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살롱
신천지를 이용하는 한국교회
홍천뉴스투데이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5/04/09 [07:32]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신천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요즘은 웬만한 교회의 현관에는 '신천지 출입금지!'라는 경고문이 버젓이 붙어 있다. 이만희를 '이긴 자', '보혜사'로 부르며 '재림 예수'로 정중히 모시는 신천지는 엄연한 이단이기 때문에, 교회에서 이단을 경계하자는 당연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탓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나만 그런 생각이 드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경고문을 볼 때마다 뒷맛이 개운치 않다. 굳이 신천지 따위 허접한 이단을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할 만큼 교회의 기본이 허약한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신천지가 교회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보다, 교회 안에 들어온 이단 신천지에 교인들이 휘둘리지 않게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출입금지’ 팻말을 교회에 매달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제 발로 걸어온 신천지가 오히려 회개하고 돌이키게 만드는 것이 건강한 교회의 바른 자세이며 의무가 아닐까? 교회는 하나님의 성령이 임재하는 거룩하고 능력있는 성전이라면서, 그따위 허접한 이단이 두려워서 정문에 팻말을 내걸고 제 발로 교회에 걸어 들어오는 자들을 애써 막아야 하는가.
 
물론 신천지의 폐해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교회에 심각한 분열을 일으키고, 이단의 가증한 사교邪敎를 전파하는 신천지로 인해서 교회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신천지 이단에게 교회를 빼앗겼다고 땅을 치며 탄식하고 있을 게 아니라, 교회를 빼앗긴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오해가 없기 바란다! 미리 밝혀두지만, 나는 이만희의 신천지를 더럽고 사악한 이단이라고 단정하며, 주의 이름으로 이만희를 단호하게 저주하는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이다. 다만, 신천지가 진입한 교회마다 공통된 문제점을 안고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교회들은 이미 교회 안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약점을 악용하는 신천지에게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목사의 비리 때문에 교회가 위기에 처했다면 그것은 보다 분명히 말해서 신천지 때문에 교회가 분열의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방치한 교인들 때문에 발생한,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교만과 탐욕에 찌들어 심각한 비리를 저지르고, 불신앙과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뜻을 배역한 목사를 끝까지 ‘하나님의 종님’이라며 맹종하면서 교회의 심각한 문제를 방치하는 무책임한 교인들이 있기 때문에 분열이 일어나는 것이며, 게걸스러운 신천지는 그런 분위기를 재빨리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 솔직히 말하건대, 비리 목사에 의해서 교회가 붕괴되는 것과 신천지에 넘어가는 것 사이에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가.  
 
교인들이 앞장서서 비리 목사를 사퇴시키거나 죄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처를 취하면서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면 신천지가 아니라 별천지가 들어온들 교회가 분열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달리 말해서 신천지가 들어오지 않더라도 그런 교회는 붕괴되거나 붕괴돼야 하는 치명적인 문제를 이미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신천지가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막는 것보다, 교회 안에 버젓이 존재하는 심각한 문제들을 숨김없이 인정하고 진실한 자세로 원인을 파악해서 가차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다른 관점에서 말하면, 요즘 적지 잖은 교회에서 신천지의 위험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며 속내는 의식있는 교인들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테면, “교회에서 공공연히 담임목사를 비판하는 사람은 대부분 신천지 추수꾼들이다”라거나, “평신도가 성경을 가르친다면, 그는 영락없이 신천지 강사다. 성경은 반드시 목사에게 배워야 한다”라는 식으로 신천지를 빌미 삼아 교인들의 비판을 사전에 차단시키거나, 은연중에 목사의 우월성을 주입시키는 도구로 악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즘 ‘100만 가나안 성도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한국교회에서는 가나안 성도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내 주변에도 가나안 성도들이 적지 않은데,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나름의 분명한 의식이 있고 한국교회의 비루한 현실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비리를 저지른 담임목사의 불의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느닷없이 신천지로 매도당했다는 공통적인 경험이 있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아니다. 신천지가 횡행하는 만큼,  역으로 신천지를 이용해서 정당한 교인들을 매도하는 교회가 많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교인들을 비판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서 유치한 방법을 쓰려들지 말고, 비판받지 않을 수 있도록 교회를 바르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에 없을 뿐만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에 정면에서 대적하는 반성경적인 '목사 성직주의'를 교인들에게 허투루 강요하려 들지 말고, 교인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역시 신학을 공부한 목사들이 낫다”라는 말이 나오도록 목사들이 깊이있게 성경을 연구하고, 진실하게 가르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요컨대, 남 탓이나 하면서 어쭙잖은 행동을 하지 말고 한국교회는 자신의 모습부터 제대로 점검하라는 말이다. 교회가 영적으로 건강하고 목사들이 영성과 실력을 제대로 갖춘다면 신천지가 교회 안에 들어온들 전혀 두려울 일이 아니며, 목사 아닌 평신도가 외부에서 가르치는 성경공부에 교인들이 굳이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지 않은가. 한국교회가 진정한 교회가 되려면 좀더 정직하고 좀더 당당해져야 한다.<강만원 칼럼니스트>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