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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마니'80kg’ 는 일제잔재, 소포장 단위로 바꿔야
홍천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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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03 [19:1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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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쌀을 재는 단위는 가마니다. 농촌에서는 줄여서 가마라고도 부른다. 한가마니를 표준도량형으로 환산하면 80kg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말은 8kg가 된다. 즉 10말이 한가마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마지기라는 말은 쌀 한말을 뿌려서 수확이 가능한 넓이의 논을 말한다.


한말은 10되이다. 되는 곡식, 가루, 액체 따위를 담아 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그릇으로 무게가 아니라 부피의 단위이다. 한 됫박에 쌀을 담으면 약 1.6kg이 들어간다.

이렇게 보면 되, 말, 마지기, 가마니 모두 우리가 전통적으로 써왔던 친숙한 도량형으로 생각하기 쉽다. 여기엔 함정이 있다. 바로 가마니다.

우리가 쓰는 쌀 한가마의 가마니가 기준도량형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일제 강점기이다. 우리는 쌀을 재는 단위로 섬을 썼다. 섬이 표준어이지만 석으로도 불렀다. 흔히 심청전에 나오는 공양미 300섬이 우리가 쓰는 도량형으로 표기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 우리나라는 쌀을 거래할 때 섬이라는 단위 대신 가마니를 쓰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에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쌀을 수탈할 목적으로 가마니를 사용하면서 단위가 변했고 가마니를 줄여서 가마라고 불렀다.

가마니는 1900년대 초 일본에서 가마니틀이 들어오면서 일본어인 가마스( かます)에서 유래됐다. 볏짚으로 꼰 가는 새끼줄을 짜서 자루로 만든 것이 가마니다. 볏짚의 길이가 가마니 폭으로 용적은 100ℓ로 쌀은 80kg, 보리는 76.5kg을 담을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섬(180ℓ)보다 훨씬 작았으나 두께가 두껍고 촘촘해 낱알이 작거나 도정된 곡물도 흘리지 않고 담을 수 있는 장점과 함께 일본에서 쌀을 가마니로 수매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점차 쌀 단위가 섬에서 가마로 바뀌었다. 가마니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한 말의 개념도 16kg에서 8kg으로 줄어들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과 김도형 연세대 교수가 쓴 '가마니로 본 일제강점기 농민수탈사'에 따르면 일제는 조선의 쌀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가마니 보급에 앞장섰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쌀의 기준단위가 80kg 한가마가 됐고 이것이 그대로 남아 양곡관리법에도 쌀의 기준단위를 80kg으로 하고 있다.

최근 농산물 유통의 트랜드는 소포장이다. 1인가구의 증가와 외식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소포장된 농산물을 찾기 때문이다. 과거 15kg으로 유통됐던 참외는 소포장으로 전환한 성공사례로 뽑힌다. 참외는 1.5kg으로 소포장해 유통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박스포장도 아닌 비닐에 담아서 판매되고 있다. 배 역시 15kg에서 7.5kg과 5kg으로 소포장 전환에 성공했으며 사과는 도매시장에서 15kg 박스포장을 금지시켰다.

일제의 잔재인 한가마니 80kg는 현장에서 유통되지도 않는 단어이며 정부의 양곡관리와 쌀 목표가격에만 사용되는 낡은 잔재이다. 1kg 단위로 기준을 바꾸고 쌀 유통단위로 4kg이나 5kg단위 이하로 바꾸는 것이 쌀 가격에 대한 오해도 해소하고 일제강점기 유물도 버리는 일거양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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