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핀란드에서 배우는 한국의 미래..차별없는 핀란드 교육
우열반이나 자사고, 외고같은 그런 개념 자체가 없는 핀란드
허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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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21 [22:1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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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피스트의 시사 스피치...핀란드에서 배우는 한국의 미래 제 4편

 

사회적 대타협 이라는 분수령을 넘지 못하면 선진국이 될수 없다는건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그런데, 노사정이 대타협을 하려면 우선 대화와 소통이 잘되어야 한다. 대화와 소통은 저절로 잘되는게 아니라 어릴때부터 교육과 훈련을 통해 능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회의때 한 사람이 발언권을 독점하고 회의를 맘대로 휘젓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귀를 막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은 아예 없다. 교수 또는 윗사람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입을 막아버리는 분위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지위가 높거나 나이많은 사람이 혼자 장시간 발언하고 다른 사람이 잠시라도 끼어들면 마치 모욕받은 듯 인상을 찌푸리고 면박하듯 험한 소리로 제지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에게 건네는 말은 거의 다 무슨 인신공격이라도 되는듯 경계하고 날카롭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열린 마음에서부터 민주주의가 시작된다. 한결같은 그들의 열린 마음은 교실, 즉 교육에서 왔다. 

아이들은 다 같지 않다. 선생님 입장에서 아무리 쉽게 잘 가르쳐도 아이들은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데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개인 편차를 흔히 학습능력의 차이로 여기기 쉽다. 개인 편차를 똑똑하고 둔하다는 식으로 학습능력에 바로 투영해 동일시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정적이다. 

편차가 생기는 것은 능력차이가 아니라 다름에서 온다. 습등방식이 각자 다를뿐이다. 다름은 능력이 아니라 시간 또는 깊이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이해도나 집중력에 높낮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도 학생 입장에서 어떤 포인트를 더 길게 또는 더 깊게 생각하다 보니 선생님의 다음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지 못해 놓치는 데서 올수 있다. 

이처럼 ‘더 길게, 더 깊게 생각하는 능력’을 ‘능력이 떨어진다’ 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길고 깊게 생각하는 학생이 발전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조할 가능성이 더 크다.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스티브잡스같은 천재들은 대부분 어릴때 일률적인 학교생활에 부적응자였다. 

일시적으로 개인 편차가 있다고 해서 우등과 열등으로 반을 나눠 상처를 주는 일은 핀란드에 없다. 우열반이나 자사고, 외고같은 그런 개념 자체가 없다. 만일 그런 차별적 요소가 있다면 헌법위반으로 범죄로 간주된다. 

 


학습에 대한 개인편차는 시간이 해결해줄수 있다. 길게 또는 깊이 생각할수 있는 약간의 시간만 더 주면 된다. 그리고, 길게 또는 깊이 생각할 동안 아이가 놓쳤던 다음 주제를 한번 더 상기시켜 주는 도우미가 필요할 뿐이다. 그 도우미로서는 선생님이 가장 적합하다. 선생님 다음으로 아이의 눈높이를 가장 가깝게 맞출수 있는 사람은 그 아이의 친구다. 

핀란드 교실에서는 그룹단위 수업이 많다. 책상을 몇 개씩 붙여놓고 몇 명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많다. 옆 친구와 이야기 하며 서로 묻고 대답하며 같이 배운다. 이런 과정에서 선생님의 개입은 최소화 한다. 선생님의 주 역할은 ‘기다려주기’ 와 ‘관찰’ 이다. 아이에게 협력과 소통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선생님은 꼭 필요할때만 아이들 눈높이에서 천천히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은 해답을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해결능력을 배운다. 더 중요한 것은 혼자 해결하는 능력이 아닌, 함께하는 방법을 열린 마음으로 배운다는 사실이다. 

학과 시간이 모자라면 다음 시간에 하면 된다. 그래도 모자라면 이해가 빠른 아이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아이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 가 아니다)를 짝지어 방과후에 같이 모여 공부하도록 유도한다. 선천적으로 이해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극소수 아이들을 위해서는 방과후 교실이 따로 있다. 이런 경우 정부에서 별도지원으로 특별교육을 하면서 단 한사람의 낙오자도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핀란드 아이들은 교실에서 어떻게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협력하는지 그 방법을 배운다. 열린 마음, 소통과 협력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학부모가 찾아와서 ‘내 아이는 왜 소통이 약하냐’고 따진다고 될일도 아니다. 어릴적부터 성장과정에서 아주 천천히 아이들의 피와 살에 스며들어 행동과 의식에 온전하게 뿌리 내려야 한다. 

그렇게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하는 세상을 배우면 약자를 배려할 줄 알게된다. 핀란드는 학생 모두 낙오없이 열린 마음을 가진 엘리트로 만드는 교육으로 국가경쟁력을 최고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 교육은 ‘소수 엘리트 육성’ 교육에 맞춰져 있다. 수능시험과 내신, 대학순위 등은 모두 소수 엘리트를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교육은 결과가 뻔하다. 극소수 엘리트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낙오된다. 엘리트 대열에서 낙오된 학생들을 위한 교육은 없다. 

