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상황은 승부 이전에 마음이 갈라지는 것, 곧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상태다. 겉으로는 같은 당을 말하지만, 속으로는 서로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면, 경선은 이미 절반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 내부 전언에 따르면 이번 경선 구도를 두고 일부에서는 후보들을 이른바 A팀과 B팀으로 나누어 보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특정 그룹이 경선에서 패할 경우, 조직적으로 빠질 것이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정치에서 이런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면 실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당 전체의 신뢰가 흔들린다. 이것이 바로 유언비어가 당을 무너뜨리는 전형적인 과정이다.
특히 이번 경선에 나선 후보들 상당수가 비교적 최근에 입당한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당 시기를 기준으로 줄을 세우고 편을 가르는 모습은 민주당의 역사와 정체성에 비춰 볼 때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라 보기 어렵다. 당의 정체성은 입당 시점이 아니라 당헌과 당규를 얼마나 성실히 따르고,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책임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로 판단되는 것이다.
정치는 사람을 가르는 일이 아니라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그런데 원칙 대신 감정이 앞서면 정치는 곧바로 당동벌이(黨同伐異)로 흐른다. 같은 편은 무조건 감싸고 다른 편은 무조건 공격하는 정치가 시작되는 순간, 그 조직은 이미 쇠퇴의 길에 들어선다.
이러한 상황을 우려한 한 경선 후보가 최근 입장문을 통해 “다자 구도로 경선이 과열되면서 군민들에게 피로감을 드린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며 “내부의 소모적 대결이 깊어질수록 본선 승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선은 이기기 위한 과정이지,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한 싸움이 아니다. 경선이 끝났을 때 남는 것이 상처뿐이라면 그 선거는 이미 실패한 것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후보들의 자질 논란까지 겹치고 있다는 점이다.
거주지 문제, 의정활동의 실적 논란, 과장된 경력 홍보 등은 이미 유권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회자되고 있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과장과 포장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군민들은 생각보다 냉정하고, 기억은 생각보다 길다.
옛말에 수불석권(手不釋卷)이라 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사람만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보고 듣고 있다. 후보들이 스스로를 과대 포장할수록, 오히려 진짜 모습은 더 빨리 드러난다.
지방선거는 정당의 명예를 걸고 치르는 싸움이지만, 동시에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경선이 진흙탕이 되면 본선은 싸워보기도 전에 기운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승리를 원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줄 세우기가 아니라 원칙이고, 감정이 아니라 절제이며, 계산이 아니라 책임이다.
용석준 기자 홍천뉴스투데이발행인 <저작권자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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