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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한국당’ 성공하려면 반성문 쓰기부터 시작해야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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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9 [17:3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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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사과문을 낸 지난달 15일 저녁. 지인 A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휴대전화로 김 대행과 한국당 의원들이 무릎을 꿇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의원들 뒤에 걸린 현수막에 오타가 난 것 같다”고 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가 아니라 ‘저희가 잘못됐습니다’가 맞는 것 아니냐”는 A의 말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참석자는 모두 국회나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한국당이 보여준 모습은 ‘저희가 잘못했다’보다는 ‘저희가 잘못됐다’ 쪽에 가까웠다. 당을 수술대에 올리겠다고 유명 외과의사를 찾아간 일이나, 의원총회에서 “특수활동비 받아서 밥 산 적 있느냐”며 다퉜다는 이야기는 듣는 사람이 창피할 정도다.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지만 여전히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강하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당이 위기라는 점은 다 함께 공감하면서도 뭘 잘못했는지, 누가 얼마나 잘못을 했는지 제대로 된 반성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잘못이 어디 있는지 모르니, 당을 고치는 일이 가능할지 확신이 안 서는 것이다.

한국당 내부에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원인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문이라거나, 남북 정상회담이 몰고 온 바람 때문이라 믿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강하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이 한국당보다 성공적이었다거나, 적폐청산 정국에서 ‘정치보복’ 운운하며 옛 정권과 절연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고 인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선거 패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제가 나빠지면, 혹은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 상황이 달라질 거라 믿고 싶어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착시 효과’라고 외면하던 때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 이대로 흘러가서는 여당이 무너져도 한국당에는 기회가 안 올 것 같다.

문제가 꼬일 때는 남이 어떻게 하는지 둘러보는 것이 방법이다. 그런 면에서 2007년과 2012년 두 번 연속 대선에서 패하고 한국당의 현재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현 여당의 과거는 참고할 만하다.

“민주통합당 내의 갈등과 분열은 지속됐고 확고한 리더십이 형성되지 않았다. (중략) 원내 제2당으로서 거대 보수정당을 상대로 소수정당의 한계를 딛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심어주지 못했다.” “민주당의 최근 10년 역사는 ‘탓의 역사’였다 해도 비하로 들리지 않는다. (중략) 뭐든지 계파 탓, 남 탓 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무(無)계파 선언만으로는 안 된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야 한다. 신질서는 정책과 노선이 중심이 된 새로운 체제다.” “진보가 문제가 아니라 능력이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스스로를 ‘역사의 죄인’이라고 자책하며 낸 책 ‘비망록’에 실린 대선 평가 보고서에 담긴 구절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까지 담아 스스로의 실패를 분석한 것이다. 이 글에 ‘민주당’ 대신 ‘한국당’, ‘진보’ 대신에 ‘보수’를 대입하면 현재 한국당에 거의 들어맞는 이야기다.

‘김병준 한국당’은 스스로를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일부터 출발해야 한다. 부끄러운 과거를 샅샅이 훑어야 무엇을 버려야 할지,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알아볼 수 있다. 그래야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도 진정성 있게 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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