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 한 알에 담긴 분단의 눈물, 홍천의 ‘통일민’으로 피어나다탈북민 김 집사의 간증과 홍천군 조례가 마중하는 ‘미래의 기억’
최근 홍천 조선선교교회(목사 노옥실)에서 전해진 김 모 집사의 파란만장한 간증은 그 작고 단단한 콩사탕 한 알 속에 봉인된 상실과 그리움을 우리 앞에 고스란히 꺼내놓았다.
기억은 국경을 넘지만, 사람은 여전히 경계에 서 있다
김 집사의 삶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거대한 비극의 집약체였다. 극한의 허기 끝에 강을 넘었고, 인신매매라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영혼이 짓밟혔다. 그러나 북송의 위기 속에서 터져 나온 “하나님 살려주세요”라는 본능적 비명은 그녀의 운명을 바꾸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바로 여기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3만 5천 명의 탈북민은 물리적으로는 이 땅에 들어왔으나, 그들의 정체성과 기억은 여전히 두 세계 사이의 경계에 놓여 있다. 김 집사가 한국 정착 초기 겪었던 방황은 배고픔의 문제가 아니라, 잃어버린 삶 전체에 대한 상실감과 정체성의 혼란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지원 대상’에서 ‘통일민’으로… 용준순 의원의 혜안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정책은 지원금과 주거 등 ‘물질적 정착’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콩사탕 한 알에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다. 최근 홍천군의회 용준순 의원이 발의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조례’가 빛나는 이유는 탈북민을 ‘도움이 필요한 약자’가 아닌,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통일민(統一民)’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필자가 지적했듯, 용 의원의 조례는 탈북민을 홍천의 소멸 위기를 극복할 ‘적극적 통일 행위자’로 마중한다. 이는 탈북민을 우리 사회의 주변인이 아닌, 분단의 역사를 온몸으로 관통해 온 ‘가장 귀한 인적 자산’으로 재정의하는 신학적 ‘환대’의 실천이다.
신영재 홍천군수의 행정적 결단은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현실로 바꾸는 동력이다. 인구 소멸의 벼랑 끝에 선 지방정부가 탈북민을 ‘정주 인구’로 포용하는 것은 지극히 영리하면서도 자비로운 선택이다. 김 집사가 성경 통독을 통해 “나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자존감을 회복했듯, 홍천군은 조례를 통해 그들이 ‘홍천의 주인’이라는 사회적 자존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제 한국 교회와 정부는 ‘콩사탕의 기억’을 ‘통일의 서사’로 바꾸는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에 나서야 한다. 먼저 정체성의 회복으로 탈북민이 스스로를 ‘피해자’가 아닌 ‘통일의 주체’로 인식하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둘째로 정서적 치유로 콩사탕이 불러오는 눈물을 닦아줄 트라우마 치유와 종교적 영성 회복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북한을 가장 잘 아는 ‘통일 전문가’로서 지역 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경로를 열어주어야 한다.
가장 단단한 것은 철조망이 아닌 ‘기억’이다
결국 분단은 사람을 갈라놓았지만, 그리움과 기억은 결코 나누지 못했다. 콩사탕 한 알이 증명하듯 우리와 그들은 이미 하나의 기억을 공유하는 형제다.
탈북민을 계속해서 ‘지원의 대상’으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홍천의 미래를 함께 일굴 ‘통일민’으로 세울 것인가. 용준순 의원이 쏘아 올린 희망과 신영재 군수의 행정적 포용, 그리고 김 집사가 증거한 신앙의 힘이 맞물릴 때, 홍천은 인구 소멸의 위기를 넘어 통일 한국의 심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가장 단단한 기억의 벽을 허무는 것은 결국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책적 배려가 만나는 ‘환대의 식탁’이기 때문이다.
용석준 기자 <저작권자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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