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전라도에 대한 박한 평가 뒤집은 택리지 필사본 발굴됐다
정약용 유배 시절 제자 황상이 1860년대에 편찬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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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23 [11:3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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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지리지인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 독창적인 생각과 해석을 집어넣어 필사한 책이 나왔다. 이번에 발견된 황상의 택리지 필사본은 기존에 전라도·황해도·평안도·함경도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렸던 이중환의 택리지 평가와 다르다. 

 

▲  황상이 필사한 택리지. [안대회 교수 제공]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연구자 9명과 함께 이본(異本) 20여 종을 비교해 정본(定本) 택리지 번역본을 출간한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는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가르친 제자인 황상이 주관에 따라 재편집하고 증보한 택리지를 발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전라도를 "풍속이 음악과 여자, 그리고 사치를 숭상한다"라고 평가했다면 황상은 "전라도의 풍속을 두고 세상에서는 속이고 경박하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겠다" 라고 말해 정면 반박하기도 하였다.

 

이번에 택리지 필사본을 번역한 안교수는 "황상은 당시 금과옥조처처럼 인식된 택리지의 지역평가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역설하였다.

 

조선 후기 문인 청담(淸潭) 이중환(1690∼1756)이 1751년 세상에 내놓은 택리지는 저자가 남긴 마지막 수정본이 전하지 않지만, 이본만 200여 종에 달하는 베스트셀러.

 

황상 택리지의 진정한 특징은 내용에 있다. 안 교수는 "황상은 당시 금과옥조처럼 인식된 택리지의 지역 평가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이중환은 전라도를 설명하면서 "풍속이 음악과 여자, 그리고 사치를 숭상하고, 경박하고 교활한 사람이 많으며 학문을 중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에 급제하여 현달한 사람이 경상도보다 적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황상은 "전라도의 풍속을 두고 세상에서는 속이고 경박하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겠다. (중략) 예로부터 절의를 지킨 선비가 많았기 때문에 그 풍속이 또 호협하고 기개를 숭상한다"고 반박했다.

 

안대희 교수는 "이중환은 호남과 대비해 영남 사람이 투박하고 도탑다고 했으나, 황상은 영남 사람이 뻣뻣하고 사나우며 남에게 돈 한 푼 내주지 않는 인색한 기질임을 폭로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중환은 스스로 전라도에 가보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그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는 의문"이라면서 "전라도 사람인 황상은 속속들이 파악한 자기 지역 정보와 현황, 특산물, 자랑거리를 필사 과정에서 대폭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  황상이 필사한 택리지. [안대회 교수 제공] 연합뉴스

 

황상은 전라도뿐만 아니라 관서와 관북 지방에 대한 이중환의 저평가도 부인했다.

 

이중환은 팔도론 함경도에서 "관서와 관북의 함경도와 평안도 두 개 도는 살 만한 곳이 못 된다"고 했으나, 황상은 복거론에서 풍속을 다루면서 "관서와 관북 두 개 도는 오랫동안 사환(仕宦·벼슬살이를 함)이 끊겨서 400년 이래로 고관대작이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그곳 백성들은 누구나 비분강개한다"고 적었다.

 

또 황상은 지리 서술에 지역 전설을 포함한 이중환과 달리 역사나 야담을 반영하는 태도를 지양하기도 했다.

 

안 교수는 "치원본 택리지는 이중환과 황상, 정약용이 국토지리를 보는 시각과 참신한 정보, 지식을 버무린 저술로 세 사람의 지리관을 선명하게 드러낸다"며 "이 책은 19세기 중반 인문지리학과 다산학단 지리학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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