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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론] ‘면죄부’인가 ‘법리’인가... 전재수 불기소 처분

“수족은 기소, 몸통은 면제?” 증거인멸 확인에도 ‘지시’ 입증 못한 수사의 한계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6/04/13 [11:08]

[정치시론] ‘면죄부’인가 ‘법리’인가... 전재수 불기소 처분

“수족은 기소, 몸통은 면제?” 증거인멸 확인에도 ‘지시’ 입증 못한 수사의 한계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6/04/13 [11:08]

중동발 경제 위기와 ‘전쟁 추경’의 파고 속에서 대한민국 정치는 또 다른 격랑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에 대해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야권이 “명백한 선거 개입이자 면죄부 수사”라며 전면전을 선언하자 지방선거 판세는 시계 제로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야권이 지적하는 핵심은 수사의 ‘시기’와 ‘결과’의 불일치다. 뇌물 수수 정황이 포착되었음에도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수사를 종결한 것은 법리적으로는 성립될지언정, 정치적 정당성 측면에서는 ‘사법적 방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이 이미 확보되었음에도, 수사 결과 발표 시점이 전 의원의 후보 확정과 맞물렸다는 사실은 수사기관의 중립성을 의심케 하는 강력한 공세의 단초가 되고 있다.

 

이번 사안의 가장 기이한 대목은 보좌진 4명의 증거인멸 혐의 기소와 전재수 의원의 불기소 사이의 거대한 간극이다.

 

먼저 하드디스크 파쇄 등 조직적이고 물리적인 증거인멸 행위가 확인되었음에도, 지시 계통의 정점에 있는 전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법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는 수사 결과는 법치주의의 형식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노출한다.

 

그리고 “수족은 감옥에 가는데 몸통은 활보한다”는 프레임은 선거 국면에서 유권자의 법 감정을 자극하는 가장 치명적인 무기다. 이는 후보자의 도덕성을 넘어 소속 정당이 지향하는 사법 정의의 진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한민국은 코스피 5,100선 붕괴와 환율 1,520원 돌파라는 미증유의 경제적 위기를 통과하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에 예민해진 민심은 권력층의 부패 의혹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마련이다.

 

사법부는 ‘법리’를 말했지만, 유권자는 ‘정의’를 묻고 있다. 사법적 면죄부가 곧 정치적 결백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불기소 처분은 전재수 후보에게 승리의 발판이 아닌 가장 뼈아픈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경제난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정교유착’이라는 도덕적 암초를 만난 부산의 선택이 대한민국 지방선거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용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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