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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맘마미아 소피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18/08/14 [17:36]

[칼럼]맘마미아 소피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8/08/14 [17:36]

최근 10년 만에 <맘마미아2>가 개봉했다. 1편에 나왔던 익숙한 곡은 물론 이번 편에서 선보인 곡들도 많아 관객들을 다시 한 번 스크린 속으로 불러들인다.


<맘마미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바(ABBA)라는 유명한 그룹의 명곡들로 만든 뮤지컬 영화이기 때문이다.


자막으로 해석이 나오긴 하지만, 댄싱퀸이나 맘마미아 같은 곡들은 설령 가사의 의미를 몰라도 흥겹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이다.


문제는 이러한 흥겨운 OST와 별개로 그 내용에 있다. 1편에서는 도나(메릴 스트립 분)의 딸 소피(아만다 사이프리 분)가 결혼을 앞두고 신부입장에 함께 할 자신의 친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어머니조차 3명의 남자 중 누가 생물학적으로 아버지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결국 3명이 동시에 입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간단하게 유전자검사를 통해 친부를 가려낼 수는 있으나, 결혼식에 초대받은 이른바 세 명의 아빠 후보는 모두가 하나같이 자기가 책임질 일을 했으니 서로 1/3씩 책임을 나눠가져 친부를 가려내지 말고 셋 모두 아버지가 되어 주자고 결의한다는 점이다.


만약 이 영화가 한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아버지가 불분명해 3명의 후보를 결혼식에 초대했다는 상황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사회적 반향(反響)을 일으켰을 것이다.


아마도 어머니의 성적 문란을 지적하는 것부터, 사생아(私生兒)라는 딱지와, 세 명의 아빠 후보들은 이제 와서 무슨 책임질 일이냐는 것까지 다양한 논쟁이 일었을 것이다.


실제로 <맘마미아> 1편보다 6년이나 늦게 개봉한 한국영화 <숙희> 속 숙희(채민서 분)는 어머니가 두 명의 남자와 성관계를 통해 태어났는데, 두 남자 모두 책임질 생각을 안 해 친부가 누군지도 모른 상황에서 수십 년 동안 홀어머니 손에서 길러졌다.


두말 할 것 없이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그토록 원하던 생명의 탄생이든, 하룻밤 불장난에 의한 탄생이든 할 것 없이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모든 인간은 존엄한 존재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어디에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축복받지 못한 삶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두 영화는 잘 보여준다.


설령 원하던 바가 아니더라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 그것이 하루에 12.3명(2015년 보건복지부 통계)꼴로 아이들이 버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디컬쳐 이경헌 기자


원본 기사 보기: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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