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천명에 그쳤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이 최근 "썩 좋지는 않을 것 같다. 참 고민이 많다"고 토로한 '7월 고용지표'의 충격적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17일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취업자 수는 2천708만3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천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10년 1월 1만명이 감소한 뒤 8년6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하지만 당시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일시적 충격에 따른 고용 감소였으나, 이번 고용 부진은 주력산업들이 일제히 경쟁력을 상실하는 '구조적 위기'의 산물로 장기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실제로 취업자 수 증가는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해서 10만명대 이하에 그치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는 지난 2월 10만4천명, 3월 11만2천명, 4월 12만3천명, 5월 7만2천명, 6월 10만6천명으로 최악의 행진을 진행중이다.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조선 감원의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가 12만7천명(2.7％) 감소, 전체 고용 감소를 이끌었다.

이밖에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0만1천명, -7.2％), 교육서비스업(-7만8천명, -4.0％) 등에서도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도 각각 3만8천명, 4만2천명 줄었다. 도소매업은 8개월째, 숙박·음식점업은 14개월째 감소다. 지방 부동산경기 침체로 부동산업도 4만명 줄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구조조정 여파로 노동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동사에 한 집안의 가장인 40대 취업자가 14만7천명이나 줄었다. 이는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 15만2천명 감소이후 최대여서, 외환위기 못지 않은 극한 불황으로 가정 파괴가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7월 고용률도 61.3％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낮아졌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 수는 103만9천명으로 작년 7월보다 8만1천 명 늘어나면서, 1월부터 7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고 있다.실업자 수가 7개월 이상 연속으로 100만명을 넘은 것은 1999년 6월∼2003년 3월에 이어 18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실업률은 3.7％로 1년 전과 비교하면 0.3％포인트 높아졌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3％로 전년 동월과 같았다. 그러나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5％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청년층의 고용보조지표3은 22.7％로 0.1％포인트 각각 높아져, 피부로 느끼는 청년 실업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54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6만3천명 늘었다.

7월 고용지표가 이처럼 참담한 실체를 드러내면서 정부가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치를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대폭 낮췄으나 이 또한 실현 가능성은 거의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는 20일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가 일거리 고갈로 무기한 휴업에 들어가는 등, 지금도 제조업 현장에서는 대량 실직 사태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금융위기후 일자리가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일자리 증가 전망치를 18만명 수준으로 줄였지만, 이 숫자도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시장이 살아나야 달성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미국, 일본이 '완전 고용'을 자랑하고 유럽의 고용 상황도 뚜렷히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 일거리가 없어 일자리가 사라지는 충격적 침몰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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