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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밭뜰 詩人 안원찬] 환경미화원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5/03 [10:09]

[긴밭뜰 詩人 안원찬] 환경미화원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2/05/03 [10:09]

  © 골든알지이터



환경미화원 

 

 

유리벽에 불두덩 바싹 붙이고 입댄 채 

눈 껌벅거리며 눈알 닦는 알지이터*는 

금색의 찬란한 붓다의 옷을 입고 태어났으나

그만 수족관에 버려진 고아 

그의 직업은 환경미화원이다 

아귀처럼 생긴 입에는 마술적 흡입력을 가진 빨판이 있어 

유리 돌 수초에 붙어사는 이끼를 빨아먹고 

다른 어족들이 먹다 남긴 

사료 찌꺼기까지 깨끗하게 먹어치운다 

거실의 불이 나가고 수족관에도 밤이 찾아오면 

골드 알지이터는 뜬눈으로 지새우며 

열대어들의 숙면을 위해 야간 노동으로 분주하다 

차가운 유리벽에 거듭 입술을 부벼 일으킨 수증기로

 바깥에서 밀려오는 불빛을 안간힘으로 밀어내고 있는 

그의 수고와 헌신 애처롭고 눈물겹다

 

 

* 청소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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