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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전통인삼농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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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28 [16:3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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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의 전통인삼농업이 인삼 분야에선 세계 최초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FAO는 지난 2~4일 개최한 세계중요농업유산 과학자문그룹 최종심의회의에서 금산 전통인삼농업의 자연친화적 토지 이용, 개갑처리를 비롯한 전통농업기술 등의 가치를 인정해 해당 농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했다. 전통인삼농업은 어떤 특성이 있기에 농업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을까.

전통인삼 재배농법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강희천 금산군청 농업유산정책팀장은 “전통인삼농법은 최소 7년에서 최대 20년의 재배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좋은 품질의 인삼이 나온다”며 “특히 예정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삼 재배 예정지를 최소 2년 이상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단 뜻이다. 인삼을 심기에 앞서 아무것도 없는 땅을 매일 20~30번씩 거르고 해충을 걸러내면서 흙을 햇빛에 골고루 노출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두둑을 만든다.

또 하나, 예정지에 미생물을 번식시키는 게 중요하다. 금산에서 전통농법으로 인삼을 재배하는 정수복씨는 “예정지에 청초(산야초) 및 호밀을 심는다. 호밀의 경우 뿌리가 땅 속에 깊게 파고들어가 미생물이 그 뿌리를 먹으며 자란다”며 “여름이 되면 자라난 청초를 잘게 부숴 밭갈이를 한다. 흙과 청초를 섞음으로써 발효가 돼 미생물이 더욱 쉽게 증식한다”고 밝혔다.

목초액도 미생물 번식에 있어 유용하게 쓰이는데, 정씨에 따르면 과거부터 선조들은 목초액을 살충제 겸 살균제로 써 왔다고 한다. 정씨는 “뿐만 아니라 재에 소변을 섞어 밭에 뿌려도 살충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목초액을 인삼밭에 뿌리면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져 버섯이 밭고랑에 자라게 된다. 버섯은 인삼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영양분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한편 FAO가 높게 평가한 또 하나의 농법은 개갑처리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인삼 종자 보전을 위한 자가 채종 방식이다. 항아리 바닥에 자갈을 깐 뒤 그 위에 깨끗이 씻은 왕모래를 깔고, 그 위에 인삼씨앗을 깐다. 그 위에 다시 자갈, 모래, 인삼씨앗을 순차적으로 쌓고 하루에 한 번씩 항아리에 물을 줘 가득 채워야 한다.

물을 채운 뒤엔 가을까지 항아리에서 천천히 물을 빼는데, 그렇게 할 시 추석이 지날 즈음 인삼씨앗이 벌어지니, 이를 개갑이라 한다. 그렇게 개갑처리한 인삼씨앗을 심는다. 인삼 싹을 틔우는 데 원래 2년 가까이 걸리나, 개갑처리 기술을 사용할 시 약 3개월 만에 싹을 틔우는 게 가능하다.

이와 같은 전통농법의 고수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씨는 “전통인삼농법은 초기비용이 많이 든다. 예정지 관리를 시작할 때 약 4,0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며 “인삼농사 짓는 사람치고 빚 안 진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최소 7년 이상의 기나긴 기간 동안 예정지 및 인삼을 한시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시 농사를 망치게 된다. 7년 후 이 땅에 나타날 인삼을 위해 모든 시간과 비용, 그리고 정성을 바치는 것이다.

한 가지 후문, 금산 전통인삼농업은 하마터면 농업유산에 등재되지 못할 뻔한 위기가 있었다. 강 팀장은 “당초 농림축산식품부는 금산 한 군데만이 아닌 전국의 인삼농업 방식을 ‘고려인삼농업’으로 묶어 등재를 시도하려 했다”며 “그러나 FAO는 국가 단위가 아닌 각 지역차원에서 100년 이상 진행해 온 전통농법에 대해서만 농업유산으로 인정하기에, ‘고려인삼농업’ 등재는 무위로 돌아갔다. 이후 ‘금산 전통인삼농업’으로 다시 이름을 바꿔 등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강 팀장은 “중국이 자국의 인삼농업을 농업유산에 등재하고자 계획하던 상황에서, 이번 금산군 전통인삼농업의 농업유산 등재는 우리 전통농업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쾌거”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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