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석춘 칼럼
나는 살기위해 살충제를 먹는다
용석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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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31 [15:0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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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기위해 살충제를 먹는다


살충제 계란파동에 이어 '닭'에서도 농약성분이 검출됐다. 농약으로 인한 토양오염에서다. 오염된 토양에서 우리는 고랭지 채소라고 비싼 값을 지불하고 식탁에 올려놓는다. 또한 농약으로 범벅된 인삼을 건강을 이유로 역시 비싼 값을 치르고 건강을 지킨다(?). 내가 호흡하는 동안 내가 접하고 내가 섭취하고 흡수하는 화학물질이 도대체 얼마인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종 채소와 과일, 육류에 그 어떤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지 나는 모른다. 오늘 내가 병원서 처방받은 약도 90% 이상이 화학물질이다. 식약처가 일일이 밝히지 않는 한 우리는 화학물질과 떨어질 수 없다. 살충제와 계란은 빙산에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유전자조작식품인 GMO농산물수입이 세계1위이다. GMO 농산물에 대한 식품안전검사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 보지 못했다. GMO 농산물에는 글리포세이트라는 맹독성 잔류농약이 들어있다. 가습기 살균제, 생리대의 총휘발성유기화학물질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화학물질에 나는 오염돼있다. 나는 살기위해 살충제를 먹는다.    

우리가 먹는 농수축산물 중 무엇이 안전할까? 이전에 AI로 구제역으로 가금류와 중소대가축이 집단으로 생매장되는 모습을 TV서 지켜봤다. 대량으로 폐기처분될 때마다 소비자가격은 인상되고 시장경제에 직격탄을 날린다. 값싸게 대량으로 소비되었던 농산물수요가 일시에 공급이 중단되면 소비자시장은 마비된다. 결국 내수경제가 무너지고 식량주권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 이래서 농업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농업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농업이 IT 첨단산업과 연계하면서 대량생산은 더욱 경쟁적으로 가속화되었다. 정부도 스마트농업으로 6차산업화에 속도를 내며 규모의 경제로 경제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결국 기업농과 대농들만 적자생존(適者生存)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소농이 설 자리를 잃었다. 아니, 소농들을 몰아냈다. 정부와 지자체가 귀농귀촌을 이야기하지만 소농을 살리지 않고서는 정착할 수 없는 공책(空策)이다. 소농이 살려면 생계를 이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경제논리를 들여대면 방법이 없다. 농업에 대한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소농을 살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명대로 살길이다. 착유 로봇이 우유를 짜고, 드론이 방제를 하는 농촌경제서 농업의 경제성·효율성은 두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예전으로 돌아 가보자. 오래전 내가 살던 희망리 오동나무집에는 담장대신 과실나무가 종류별로 있었고 뒤란에는 돼지우리와 닭장이 열려 있었다. 200여 평의 텃밭에는 시절마다 파종하는 농산물로 충분히 자급자족할 수 있었다. 닭장 속에 닭을 풀어 났으니 지들 생리대로 해충을 잡아먹고 잡초도 골라먹고 순리대로 알을 낳으니 그 알이 제사상과 손님에게 대접할 귀한 상품임은 두말할 이유가 없다. 귀하니 귀한 값을 받았다. 배부른 소비가 아니라 필요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소비문화다.   

‘감자밭에 드문드문 울콩을 심어 공기 중의 질소를 끌어와 거름을 삼게 하고 가뭄이 오래되어도 식물 뿌리에 바로 물을 주지 않고 멀찍이 물을 줘 뿌리가 스스로 물을 찾아 뻗어 나오게 한다. 고추모종을 옮겨 심으면서도 2∼3일 그늘진 곳에 두고 물을 주지 않는 것은 모종의 모든 에너지가 물을 찾아 뿌리로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이것이 소농의 자연농사법이다. 내가 짓는 작은 농업으로 몇 가구를 먹여 살리는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소농의 농사법이다. 자연을 해치지 않고 자연을 복원시키는 길이다. 농지를 보존하고 내 몸을 보존시키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오래도록 다 같이 잘사는 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농업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한마디로 농업을 공공재로 봐야 한다. 농지를 보존하고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농민의 사회적 기여도를 인정하고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것이 농촌공동체를 유지하는 길이며 땅위에 허락한 창조질서를 지키는 길이다. 그리고 생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나는 아직도 살기 위해 살충제를 먹고 있는가?   

용석춘 홍천뉴스투데이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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