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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이래도 되나?

용석춘 편집장 | 기사입력 2017/04/29 [19:49]

‘바른정당’ 이래도 되나?

용석춘 편집장 | 입력 : 2017/04/29 [19:49]
바른정당’이래도 되나?    

보수개혁신당을 표방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이 유승민 의원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선후보로 선출해 놓고선 후보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당이 선거운동을 돕기는커녕 후보단일화하자는 비극적인 정치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끝가지 완주의사를 밝혔지만 오래갈지는 의문이다.    

바른정당은 어제 소속의원 33명 가운데 20명이 연대서명으로 후보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리고 이은재 의원은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돌아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다.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개혁보수의 깃발을 높이 든 바른정당의 참모습이다.    

바른정당은 석 달밖에 안 된 신생정당이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보수, 올바른 정치를 목표로 내걸고 1월 24일 창당하면서‘박근혜 국정 농단’사건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과했었다. 바른정당은 창당하면서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낮다고 흔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과 원칙을 망각한 처신이다. 이은재 의원이 친박세력의 뿌리가 깊은 새누리당 후신인 자유한국당으로 되돌아간 것은 전형적인 정치철새 짓이다. 이의원은 탈당하면서 이념과 가치가 다를게 없다고 말했다. 이게 바른정당의 현주소인가?    

바른정당은 소속 의원 평균재산이 77억원으로 원내 제4당으로 가장 부자당이다. 의원들의 선수도 평균 2.9선이다. 지켜야 할 게 많으니 정의당처럼 정책정당으로 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정치인은 소신에 따라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당이 떴다방으로 비쳐지는 모습은 정상이 아니다. 새누리당을 차고 나오면서 그들을 수구꼴통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유 후보는 정책능력과 후보 토론회에서 역량이 아주 돋보였으나 지지율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데 대한 후폭풍으로 대구·경북 등 보수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후보는 어제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뒤지는 4%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지율이 낮다고 후보를 교체한다면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다.     

절차를 지키고 승복해야 민주주의가 발전한다. 바른정당이 개혁보수를 표방했으면 적어도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국민에게 제대로 각인시키는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유 후보가 지지율이 저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후보사퇴 운운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기본자세도, 자질도 없는 파렴치한이 다름 아니다. 이러니 강남수구꼴통이라는 소릴 듣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공개리에 3자 후보단일화를 거부했다. 일면 다행스런 일이긴 하나 지켜질지 의문이다. 양강체제가 무너지면서 김한길과 김종인, 박지원이 합류하고 바른정당의 바르지 못한 정치계교가 함께 엮여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유승민 후보에게 “단일화에 응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친 정당이 아니고서야 후보를 흔들면서 국민의 뜻 운운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용석춘 홍천뉴스투데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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