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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의 숨결, '대왕(大王)'의 산신을 깨우다. 2026 홍천 팔봉산 당산제 개최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6/04/21 [06:34]

600년의 숨결, '대왕(大王)'의 산신을 깨우다. 2026 홍천 팔봉산 당산제 개최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6/04/21 [06:34]



강원특별자치도 홍천의 상징이자 수천 년 산악신앙의 성지인 팔봉산에서 국가와 지역의 안녕을 기원하는 장엄한 의례가 펼쳐진다. (재)홍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사)팔봉산당산제보존회가 주관하는 '2026 팔봉산 당산제'가 오는 5월 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팔봉산 관광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실록이 증명하는 국가적 성지, 팔봉산의 역사성

 

팔봉산은 단순한 명산을 넘어 조선 초기 국가 제례 시스템인 '산천제'의 핵심 거점이었다. 『세종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관찬 문헌에 따르면, 이곳에는 '사묘(祠廟)'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국가가 직접 '팔봉산대왕지신(八峯山大王之神)'에게 제를 올렸음이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특히 산신에게 '대왕(大王)'이라는 명칭을 부여한 것은 삼국시대 이래 국가가 인정한 가장 격 높은 신격임을 의미하며, 당시 고을 수령이 왕을 대신해 제사를 집행하던 공적 성소였음을 증명한다. 제2봉 정상부에서 출토된 통일신라부터 조선에 이르는 기와편과 인근 선사시대 유적들은 팔봉산이 최소 청동기 시대부터 하늘과 땅을 잇는 영적 중심지(Spiritual Hub)였음을 고고학적으로 뒷받침한다.

 

유교 제례와 무교 굿의 조화... 주요 프로그램

 

이번 행사는 '국태민안 시화연풍(國泰民安 時和年豐)'을 부제로, 나라의 태평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첫째 날 (5월1일): 팔봉산 제2봉 산신당에서 신령을 모셔 오는 '당맞이'를 시작으로, 홍천향교가 집행하는 엄숙한 유교식 '당산제례'가 진행된다.굿

 

▲거리와 공연: 인간의 수명을 비는 칠성굿과 팔봉산의 수호신인 이씨·김씨·홍씨 부인을 기리는 삼부인굿이 펼쳐진다. 또한 남창동·남해웅 명인의 전통 줄타기가 행사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둘째 날 (5월2일): 홍천강으로 장소를 옮겨 강에서 숨진 영혼들을 달래는 '용신굿'과 '넋건지기'가 진행된다. 이는 과거 국가 의례가 민초들의 삶과 결합하여 무형문화유산의 정수로 승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행사는 서면 17개리 주민이 참여하는 화합 한마당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홍천의 뿌리, 세계적 문화유산으로의 비전

 

팔봉산 당산제는 19세기 후반 이후 사묘가 폐사되는 위기를 겪었으나, 민간의 당집과 무속 신앙을 통해 600년 전통의 맥을 이어왔다. 성미순 팔봉산당산제보존회장은 이를 "우리 민족의 무의식 깊은 곳에서 수천 년을 관통하며 이어져 온 정성과 신명"이라 정의했다.

 

홍천학연구소 동언우 연구위원은 "팔봉산을 이해하는 것은 홍천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며 홍천의 뿌리를 찾는 일"이라며, 팔봉산 당산제가 홍천을 넘어 세계가 공유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용석준 기자

홍천뉴스투데이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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