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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500주년 날은 '특별공휴일'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기사입력 2017/10/28 [18:53]

개혁 500주년 날은 '특별공휴일'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입력 : 2017/10/28 [18:53]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혁의 본고장 독일에서는 국가적으로 개혁의 의미를 기념하고 있다.

500년을 잇는 루터

500년의 시간을 넘어 보잘 것 없던 작은 도시 비텐베르크에서 작은 불꽃이 온 유럽의 숲을 태우는 사건이 일어났다. 1517년 10월 31일 '모든 죽은 자들을 위한 미사'가 드려진 11월 1일 만성절 전 날 비텐베르크의 성, 북문에 낯선 라틴어 문장들이 허름한 종이에 기록되어 걸려 있었다. 작은 수도원의 이름 없는 한 수도사였던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가 한 일이었다. 그후 150년이 지난 1667년, 작센의 영주 요한 게오르크(Johann Georg)는 이 날을 '종교개혁의 날(Reformationstag)'로 명명하고 기념일로 정했다.

독일개신교회의 '루터 10년'

1508년은 25살의 루터가 종교개혁지의 본산지였던 비텐베르크(Wittenberg)에 첫 발을 내디딘 해였다. 그리고 2008년 독일개신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를 준비하기 위하여 '루터 10년(Lutherdekade)'을 선포하고 총회 내에 특별위원회를 조직하여 독일개신교회의 전총회장이였던 여성신학자 마고트 케스만(Margot Kaßmann)을 사실상의 위원장인 홍보대사(Botschafterin)로 임명했다.

독일개신교회의 특성상 철저한 지방분권과 협력의 모습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현재 독일개신교회는 20개의 주교회(Landeskirche)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주교회는 개별적인 종교개혁 기념행사들을 다양하게 준비하여 활발하게 추진해 왔다.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 10년 동안의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독일개신교회

 독일개신교회(EKD, Evangelische Kirche in Deutischland)는 하나의 교회이자, 세 개의 교회이며, 20개의 주교회로 되어 있다. EKD 안에 세 개의 교회는 즉 루터교회(lutherisch), 개혁교회(reformiert), 루터교회와 개혁교회의 연합 운동으로 생긴 연합교회(uniert)가 있다. 그리고 각각 독일 16개 주에 20개의 주회교회들(Landeskirche)이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EKD는 2300만 명의 개신교회인들이 동참할 수 있는 전체 계획을 추진하며, 20개의 각 주교회는 루터와 루터의 영향을 받은 종교개혁자들을 함께 기념하는 행사들을 진행해왔다.

독일개신교회 전체 기념 행사들

Sola Scriptura(오직 성서로만) :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독일 개신교회는 2016년에 '루터성서 2017(Lutherbibel 2017)'을 발간했다. 약 6년에 걸쳐 70명의 신학자들이 원어 성서와 1984년 판을 개정하여 현대어로 만들었다. 2017년 10월 31일까지 앱을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표어가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Amfang war das Wort)'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Soli Deo Gloria(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 음악가 바흐가 수많은 Oratotum을 작곡하고 악보의 마지막에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이라고 서명했던 것처럼, Pop-Oratorium 'Luther'가 독일의 각 지역의 합창단원들과 함께 공동작업을 하는 특별한 형식으로 순회 공연되고 있다. 현재 참여한 합창단원만 2만 5000명이 넘는다. 10월 26일은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에서, 10월 29일은 마지막 공연으로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Solus Christus(오직 그리스도로만) : 종교개혁500주년이 가톨릭교회에게는 동방정교회와 분열(1054년) 이후 두 번째의 교회분열(1517년)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것을 인식한 듯 독일개신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교회는 하나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독일 개신교회 총회장 하인리히 베트포드-슈트롬(Heinrich Bedford-Strohm)목사와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인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Kardinal Reinhard Marx)은 2017년 3월 21일 '기억의 치유(Healing of Memories'라는 주제로 화해의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고난주간에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함께 다니며, 예수 그리스도의 한 제자로서 성지 곳곳에서 함께 공동예배를 드렸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루터의 종교개혁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주었고, 독일개신교회는 그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루터 메달'을 수여하였다.

Sola fide(오직 믿음으로만) : 종교개혁 500주년에 독일 개신교회는 격년으로 진행하는 '교회의 날(Kirchentag)'을 종교개혁지의 고향 비텐베르크에서 개최했다. 5월 25~28일까지 개최된 '교회의 날'은 특별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로 가득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하이라이트는 이 기간 동안의 집회에서 거의 이루어졌다. 예전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성도들이 전 세계에서 참석했고, 마지막 폐회예배에는 20여 만명이 참석했다. 이어 비텐베르크에서는 '자유의 문(Tor der Freiheit)'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 다양한 교회들의 전시회가 9월 11일까지 이어졌다. 대학생들이 전시장을 건축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교회들이 믿음 안에서 한 형제 자매된 의미를 나누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임성빈)가 한국교회 대표로 참석하여 한국교회의 역사를 소개했다. CBS는 각 나라 언어로 성경 전체를 암송하는 것을 녹화한 영상물을 소개하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Sola Gratia(오직 은혜로만) :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는 가운데 2015년까지 100만 명의 난민들이 독일로 입국하게 되었다. 난민 위기가 유럽에 발생한 것이다. 이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낸 정치인이 독일의 여수상이며 목사의 딸인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이다. 그녀는 법으로 입국이 제한된 난민들을 무조건 받아 주었다. 극우주의자들의 반대가 일어났다. 이때 뒤에서 그를 지원하고 연대하고 힘을 실어 준 곳이 독일 교회들이다. 메르켈의 난민 수용 발표가 나자마자 개신교회 목사들이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교회들은 문을 열어 난민들을 돕는 일에 앞장 섰다. 자원봉사자들이 무료로 독일어를 가르쳐주었고, 집을 찾아 주었으며, 유스호스텔은 청소년 난민 숙소로 내어 주었고, 빈 회사 건물들은 난민들 숙소로 만들어 주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교회가 이웃 사랑의 정신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해에 현재진행형으로 말없이 힘있게 이어가고 있다.

'95개 면죄부 반박문'에 대한 오늘의 의미를 묻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분위와 열기는 이제 서서히 차분해지고 있다. 단지 원래 동독 지역이었던 루터 유적지들만이 예술적으로 깨끗하게 재정비되어 많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세계 다양한 교파의 수많은 방문객들이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을 배우고자 2017년 종교개혁 500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방문하고 있다. 독일 전 지역의 20개 주교회들은 지역교회별로 수 많은 기념 연주회들과 전시회를 해오고 있다. 비텐베르크의 옛 어거스틴 수도원에서는 '루터와 인물 95인' 전시회를 하고 있으며, 필자가 사는 뉘른베르크에서는 '루터와 콜럼부스' 전시회를 하고 있다.
'95개 면죄부 반박문'을 게시한 날이 종교개혁의 날의 시작이 되었기 때문에, 각 교회들은 '반박문'에 대한 오늘날의 의미를 묻는 수많은 강연들을 하고 있다.

2017년 10월31일 '종교개혁 500주년의 날'

독일의 16개 주정부들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의 날'을 특별 공휴일로 정하여 독일 전역의 학교, 회사, 관청들이 모두 쉰다. 이 날 독일개신교회들은 기념예배를 드리며, 개신교 본부에서는 기념예배 예식서를 작성해 놓았다. 역설적이게도 비텐베르크성 교회는 열지 않으며, 루터가 신학을 가르쳤던 Leucorea대학(현재 마틴루터대학) 마당에서 야외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허승우 목사 독일 에얼랑엔  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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