엘리트 위주 교육시스템에서 고용주가 될 학생은 손꼽을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피고용자인 노동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다수 학생이 살아가야 할 피고용인인 노동자로 살아가는 방법도 가르쳐야 옳다. 

핀란드 교육과정 중에는 노조교육이 있다. 종합학교 고등반에서 배운다. 교사 지도하에 그룹을 만들어 한명은 사용자, 나머지는 월급 받는 노동자 역할을 한다. 교사는 여러 상황들을 만들어 토론하게 한다.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학생들이 스스로 의견을 말하게 한다. 노조가 단결권을 어떻게 행사하는지 사례들을 알려준다. 파업도 가르친다. 그러나, 최종목표는 타협과 공동이익이다. 노조교육의 핵심은 회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간 어떤 타협과정을 거치고 협상해야 하는지에 있다. 

한국 학교에서 노조를 가르친다 하면 ‘말도 안된다’ ‘빨갱이 교육이다’ 고 반대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7년전 한국은 유럽연합과의 협의에서 ILO(국제노동기구)의 조약비준을 7년 연기하는데 대해 동의를 받았다. 이제 그 7년이 지나 2019년부터는 조약내용대로 실천해야 하는데, 현 문재인 정부도 비준을 머뭇거리고 있다. 

조약 내용이 단체협약, 파업권등 지극히 기본적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고, 특히 중소기업들에서는 노조가입 자체도 사측의 위압적 분위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안되는 현실에서 당연히 비준되어야 함에도 지연되고 있는것이다.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에서 19세기말, 그리고 최근 오바마 정부에서도 노사정 협약으로 사회를 안정시키려면 노조가 노동자들을 대표할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노동자들 대다수가 노조에 가입해야 한다며 노조가입을 독려하고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대한민국의 노동정책은 매우 후진적이다. 

그런데 핀란드에서는 노조로 회사를 망치는 법을 가르치는게 아니다. 갈등을 푸는 방법을 가르친다. 어떻게 대화하고 협상하며 어떻게 갈등을 풀어 회사를 함께 발전시키는가 그 방법을 가르친다. 핀란드가 사회갈등이 낮고 있다해도 해결능력이 우수한것은 바로 이러한 교육문화 덕분이다. 반면, 한국은 OECD 회원국중 사회갈등지수가 최상위로 높고, 갈등을 해소하는 능력은 최하위권이다. 그래서, 모 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한국이 사회갈등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낭비되는 시간,에너지등의 비용이 돈으로 환산하면 국가예산의 절반정도나 된다 한다. 

한국의 사회갈등 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9개국 중 7위(2016년 기준)로 매우 높은 반면, 사회갈등 관리지수는 27위로 바닥 수준이다. 해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OECD 회원국 평균과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한국의 사회적 갈등 수준이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된다면 실질 GDP는 0.2%포인트 올라가고, G7 평균 수준으로 오르면 실질 GDP는 0.3%포인트 올라갈 것이라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 

핀란드는 어릴때부터 약자를 보호하며 함께 사는 세상을 가르친다. 그것은 열린 마음이 어릴때부터 육성되었기에 가능하다. 열린 마음은 서로 신뢰하는 사회를 만든다. 열린 마음과 신뢰가 모여 지금의 선진적 핀란드를 만들었다. 온세계가 부러워하는 높은 국가경쟁력과 복지수준, 그리고 온갖 위기상황에서도 한마음이 되어 이겨낼수 있는 협력과 타협의 정신이 만들어졌다. 

핀란드 국민은 정부정책에 신뢰를 갖고 적극협력한다. 물론 결정되기 전까지는 심도있게 토론한다. 누구나 동등한 입장에서 주장하고 상대방 의견도 경청한다. 그러나 합의안이 일단 결정되면 믿고 따른다. 정책 입안자와 집행하는 공무원 모두 열린 마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책임정치와 책임행정을 한다. 신뢰가 부족하고 투명하지 못한 사회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다. 그러니 경쟁력도 높을 수밖에 없다. 

낮은 갈등지수와 투명성은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큰 비결이다. 어릴때부터 배워 체화되어 있는 열린 마음은 핀란드에서 끊임없이 추진되는 각 분야 혁신의 기본동력이다. 

이와 관련, 한국에도 희망적 소식들도 있다. 

