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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철학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기사입력 2018/03/12 [19:34]

개똥철학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입력 : 2018/03/12 [19:34]
대통령을 하겠다던 안희정이 대한민국 남자들을 오그라들게 만들었다. 모든 범죄에는 자백 혹은 고백의 요소가 있는 법인데 성추행의 경우에는 가해자가 솔직하게 자백하기가 힘든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피차의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선을 넘은 것이냐 아니냐 하는 경계가 매우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 기준은 구체적 행위 보다는 남녀 사이의 추상적인 관계가 관건일 것이다.


마틴 부버에 의하면 모든 관계에는 '나와 너'의 관계와 '나와 그것'과의 관계가 있다. ‘너’와 ‘그것’의 차이는 성행위에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와 사랑 없는 관계를 비교해 보면 적절한 설명이 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는 인격적 관계로 맺어지지만 강제적 관계는 육체적 욕망을 만족 시키는 물질적 관계로 맺어진다는 뜻이다.


예수나, 석가 등은 세계를 ‘나와 너’ 관계로 보는 이였고, 히틀러와 유대인, 나폴레온과 세계는 ‘나와 그것’의 관계였다.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반드시 인격적 관계가 아닌 본능적 욕망의 관계로 맺어지는 수가 있다. 예수가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는 이미 간음을 한 자이니라.” 라고 했던 말은 어떤 상황에서 한 말이던가? 바리새인들이 자기들이 얼마나 경건한가를 내 세울 때 대귀로 한 말이다.


그러므로 이 말은 “그려? 진짜로 거룩하다면 여자를 보고도 거시기 하지 않아야제? 안 그려?” 라는 뜻의 풍자가 아니었을까? 그렇치 않다면 예수의 말은 음란죄의 확대해석에 불과한 것이 아니겠는가? 예수가 과연 남성들로 하여금 항상 죄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러므로 위 구절은 “여자를 품고 음욕을 품지 않는다면 남자가 아닌 것이다.”라는 해석도 가능한 것이다.


만약에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면 ‘Metoo’ 운동 때문에 불안에 떠는 남자들에게 해방의 메시지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바리새인들의 위선을 풍자한 뜻일 뿐이다. 즉 종교지도자라는 위선의 가면을 벋고 너희도 평범한 동물적 남성들처럼 윤리적으로 고민을 해야 한다는 뜻인 것이다.


‘Metoo’운동의 근본적 성격은 남녀 사이의 본능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정의의 문제이다. 즉 힘에 의한, 계층 차이를 이용한 성의 욕망을 해결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다.


안희정이 국민들의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어서 여려갈래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줄기는 “도대체 나라가 망하느냐 흥하느냐 하는 이 엄중한 시기에 대권주자씩이나 하던 인간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안희정의 행동을 조금 확대해서 해석하면 여성을 능욕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과 역사를 배반한 것이라는 논리도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던 안희정 보다는 1000000배나 더 바쁜 클링턴도 백안관 사무실에서 짬을 내어 르윈스키와 그짓을 하다가 탄핵위기까지 몰리지 않았던가?


도대체 알만한 이들이 도대체 왜 그랬을까? 프로이드는 인생의 목적을 결정하는 것은 쾌락원칙의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쾌락원칙은 본능의 욕구를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만족시킴으로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인간은 쾌락원칙에서만 살 수 없고 문명을 이루고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현실원칙의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남성들은 쾌락원칙에도 불구하고 조신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클린턴은 워낙에 난 놈이니까 그렇다고 치더라도 도대체 안희정 따위는 뭐냐는 것이다. 나는 사실 안희정이 매우 거시기 해서 여러 편의 글을 썼다. 이유는 매번 국민을 가르치려 하는 훈장질을 하기 때문이다. 안희정은 제 까짓 게 생각하는 것을 다른 정치인들이 생각을 못 할 리가 없는데 훈장질을 하려 했다. 김용옥이 훈장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물론 그는 충분히 훈장의 자격이 있어서 공개적으로 훈장질을 하지만 대중은 그의 언행을 불편해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에게는 내 편, 네 편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희정은 자칭 큰 그릇인 척 분명치 않은 언어로 항상 희끄므레하게 말을 했다.


그런 안희정이 이번에는 확실하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었다. 그가 그 동안 설파한 철학은 개똥철학이었던 것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사실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철학이 개똥철학이기는 하다. 그 철학이 잘나가면 정명석이처럼 교주가 되는 것이고 잘못 나가면 안희정처럼 잡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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