도의 혜택이 돌아가는지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몇 년 전부터 시행된 대책이라 관련사항을 더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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