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고

EU(유럽연합), 한국쇠고기시장 개방요구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기사입력 2017/11/17 [17:42]

EU(유럽연합), 한국쇠고기시장 개방요구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입력 : 2017/11/17 [17:42]

유럽연합(EU)이 한국 쇠고기시장을 거세게 두드리고 있다. EU는 최근 쇠고기 수입 금지 해제 조치를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우리나라에 요구하는가 하면, 연내에 수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산마저 수입되면 30%대인 국내 쇠고기 자급률이 더욱 하락, 한우산업이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한국 쇠고기시장, 성장 가능성 커=2011년 7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지만, 우리나라는 광우병(BSE)을 이유로 EU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쇠고기 수입은 현재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멕시코·칠레·우루과이 등 7개국에 대해서만 허용돼 있다.

그럼에도 EU는 우리나라에 쇠고기 수입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WTO와 한·EU FTA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SPS) 회의, 한·EU 무역위원회 등을 활용해 쇠고기 검역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EU가 압박하는 이유는 한국 수입 쇠고기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수입 쇠고기시장은 이미 미국·호주·뉴질랜드 등 세계 축산강국의 각축장이 됐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실제 EU와의 FTA 발효 직전연도인 2010년 24만5100t이던 쇠고기 수입량은 2016년 36만1500t으로 48%(11만6400t) 가까이 늘었다. 연평균 8%씩 증가한 셈인데, 미국·호주산이 주도했다.

EU산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2012년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호주산과 견줘 불리했던 EU산 쇠고기 수출단가는 2014년 이후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생산량 증가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유로화 가치의 평가절하로 EU산 쇠고기값이 하락,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UN)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EU산 쇠고기 평균 수출가격은 1㎏당 5.04달러로 미국산의 71%, 호주산의 88% 수준이다. EU 회원국 가운데 이탈리아·스페인·헝가리의 쇠고기 수출단가는 더욱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EU산의 품질이 미국이나 호주산과 비슷할 경우 EU산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EU산 연평균 2만9000~17만2000t 수입 전망=EU 측이 국내 쇠고기시장 개방을 요구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2년 12월 EU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연구를 마친 후 요청한 순서대로 수입 허용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까지 수입위험분석(IRA)을 요청받은 나라는 12개 EU 회원국과 비회원국인 영국·스위스 등 모두 14개국이다. 이중 네덜란드·덴마크·아일랜드·프랑스 등 1그룹인 4개 국가에 대해선 IRA 8단계 중 4단계(가축위생실태 현지조사 및 수입 위험평가 실시)를 진행 중이거나 마쳤다. 2그룹(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페인)과 3그룹(독일·헝가리·벨기에·스웨덴)에 대해선 1단계(수입 허용 가능성 검토)·2단계(수출국 정부에 가축위생설문서 송부) 절차를 밟고 있다. 스위스·영국·폴란드는 IRA 요청만 해놓은 상태다.

IRA는 광우병 발생국의 쇠고기 등에 대한 수입 금지를 해제할 때 동물 전염성 질병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점검하는 절차다.

IRA 진행 절차를 고려한다면 1그룹 국가의 쇠고기는 이르면 2019년쯤 수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통상 전문가는 “수입시기는 변수가 많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IRA 4단계 이후는 행정 절차라 늦어도 2019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우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현재의 IRA 진행상태를 감안해 수입시기를 2019년으로 가정하고 2028년까지 한우시장을 전망하는 ‘SPS 조치 해제에 따른 EU산 쇠고기 수입 개방영향 분석’ 보고서를 최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EU산 쇠고기 수입량은 연평균 2만9000~17만2000t수준일 것으로 예측됐다. 또 그 영향으로 한우 지육 도매값도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품질이 호주산과 같다면 한우 지육 도매값은 EU산이 수입되지 않았을 때보다 연평균 18%, 품질이 미국산과 동일하다면 15.4%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우 사육마릿수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산과 품질이 동일하다면 2019년 사육마릿수는 EU산이 들어오지 않을 때보다 2.7% 준 275만2000마리에 그치고, 2028년엔 18.6%나 감소한 266만9000마리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호주산과 같다면 2028년 사육마릿수는 22.3% 감소한 250만1000마리로 전망됐다. 한우업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EU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생산비 절감과 품질 고급화로 경쟁력을 높이는 자구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