우선, 사회 각 계층의 목소리를 대표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당초 이 제도는 문대통령과 여당이 공약으로 약속한 것이나, 최근 당략으로 실천을 주저하다가 여론과 야당의 압박으로 다시 약속을 지키겠다 선회하였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걸 볼때, 우리나라도 이 제도를 바로 도입하여 사회적 약자들의 요구사항도 정치에 잘 반영될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일선 학교 중 민주 교육에 관심이 있는 곳을 추려 ‘민주시민학교’로 지정할 방침이다. 토론이나 팀 프로젝트 등 참여·협력형 수업을 늘리고 학교 내 의사 결정 때 학생 참여를 보장하는 등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 일선 학교의 신청을 받아 전국 51곳 정도를 민주시민학교로 지정하려 했는데 132곳이나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애초 계획보다 지정 학교가 많이 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고등학교에서는 향후 도입될 고교학점제와 연계해 민주시민교육과 관련된 ▲시민 ▲토론 ▲미디어 리터러시 등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요즘 가짜뉴스가 많은데 형식은 뉴스처럼 보여 진위 판별이 어렵다. 이를 가려내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말했다. 새 과목의 편성 등은 교육과정이 개정돼야 가능해 2022년에나 결정될 예정이며, 그리고, 선진적인 IB(국제바칼로레) 교육 시스템도 한국에 조만간 도입될 예정이다.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한국어판 도입이 결실을 맺는다. IB 국내 공교육 도입은 서울시교육청의 조희연 교육감이 맨처음 화두를 던지고, 제주도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이 함께 추진한 토론 논술형 교육과정이다.

제주도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은 내달 IB 본부(IBO, 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와 IB 프로그램 한글번역작업의 협력각서(MOC, Memorandum of Cooperation)를 체결한다. 2022년 11월 첫 IB 대입 시험을 목표로 모든 일정을 추진하기로 IBO와 합의하고 최종 서명을 앞두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대구시교육청이 IBO와 협의한 사항이 공개됐다. ▲수험생들은 수능최저 없는 수시전형으로 대학입시에 지원하고, ▲한글 번역 우선 대상 과목은 역사, 화학, 생물, 수학, 지식론(TOK, Theory of Knowledge), 소논문(EE, Extended Essay), 창의체험활동(CAS, Creativity/Activity/Service)으로 하고. ▲2022년 수험생은 약 150명으로 예상하고, ▲수험생이 500명 이상이면 한글화 과목을 추가하며 물리나 경제, 지리 과목이 추가 대상 과목이 될 것으로 보이고, ▲교육청에서 교과별로 영어 가능한 교사들을 추천하면 IBO에서 집중 훈련하여 내년부터 영어판 채점관으로 투입한 뒤 그 중 검증된 교사들은 2022년 한국어판 채점에 투입하고, ▲IB 도입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한국형 바칼로레아(KB) 10년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한다는 점 등이다.

2022년 IB 입시생들은 국어, 수학, 역사, 화학, 생물을 한글로 시험을 치르고, 영어와 연극은 영어로 본다. 연극은 수능 같은 지필고사는 없고 모두 수행평가만 받는다. 종합예술인 연극을 영어로 하면 영어의 수행평가 기능을 하기 때문에 영어 능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B 이수자들의 국내 대학 진학에는 걸림돌이 없다. IB로 공부한 수험생들은 수능 최저를 적용 받지 않는 수시전형으로 대학 입학이 가능하다. 서울대를 비롯한 20개 주요 대학의 수능최저 없는 전형은 평균 40%가 넘는다. IB로 국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무척 넓다는 결론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국내 15개 대학의 입학처들은 지난 7월 IBO에서 실시한 한국어판 IB 도입 타당성 검토 작업 중 한국 대학들의 IB 인식 조사에 참여한 바 있다. 이 대학들은 이미 IB를 매우 잘 알고 있었고 한국어판 IB로 지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기존의 학종 학생들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대학들은 그 이유로 기존의 학종 전형보다 IB가 더 신뢰성이 있고 공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불공정 논란이 있는 학생부종합전형보다 50년간 검증된 IB로 응시하는 학생들이 대입에서 선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카이스트, 이화여대는 이미 국내 학력으로 인정받는 IB 학생들의 입학 전례가 있다. 그 외 다수 대학은 재외국민자녀전형으로 IB 입학사정 경험이 누적되어 있다.

교육과혁신연구소의 이혜정 소장은 "IB 전면도입이 아니라 일부 학교에만 시범 도입해도 그 영향은 일파만파일 것"이라면서 "공립학교에 다니는 옆집 아이가 다른 종류의 숙제를 하고 다른 종류의 시험을 보는데도 국내 대학에 잘 갈 수 있다는 사례를 지켜보면, 수능과 학종에서 벗어나 선진화된 입시와 내신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IB는 1968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 법적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IBO에서 운영한 교육과정 및 대입시험 체제다. 국제기구 주재원 자녀 등 외교관 자녀들이나 해외 주재 상사원 자녀들이 어느 한 국가에서 국가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교를 안정적으로 다닐 수가 없어서 그들에게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을 해 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네덜란드 덴하그(헤이그)에 실무 본부가, 영국 런던에 채점센터가,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본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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