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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리셉션’ 도중 빠져나간 펜스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기사입력 2018/02/10 [20:11]

‘평창 리셉션’ 도중 빠져나간 펜스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입력 : 2018/02/10 [20:11]

평창 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평창 동계올림픽 리셉션에 사실상 불참했다.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의 헤드 테이블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동석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펜스는 행사 시작 시간보다 10분 늦게 리셉션장에 입장해 일부 인사들과 인사한 뒤 5분 만에 행사장을 떠났다. 김 상임위원장과는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펜스는 미국 선수단과의 만찬 때문에 참석이 어렵다고 사전 통보했고, 리셉션 행사장 바깥에서 포토세션에만 참석한 뒤 바로 빠지려다 문 대통령의 권유로 행사장에 잠시 들렀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헤드 테이블에는 펜스와 김 상임위원장 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정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할 예정이었다. 한반도 주변국과 북핵 당사국인 남북 및 미국의 대표가 한 테이블에 앉아 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축하하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쓰일 참이었다. 하지만 펜스의 불참으로 이런 구상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펜스의 처신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리셉션 시간에 별도의 만찬 일정을 잡은 것부터 이해하기 어렵다. 리셉션 참석은 평창 올림픽 각국 대표단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펜스는 행사장에 늦게 입장하고, 그나마 5분 만에 퇴장했다. 도대체 왜 평창 올림픽에 왔는지 알 수가 없다. 북한을 비난하고 김 상임위원장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면 국제 공식행사의 관례를 이처럼 소홀히 여겨도 된다는 말인가.

미국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상황이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을 뿐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렇다고 해도 펜스의 행동은 올림픽 주최국이자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있을 수 없는 결례를 범한 것이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도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북한은 건군절 열병식 규모를 축소하고 생중계를 하지 않는 등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직언할 수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을 파견한 것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도 진지한 대화 용의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생각이라면 이처럼 좋은 기회도 흔치 않을 것이다. 펜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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