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피니언
지방이양일괄법, 지방분권의 시작이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부원장
홍천뉴스투데이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8/11/03 [21:45]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10월 23일 드디어 ‘중앙행정권한 및 사무 등의 지방 일괄 이양을 위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등 66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지방이양일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재가했으나 개별법령의 개정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미루어지면서 이양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700여건의 중앙행정권한과 사무가 ‘일괄’해서 이양되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본래 다수의 부처에 관계되는 다수의 법률을 개정하는 입법방식인 ‘일괄법’은 입법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효율적이며 정립된 원칙과 기준에 따른다는 점에서 합리적이다. 개별법률을 개정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등이 절약되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복잡한 행정현실 속에서 일관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관계되는 법률을 일괄해서 개정하기 때문에 합리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입법방식은 그다지 잘 활용되지 않지만 이웃나라 일본을 비롯해 선진국에서는 자주 활용되는 방식이다. ‘지방이양일괄법’은 2004년 정부입법으로 추진되어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를 어디로 할 것인가의 장벽에 부딪혀 좌초됐으나 이번에는 여야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지방이양일괄법‘을 심의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박수를 보낼 일이다.

지방이양일괄법의 심의과정을 통해서 정부와 국회는 입법방식에 있어서 효율성과 합리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실험을 하게 될 것이며 향후 입법형식과 입법절차의 개선이 이뤄짐으로써 명실상부한 입법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일괄이양법의 준비과정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해 온 필자로서는 이번 지방일괄이양법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행정자치부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공동 주최로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촉진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199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행정자치부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공동 주최로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촉진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우선, 자치분권의 입법적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자치분권의 첫걸음은 중앙행정권한과 사무를 지방정부에 이양하는데 있다. 현대의 행정법규는 국민과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명령적 수단에서 협력적 수단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으나 행정권한과 사무, 책임의 조정과 배분은 중앙행정기관간의 것으로 일괄되어 왔다.

지방자치제도의 부활 이후에도 여전히 이러한 입법형식은 유지되어 왔음도 부인할 수 없다. 행정권한과 사무의 이양은 개별 법률의 개정에 맡겨짐에 따라 법분야간 권한과 사무의 이양에 불균형이 발생하고, 자치분권정책의 일관성이 훼손되어 왔다.

이번 지방일괄이양법은 자치분권정책의 기준과 원칙을 행정부 뿐 아니라 입법부에서도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 놓았다는데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향후 자치분권정책의 입법적 완성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자치분권정책의 추진에 있어서 일관성과 지속성이 확보될 것이다. 중앙권한 및 사무 이양심사의 결과를 일관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입법화함으로써 지속성이 확보됨으로써 자치분권정책의 완성도를 점차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계 개편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자치분권특별법에서는 자치분권과 관련된 기준과 원칙, 방향을 규정하고 있으며 특별법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중앙행정권한과 사무를 일괄이양하는 입법방식을 통해서 추진한다면 자치분권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방이양일괄법의 입법부 심의를 통해서 입법부 내부의 입법심의절차나 입법형식 등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성공시킨다면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행정에 있어서 입법적 대응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이양일괄법에서 촉발된 입법심의절차나 입법형식의 다양성이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이양일괄법의 입법은 결국 국가 전체의 유효한 자원과 역량의 효율적 배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국가 전체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만시지탄이지만 지방일괄이양법의 국회 상정으로 열려진 자치분권의 지평이 지속적으로 추진됨으로써 주민이 주인되는 자치분권이 완성되고 이를 통한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