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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의 가뭄’ 시대에 꼭 필요한 ‘인문의 지혜와 인성교육’”

노익희 교육전문기자 | 기사입력 2017/12/14 [09:55]

“‘인성의 가뭄’ 시대에 꼭 필요한 ‘인문의 지혜와 인성교육’”

노익희 교육전문기자 | 입력 : 2017/12/14 [09:55]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났던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지식과 산업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별별 일을 다 겪어서인지 웬만하면 혀를 차면서 넘어가기 일쑤가 되었죠.

안전 불감증으로 터진 예상 가능했던 수많은 사고들, 부와 명예를 좇다가 김밥 옆구리 터지듯 쏟아져버린 정치와 경제권의 충격들, 입에 담기 어려웠던 터부시 되던 사건들, 고전과 철학들이 무시되어 버리는 이런 시대의 한 해가 어김없이 지나가려 합니다.

읽어야 할 책의 백분의 일도 못 읽고, 배워야할 도리와 감성을 천분의 일도 못 채운 졸자의 눈에도 이 시대의 약점과 한계가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과연 이런 시대에는 무엇이 필요한 걸까?’

기원전 65년 전 외국인 추방운동으로 희생양이 될 뻔한 시인 아르키아스를 구제하던 위대한 연설가 키케로의 말을 인용해 봅니다. “이런 인물들은 탁월함을 습득하고 훈련하기 위해서 인문학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젊은이들의 마음을 잡아 바르게 해주고 나이든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역경에 처해져 있을 때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줍니다”

인성의 가뭄으로 인해 피폐해져버린 이 시대에 힘을 주고 생기를 줄 것은, 그리고 강력한 위력으로 세상을 다 잡아 줄 것은 바로 인문의 지혜와 샘을 길어 올리는 토대를 잡아주는 인성교육일 것입니다.

일선에서 20여 년간 나무가 되어 썰리기도 하고 톱이 되어 다듬기도 했던 경험을 유추해 봅니다. 어떤 이는 내가 누구라고 말하면서 알기 어려운 논법과 지식으로 최고라고 설법하는 자칭 최고의 강사부터 어느 학교를 나와 어떤 공부까지 섭렵했다고 자부하는 강사까지 전달하는 지식과 경험의 깊이는 측량하기 어렵습니다.

철학자 플라톤은 위험과 위협에 노출되어 번민하는 이들에게 이런 용기를 주었습니다. “울지마라, 우는 자를 세상은 기억하지 않는다” 내 지식과 경험을 전달 받고 인용하고 바탕을 삼을 나무들에게 줄탁동시의 명언처럼 밖에서 도와 주고 그들은 알에서 깨어져 나오는 역할이 바로 인문의 지혜를 지닌 강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개 말을 잘 하는 이들에게서 느끼는 허무는 요약(시놉시스)의 기술과 기법(스킬)없이 마구 늘어 대면서 잘난 자부심을 전해 듣는 것입니다. 화두를 던지고 여운을 남기는 문장력을 기본으로 한 화법의 구사야말로 강사의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요소라면 시끄럽고 너덜너덜한 언어는 많이 자제될 것입니다.

역사상 영토를 가장 많이 차지했던 징기스칸은 점령하기 위해 찾은 나라의 정면에서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나, 징기스칸이 왔다. 문을 열면 다 살려 주겠다. 불응한다면 전원몰살하겠다” 첫 번째 나라를 정복하고 두 번째 나라로 향하던 징기스칸은 첫 나라에서 반역의 파발을 듣고 즉시 회군해서 전원 몰살시키고 영토를 넓혀 나갔다고 합니다. 물론 전쟁의 역사와 인용이 틀리겠지만 고요하고 단호한 어조의 논법은 시끄럽고 높은 음성의 그것보다 더 힘이 있다고 봅니다.

달리고 또 달리다가 안전불감증의 발전과 오류에서 멈추 선 이 시대에 정작으로 필요한 것은 지혜로 꼭 뭉쳐진 인문의 힘으로 전 분야에 가뭄에 메말러져 버린 인성의 각 키워드를 샘물로 적셔주는 우리들의 노력이 아닐까 합니다.

어느 날 찾아 온 거리의 부랑아 마이클 타이슨을 세계참피언으로 만들고 세상을 저버린 그의 스승의 묘비명으로 글을 접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그의 희망의 끝에 불을 지핀다면 그로서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먼저 가신 스승들과 현존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한국교육신문연합회 취재본부장 노익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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